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잘못된 적용

신앙의 잘못된 적용

[ 가정예배 ] 2023년 8월 31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성환 목사
2023년 08월 31일(목) 00:10

김성환 목사

▶본문 : 욥기 4장 1~11절

▶찬송 : 304장



욥과 친구들의 논쟁이 시작된다. 이 논쟁을 통해 인간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견고한가와 잘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완고함을 볼 수 있다. 욥을 위로하기 위하여 찾아온 세 친구가 욥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시간은 욥이 당한 고난을 보고 함께 아파하고 금식하며 침묵했던 일주일이다. 그들이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욥에게 가장 먼저 말을 한 사람은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데만 사람 엘리바스이다. 자신이 볼 때 욥이 고난당하는 이유가 분명해 보이는데, 욥은 모르고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는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듣고 보니 참을 수가 없어 말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작한다. 엘리바스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틀린 말이 없다. 그런데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욥은 더 아프고 괴롭다. 고난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이 있다. 하나는 고난의 문제를 안락의자에 앉아서 바라보는 안락의자 관점이다. 한마디로 남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관점은 휠체어 관점이다. 내가 고난 중에 있기 때문에 절실한 내 문제로 보는 것이다. 지금 엘리바스와 친구들의 관점은 안락의자의 관점이다.

물론 엘리바스의 말은 가볍지 않다. 그것은 오랜 인생의 경험을 통하여 살아보니까 이러하더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앙생활을 통한 영적 체험도 있다. 그래서 신앙관이 분명하고, 믿음의 확신도 가지고 있다. 그의 주장을 들어보면, 하나님의 도덕질서는 견고하다고 말한다(7절). 결국 뿌린 대로 거두게 된다는 인과응보를 말하고 있다. 욥도, 엘리바스도 하루 이틀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삶의 경험을 가지고 인생이 이러하다고 말할 수 있다. 엘리바스는 자신의 말에 대하여 욥의 동의를 구한다. "나도 살아보고, 너도 살아보지 않았느냐? 우리가 살아온 경험을 놓고 볼 때, 죄 없이 망한 사람이 없었다, 정직한 자는 끊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누가 이 말을 틀렸다고 하겠는가? 그런데 지금 재산과 가족과 건강까지 다 잃고 망한 욥의 면전에 대고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해 보인다. 만약 욥이 엘리바스가 말하는 논리에 대하여 인정을 했다면 욥기는 상당히 짧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엘리바스의 말을 욥은 인정할 수 없다고 펄펄 뛴다.

욥과 친구들은 동일한 믿음과 경험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욥은 고난 가운데 있다. 인과응보의 논리를 내가 고백하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고난당하는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면 하나님이 도와주실 것이라는 말은 맞은 말이고 믿음의 말처럼 보이지만, 욥을 정죄하고 있고 나는 의인이라는 교만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인과응보의 논리에 따르면 우리 가운데 망하지 않을 인생이 있겠는가. 만약 우리 중 누군가가 나는 의롭고 착하게 살았다고 주장한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조금 더 의로울 뿐이지, 그것이 구원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살아갈 뿐임을 알고, 남의 신앙을 판단하는 일에 신중해야 한다.



오늘의 기도

나의 믿음과 경험으로 내 의로움을 주장하지 않게 하시고, 힘든 자들의 탄식과 아픔을 들어주는 넉넉한 마음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성환 목사/화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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