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 어머니, 변정순 전도사의 헌신사역

"어머니의 따뜻한 위로와 사랑 군생활에 큰 힘" 임성국 기자l승인2015.12.14l수정2015.12.14 18:33l3023호 l조회수 : 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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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22년 동안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장병들을 보살피고 응원하는 고목과 같은 군선교 사역자가 있다. 

2015년 끝자락, 올해 '아름다운 세상'의 마지막 주인공이 된 5사단 36연대 GOP대대(대대장:전형일) 상승소망교회를 섬기고 있는 변정순 전도사(67세). 45세에 시작한 늦깎이 신학생을 거쳐 어렵게 군선교 목회 사역을 시작한 변 전도사는 장병들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그들의 엄마가 되어줬다. 

이 같은 섬김의 사역에 대해 김진호 일병은 "최전방의 추운 겨울, 특히 성탄절이 다가오니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나지만 어머니와 같은 전도사님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이 군생활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동장군의 기세에 화들짝 놀라 잔뜩 웅크린 지난 4일, GOP대대 장병들이 근무교대를 앞두고 내무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눈보라 속에 활짝 핀 꽃처럼 따뜻한 미소를 지닌 인자한 모습의 군선교사역자가 나타났다. 매주 부대 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고, 병사들을 일일이 돌보는 변정순 전도사였다. 

"아들 잘 있었어? 춥지? 힘내! 하나님이 지켜주시고, 언제나 함께하셔!" 자연스럽게 아들이라는 호칭이 변 전도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대대장 전형일 집사를 비롯해 이등병 막내 병사까지 아들이라는 단어는 매우 자연스럽고 친숙했다. 

"아들, 붕어빵 맛있어? 음료수도 좀 마시고, 성탄절에는 우리 전체 특식 한 번 먹어야겠다." 20여 년 전에 비해 부대 시설 및 급식환경이 놀랄 만큼 좋아졌지만, 집 밥,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손맛을 그리워하는 장병들을 위한 고민과 작은 배려였다. 최근에는 총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사랑이 더해져 장병들에게 '사랑의 온차'를 건네고, 붕어빵 기계를 구입해 자체적으로 겨울철 간식거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장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머니의 위대함, 어머니의 따뜻함과 섬세함에 환호하는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저기 보세요. 저렇게 씩씩하고 늠늠한 군인이 우리의 아들입니다. 한국교회가 우리 아들들을 위해 더욱 기도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야 해요. 그리고 더 많은 병사들이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군선교 사역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아들을 위한 어미의 마음, 그 마음이 진실로 느껴지는 변 전도사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 군선교 사역의 중요성과 절실함이 묻어났다. 그런 군선교 사역은 변 전도사에게 삶이자 생명이라 했다. 군대는 그의 집이고, 장병들은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둘째 아들, 은성이의 친구이자, 하나님이 주신 또 다른 선물이라고 했다. 

변 전도사는 "장애 아들을 출산했다고 남편한테 배신당했죠. 결국 하나님만 붙잡았고, 신학의 길에 올라 기도하던 중 무작정 군선교 사역에 뛰어들었다"며, "하나님의 은혜 아니었다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아들을 위한 어미의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여성의 몸으로 연고도 없는 최전방 지역에서 군선교사역을 펼치기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물질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불교를 비롯해 타종교 신자인 지휘관들의 마음도 얻는 일도 쉽지 않았다. 

변 전도사는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절대 포기할 수 없었죠. 매일 부대로 출근해 온종일 장병들과 생활했던 것 같다"며, "20여 년 전 시작된 군선교는 군인 가족들과 함께 열매를 맺었다"고 전했다. 전도사는 군인 간부 가정을 찾아 위로하고, 자녀들을 볼보는 일을 병행했다. 신앙교육뿐만 아니라 군인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 그들의 고충과 아픔을 귀담아들으며 적합한 치유의 손길을 건넸다. 밀착형 군선교 사역이 장병들의 어머니로부터 펼쳐진 셈이다. 이외에도 변 전도사는 신병교육대를 비롯해 군에서 진행되는 모든 훈련 장소를 찾아 위로하고, 부대의 안전과 장병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다. 특별히 전역하는 장병들이 사회 교회와 결연되도록 전국 곳곳의 교회를 찾아 방문하고 신앙교육이 지속될 수 있도록 힘썼다. 이외에도 사단 지역 내에 위치한 교회를 리모델링하는 일도 진행했고, 예배 처소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군인교회를 세웠다. 어머니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변 전도사의 사역은 폭이 넓었다. 

"어미는 자식의 눈빛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잖아요. 그 자식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땀 흘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요? 우리 자식들이 신앙 안에서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한다면, 그거 하나만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국방부 훈련에 따라 변 전도사는 현재 군선교교역자로 사역을 펼칠 수 있는 나이를 넘겼다. 결국 하루하루의 군선교 사역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역에 임하고 있다. 

그는 "제 사역이 소개되면, 나이 때문에 군선교 현장을 떠나야 할 수도 있겠죠.(웃음) 최근에는 부대 안에 제약이 많아 군선교사역에 어려움이 많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부대 방문 후 귀가하는 길, 기사식당에 들러 갈비탕을 먹던 변 전도사는 여전히 추위에 떨고 있을 아들 걱정에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 아들들이 생각나네요. 저녁은 잘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이번 성탄절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아들이 따뜻한 성탄절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한국교회가 기도해 주세요."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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