생명 살리는 시스템 마련 기대

생명 살리는 시스템 마련 기대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4월 10일(월) 11:38
건강한 단체일수록 합리적인 시스템에 의해 운영된다. 그 반대는 한 사람 혹은 기득권 집단의 판단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집단일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각 사람마다 의견의 차이는 있겠지만 교단 중에서는 그나마 시스템이 제일 잘 갖춰져 있어 가장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교단 중 하나라고 평가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 내에는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목회 혹은 선교 현장에서 시스템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는 아직도 빈번하기에 교단 총회와 노회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구축된 시스템은 비상 상황에서 더욱 그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최근 교단 총회 중 사회봉사부와 세계선교부에서 재난과 관련된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총회 세계선교부는 최근 산하 위원회 중 세계선교협력위원회를 설치해 효율적인 선교 후원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사실상 타 단체의 후원이사회 같은 구조다. 세계선교부가 이러한 후원시스템을 구축하려 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선교사들의 안전과 생존 때문이다. 재난의 일상화로 세계 각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언제 어디서 재난을 당할 지 모르는 상황에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국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고, 실제로 3명의 선교사가 순직하기도 했다. 당시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선교사들을 에어 앰뷸런스로 이동하는 문제를 두고 1억여 원이 드는 비용문제 때문에 당장 호흡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며칠의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많은 선교사들은 에어 앰뷸런스 이동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선교사들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가지고 비자 갱신을 해주지 않거나 관계 법령을 엄격하게 적용해 비자발적 철수를 하는 선교사들도 늘어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선교지를 떠나야 하는 이들에게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늘고 있다. 세계선교협력위는 이런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후원교회를 늘려 기금을 적립해둔다는 방침이다.

사회봉사부 또한 마찬가지다. 사회봉사부는 재난이 일상화·대형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총회만의 힘으로 대처가 재정적·인력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하에 지역마다 거점교회를 확보해 재난봉사단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모금 참여가 역대급이라 일각에서는 기금에 대한 특별관리위원회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사회봉사부와 시스템이 중복되면 시스템이 오히려 신속하고 원활한 구호를 막는 역작용을 할 수 있어 총회는 이보다는 재난봉사단을 확대하고, 평상시의 훈련과 재난기금 조성 등으로 노회의 선제 대응 역량을 키워가는 방향으로 향후 재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두 부서가 추진하는 시스템 구축은 귀중한 생명과도 연관되어 있기에 하루 속히 안정된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기대해본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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