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추모기도회

기장,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추모기도회

기도회 후 추모상 제막식은 경찰 제지로 하지 못해
철야 농성, "추모상 세우기 위한 노력 멈추지 않을 것"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9월 07일(목) 15:54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강영홍, 이하 기장 총회)는 지난 6일 일본대사관 앞 연합뉴스빌딩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기도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를 방해하는 소음과 혐오 발언 속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가운데 어렵게 기도회를 진행해야 했다.

기장 총회는 교단 창립 70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년'을 맞아 일본 정부의 유언비어로 인해 간토 지역에 거주하던 6600여 명의 조선인이 학살된 비극을 기억하며, 후대에 다시는 이런 야만적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본의 양심을 일깨우고, 대한민국 후손들이 이제라도 아픈 역사를 가슴에 간직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추모기도회 및 조형물 제막식을 기획했다.

이날 예배에는 강연홍 총회장과 김창주 총무를 비롯해 60여 명이 참석했고, NCCK 김종생 총무와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이 연대사를 했다.

예배 후반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입장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입장문에서는 "일본 정부는 100년이 지나도록 과거의 죄악에 침묵하고 오히려 당시의 참상에 대해 진실을 덮고 있다. 너무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를 맞이하여 이 일은 명백한 국가 책임임을 인정해 한다"며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예배 후 기장 총회는 간토대학살 추모상인 '어머니의 기도상(像)'을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고 제막식을 가지려 했으나 종로구청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이 제지해 5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추모상을 옮기지 못했다.

기장 총회 인사들은 종로구청장과 계속 대화를 시도했으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기장 총회 임원 등은 종로구청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구청측은 정문과 주차장을 닫아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기장 총회 인사들은 이러한 구청측의 처사에 항의하며 철야 농성을 하기도 했다.

기장 총회는 다음날인 7일 오전 종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조선인 학살을 추모하고자 하는 우리의 진심을 방해한 종로구청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우리의 평화로운 의도를 왜곡하여 불법집회의 딱지를 붙인 종로구청의 행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간토대학살의 진실을 왜곡한 일본 정부에 맞서 그 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또한 우리의 마음을 모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조형물'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되는 그 날까지 기도의 행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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