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 할당제 등 여성 역량 강화 움직임

총대 할당제 등 여성 역량 강화 움직임

108회 총회 이슈 점검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9월 13일(수) 09:13
오는 108회 총회에서는 교회여성들의 오랜 숙원인 '여성총대할당제 법제화' 추진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여성총대 확대 방안으로 '각 노회에서 여성 노회원이 10%를 초과할 경우 총회 총대 총수의 10% 이상을 여성 노회원 중에서 파송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향후 노회원 100명에 총회 총대 10명인 노회에서 여성 노회원이 10명 이상이면 무조건 1명은 여성총대로 파송해야 한다.

총회 여성총대는 지난 1997년 제82회 총회에서 3명으로 출발했다. 이후 꾸준히 10명 내외를 반복하다가 2014년 제99회 총회에서 16명의 여성총대가 참석하면서 무려 17년 만에 '마의 1%' 장벽을 넘어섰다. 그리고 여성법제화 28년이 되는 제 108회 총회에서는 역대 최고인 42명의 여성 총대가 파송됐다.

제107회 총회 통계위원회가 발표한 교세 통계에 따르면 전체 교인수 230만 1153명 중에 여성은 132만1657명으로 전체 교인의 60%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교회의 정책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교단총회에 여성 대표는 3%에 불과하다.

여성이 총대가 되는 길이 지나치게 '좁은'이유도 있다. 교세통계를 보면 위임목사 가운데 남성이 69명인 반면 여성은 단 3명이다. 담임목사는 남성이 317명, 여성은 63명으로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로(시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총 1만 8185명의 시무장로 가운데 남성은 1만 7006명인데 반해 여성은 1179명에 그쳤다. 여성이 총대가 되려면 우선 지교회 당회원이어야 하고 노회의 파송을 받아야 하는데 남성 리더십이 우세한 교회에서 여성은 당회에 속할 수 없고 당연히 총대가 될 수 없다. 의도하지 않아도 남성 중심적인 의결구조 속에서 여성들의 발언은 소외되고 배제될 수 밖에 없다.

교회여성들이 '여성총대할당제'가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장치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여성들은 제99회, 제100회 총회에 '총회 총대 2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에서 여목사 1인, 여장로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해달라'고 청원했고, 제101회 총회에는 '모든 노회가 여성 총대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제102회 총회에서 '모든 노회가 여성총대 1인 이상 총회 총대로 파송할 것'을 결의했지만 노회의 '권고사항'으로 해석되면서 현실화되지 못했다.

부총회장 김의식 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성의 교육과 인권, 사회참여에 앞장서온 한국교회가 가부장적인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세상보다 뒤떨어져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우선 여성 리더십을 최대한 극대화하기 위해서 각 노회별로 10% 할당제를 관철해 노회와 교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여성 지도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여성총대에 관심을 갖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목사는 "당장 이번 총회에서 통과되지 못한다고 해도 여성총대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시도해야 할 문제"라면서 "결과를 확신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여성총대할당 의무화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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