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트인 '자비량 목회'

물꼬 트인 '자비량 목회'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7월 17일(월) 10:02
107회 총회에서 허락된 자비량 목회(이중직)에 대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면서 목회 현장의 혼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국내선교부 자비량목회연구위원회는 '자비량 목회 허락에 따른 후속 조치' 연구를 한 회기 진행하고 노회 지침과 안내 매뉴얼, 교육과정의 연구안을 확정해 국내선교부 실행위를 거쳐 오는 108회 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전국 노회와 목사 장로, 성도들의 혼란을 방지하고자 자비량 목회의 정의부터 재정립했다. 자비량 목회는 "자립대상교회 목회의 한 형태로, '선교적 소명을 구현'하려는 목회적 실천"이라고 도출했으며, 노회에 자비량 목회를 신청해 허락받는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노회가 허락한 전도 목사 등으로 그 자격과 요건 또한 명확히 했다. 이를 위한 전국 노회의 행정을 도울 수 있는 서류와 기구 운용 등의 효율적인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위원회는 자비량 목회를 위한 필요 교육은 각 노회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원칙을 뒀다. '성경적 교회론'에 입각한 자비량 목회자의 역량 계발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비윤리적이거나 사행성'을 조장하는 세속적 직업은 당연히 제한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지역 사회와 선교의 공적 책임을 이어갈 수 있는 모든 환경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 목회자의 재능과 은사, 비전은 존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기 내 자비량 목회에 대한 지침과 매뉴얼, 교육 방안 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도출되면서 먼저는 목회 현장에서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도의 문이 굳게 닫힌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세상 속 선교 현장을 찾아갈 수 있어 '선교적 교회'로의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자비량 목회가 활성화할수록 '한국교회가 더 침체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고민하는 지도자들도 있어 시행 과정에서 마주칠 문제들에 대한 보완은 덮어 두지 말고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총회가 자비량 목회에 대한 물꼬를 텄지만, 정말 중요한 시점은 바로 이제부터이다. 자비량 목회를 실천하는 목회자들의 자세와 활동이 본질을 잃지 않았다면 우려와 비난 대신 존중과 응원으로 목회 사역의 동력을 더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비량 목회에 대한 신학적 성찰, 이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인식 전환은 전제여야 한다.

임성국 기자
'자비량 목회 사역디자인' 필요해    국내선교부 자비량목회연구위, 연구안 도출 '선교적 소명 구현하는 목회적 실천'으로 정의    |  2023.07.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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