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예방, 제발 1년에 1번이라도

이단 예방, 제발 1년에 1번이라도

[ 기자수첩 ]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3년 07월 31일(월) 10:49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전국교회에 배포한 브로셔.
지난 7월 4일자 부산일보 24면에 '신천지 말씀 대성회'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전국 12곳에서 열리는 신천지 행사에 대한 광고다. 검색해보니 전국 종합일간지에도 게재됐다는 기사가 나온다.

'신천지 총회홍보부'는 교계 기자인 내 이메일로 꾸준히 소식을 업데이트해준다. 참 친절하다. 24일 오전 7시에 도착한 메일은 말씀대성회가 22일 전국 12개 지역에서 열려 목회자 830여 명을 포함해 68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설명한다. 수치가 진실인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들지만, 광고 홍보엔 열성적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매월 8월 첫째주일을 총회 이단경계주일로 지킨다. 제95회 총회에서 결의해 1년에 1번은 이단·사이비 단체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자는 의도다. 이번 총회 이대위도 최근 노회를 통해 전국교회에 브로셔를 전달했다. 브로셔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를 비롯해 여러 집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전국교회에 배포한 브로셔.
브로셔는 노회를 통해 전국교회로 전달될 것이다. 그런데 이 브로셔의 내용이 전국 교회 성도들에게까지 도달할 것이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성도들은 다른 이단·사이비 집단이 일간지에 낸 광고를 보거나, 거리에서 포교하는 그들을 마주칠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제107회기 총회 지역별 이단·사이비대책세미나에서 '한국교회 이단의 역사' 제하로 강의한 한강수 목사는 현재 총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집단의 신도 수를 200만 명 이상으로 추정했다. 그는 "통일교 67만, 구원파 60만, 안식교 26만, 신천지 30만, 몰몬교 9만, 하나님의교회 10만, 여호와의 증인 10만, 정명석 5만 등 최소로 추정해도 220만 명 이상"이라고 예측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신천지 집단이 주목받지 않았거나, '나는 신이다' 같은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지금 이들은 얼마나 더 활발하게 활동했을까. 이 상황엔 한국교회에 책임이 있다. 교회가 성도 교육과 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다. 성도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지 않도록,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총회 이대위가 준비한 자료를 활용해 보자.


최샘찬 기자

부산일보 7월 4일자 24면.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