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을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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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교회 '성경의 세계관으로 영화보기' 어쩌다 활동가 상영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10월 28일(토) 18:39
"이 영화를 교회에서 상영한 적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더 많은 교회에서 더 많은 크리스찬들이 이 영화를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0월 27일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 시무) 지하 2층 언더우드홀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어쩌다 활동가'(Warm Welcome, 2021)가 상영됐다.

새문안교회는 '성경적 세계관으로 영화보기'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부터 매월 1회씩 교인들과 함께 기독교 세계관을 담은 영화를 나누고 있다.

'어쩌다 활동가'는 평범한 아내이면서 엄마이자 크리스찬인 주인공 윤정이 어려움에 빠진 외국 이주민들을 알게 되면서 뜻하지 않게 난민들을 돕는 활동가로 성장해 가는 여정을 따뜻하고 발랄하게 그려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2021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칭부분 관객상을 수상했고 2023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편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됐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엄마 이윤정 씨고, 감독은 딸 박마리솔이다. 1994년 생인 감독은 단편 '교회언니들'(2016)을 포함해 3편의 작품을 연출했으며 이 작품이 첫 장편 연출작이다.

문석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를 "감독과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 중 하나인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감독 본인과의 사적 이야기 보다는 어머니의 공적 활동에 더 포커스를 맞춘다"고 영화를 설명했다. 어머니 이윤정 씨의 공적인 삶을 감독의 사적인 시선으로 보여주는 영화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감독은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들을 시종일관 따뜻하고 친밀하게 풀어낸다.

엄마는 이주민 인권운동 시민단체 '아시아의 친구들'에서 반상근 활동가로 3년째 일하고 있다. 평범한 주부였다가 교회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삶을 익힌다. 그리고 어떤 사건으로 '어쩌다'가 사회활동가가 된 엄마를 딸은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가 아닌 '기브(give)'만 하는 엄마의 일에 딸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의문을 품는다. 어떤 순간에는 '메추리알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력하다고 느낀다. 존경스럽지만 답답한 엄마. 그러나 이러한 양가적인 갈등의 시선 속에서 3년 동안 엄마를 카메라에 담아내며 딸은 엄마의 삶을 본격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 이윤정 씨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본인을 '크리스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감독은 엄마가 여전히 찬송가를 부르고 말씀을 사모하며 교회를 그리워하고 있는 마음을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 함께 한 박 감독은 "나와 엄마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고 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이웃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이 영화를 교회에서 성도들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교회를 떠난 크리스찬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 이주민들을 '내 이웃'으로 바라보는 한 개인의 따뜻한 사랑과 실천을 70여 분간 지켜보다 보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어쩌다'가 활동가가 된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과 딸리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도 시선을 끈다. "당신의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던 남편은 어느새 아내의'운전기사'가 되어 준다. '메추리알로 바위치기 하는 엄마의 일'을 답답하게 여긴 딸은 엄마처럼 울고, 또 '어쩌다 활동가'가 된다.

모더레이터 권미영 집사는 "전주영화제에서 이 다큐를 보게 됐고, 기독교인으로 감동을 받았다"면서 "이 영화가 주는 선한 메시지를 성도들과 나누고 싶었고, 하나님이 계획하심이 있다면 이 영화를 교인들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해성광 안수집사는 "구한말에 역병으로 실의에 빠진 이웃들을 따뜻하게 돌보았던 새문안 선조들의 헌신을 기리고 삶의 영역에서 이웃사랑의 실천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한 교인은 "사랑과 긍휼이 필요한 사람들을 우리 크리스찬이 끌어 안았으면 좋겠다.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가 돌봐야 할 이웃들이 누구인지 살펴보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새문안교회는 오는 11월 14일 오후 7시 새문안홀에서 '미라클 프롬 헤븐'을 상영한다. 영화 '미라클 프롬 헤븐'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치병에 걸린 딸이 회복되는 기적을 경험하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믿음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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