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정치 토크, 어디까지 가능할까?

교회 내 정치 토크, 어디까지 가능할까?

[ 핫이슈 ]

신효선 기자 elly@pckworld.com
2023년 06월 15일(목) 16:56
"인간은 본성적으로 정치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 나오는 말이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제각기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구성원들이 교회에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또 이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은 없을까요?

오늘의 핫이슈 주제는 교회 내에서 가장 예민할 수 있는 문제!
바로 '정치 성향'입니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진행한 '2022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에 따르면
집단 간 갈등 정도가 가장 심각한 것이 '진보와 보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몇몇 주요 갈등 집단을 제시하고 각 집단의 갈등 정도에 대해 묻는 조사였는데
응답자의 87%가 진보-보수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한 건데요,

이어 '못사는 사람과 잘사는 사람' 78%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 66%
'영남과 호남', '남성과 여성' 갈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타인에 대한 불편함 정도도 이와 유사한 순서였는데요,
나와 지지정당이 다른 사람을 가장 불편하게 생각했고
이어서 나와 경제적 지위가 다른 사람,
나와 세대가 다른 사람,
성별이 다른 사람이 뒤를 이었습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혐오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요
그 수치들이 꽤 높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 갈등 수준에 대해서는 심각하다가 91%,
온오프라인 상 혐오표현의 심각성은 무려 94%가 심각하다고 응답했습니다.

혐오표현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혐오 표현 유형에 대해 물은 결과
정치, 이념, 종교 관련이 62%로 가장 높았고
성별 관련이 비슷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수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성 정체성' 관련은
가장 높은 수치의 절반 정도인 33%에 그쳤습니다.

이렇게 갈등 수치가 높은 이유는
'갈등 당사자 간 입장 차이와 이해 대립'이라는 응답이 많았는데요,
특이할만한 건 이 집단 간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가
'갈등을 부추기는 집단이나 세력 때문'이라는 응답 비율이 63%나 됐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회발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응답한 수치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국민의 열명 중 여섯 명이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지 않아도 될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이전 질문에서 우리 국민들이
갈등 중 가장 극심하게 느끼고 있다고 답한 정치 갈등,
그렇다면 지지 정당이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두 정당인 국민의 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서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조사했는데요,

나 또는 내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것, 나와 절친한 친구로 지내는 것에는
약 40%가 불편함을 느낀다고 응답했습니다

내 가까운 이웃이 되는 것과
내 직장 동료로 지내는 것도 약 28% 정도가 불편하다고 응답해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 불편함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에는 개신교인의 정치 성향에 대해 물었는데요,
전반적으로 볼 때 개신교인이 일반국민보다
보수적 성향이 더 높은 특징을 보였습니다.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일반 국민이 31%인데 비해
개신교인들은 그보다 12%포인트 높은 43%였습니다.

그 외에 개신교인은 중도 38%, 진보 19%라고 각각 응답해
일반 국민보다 낮았습니다.

그렇다면 담임목사의 정치적 성향은 어떨까요?
50대 이상 담임목사의 정치적 이념 성향은
동일 연령대, 50대 이상의 일반 국민 대비
'보수의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절반이 넘는 51%가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했는데
이는 동일연배 일반국민 38%에 비해 13%포인트 높은 수치였습니다

담임목사 중 중도는 21%, 진보는 28%에 그쳤습니다

부목사의 경우는 대조군을 30-40대 국민으로 잡았는데요,
역시 보수 37%로
일반 국민에 비해 보수 비율이 17%포인트가 높았습니다

또, 중도 32%, 진보 31%로
전체적으로 같은 연령대에 비해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개신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보수층에게
보수 성향에 영향을 미친 사람이 누구인지 질문했습니다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을 제외하고는
언론, 부모, 교회 지인이나 목사님,
보수 성향의 유튜브, 친구 순이라고 응답했는데요,

보수 개신교인들이 정보를 입수하는 경로로는
방송뉴스가 가장 많았고,
인터넷 포털과 SNS, 신문, 유튜브, 주위 사람과 카톡이 뒤를 이었습니다

오늘 조사 결과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정치 이념 갈등은 이미 교회 안에 들어와 있고
설교와 기도 중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보일 경우
실망과 반발 끝 교회를 떠나는 사례도 우리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교회에서의 정치적 견해 표명은
교회 공동체의 화합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앞의 조사들에서 보신 것처럼
정치적 견해 표명은 상대방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하고 상처를 줄 수 있죠

그렇다고 정치 자체에 관심을 갖지 말자는 말은 아닙니다
공동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적 목표는 제시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향과 노선에 대해서는
공동체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자신의 정치적 의사 표명에 신중해야 한다는 거죠

특히 목회자나 교회 중직 등 리더의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신중한 언행이 요구됩니다

앞장서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강하게 정치행동을 하는
소수의 목사들이 생각나실 수도 있을 텐데요,

그들이 우리 한국교회에 미친 해악을 생각할 때
개인적인 성향 표명을 미뤄두고
공동체를 지키는 대부분 교회 리더들의 행동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가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를 실족하게 할진대
차라리 연자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
라는 누가복음 17장 2절 말씀을 기억하며

정치와 이념 위에 영혼 구원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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