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선교의 시대

에큐메니칼 선교의 시대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6월 26일(월) 18:17
지난 6월 13~16일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에서는 한국교회 선교의 주요한 흐름이었던 선교지에 교회와 센터를 세우는, 이른바 '재정과 프로젝트 중심의 선교 패턴'에 대한 종합적인 반성이 있었다.

최근 선교의 모판인 한국교회의 점진적인 감소에 따라 이제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방식의 선교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반성 속에서 '현장 중심의 선교', '네트워크 중심의 선교', '현지인들이 중심이 되는 선교'를 지향해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대회 기간 내내 대회장 안에서 반복됐다.

특히 이번 NCOWE에는 그동안 KWMA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선교사들과 총회 관계자들, 선교학 교수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프로그램 중간 티타임 시간 기자는 예장 통합의 한 대학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교수는 "오늘 말하는 이 내용들은 이미 우리 교단에서는 오래 전부터 말하고 추구해오던 것들"이라며 "그동안 선교에 있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복음주의권에서도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을 받아들이고 있어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 교수의 말처럼 이번 NCOWE에서는 '우리'로부터 출발하는 일방적 방향의 선교가 아닌 토착교회와의 상호적인 관계 또는 동반자적 관계 속에서 현지인들이 주체가 되는 선교의 중요성이 그 무엇보다 강조됐다. 이는 NCOWE에서의 선언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한인세계선교사회(KWMF)가 '2023 평창 선언'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한 선교 전략 실행을 위한 결의를 표명하며 이에 응답해 한국교회의 선교 변화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방식과 문화는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 법이다. 이번 NCOWE에서도 한 강사는 "아직도 많은 선교사 및 선교학 교수들이 '에큐메니칼'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마음을 닫거나 움츠러드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에큐메니칼 선교'를 지향하지만 '에큐메니칼'이라는 단어는 쓰기 꺼려하는 상황인 셈이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오해를 풀고, 일반 교인들에게 건전한 인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하는 이유다.

예전부터 '에큐메니칼'적 사고의 틀 안에서 선교를 해 온 예장 총회의 선교현장은 다른 교단 혹은 단체와 얼마나 달랐나 하는 점도 솔직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협력선교', '상호존중 선교', '현지 중심 선교'의 구호는 있었지만 우리 또한 현재 반성하고 있는 방식의 선교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변화해 나가는 것이 한국교회 선교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