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이 아이들이 바로 통일한국의 핵심리더"

탈북 청소년들의 꿈이 피어나는 '한꿈학교' 이수진 기자l승인2015.12.28l수정2015.12.28 12:03l3025호 l조회수 : 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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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경건회를 드리고 있는 학생들.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의 한 주공아파트 상가 지하에서는 오늘도 자유와 꿈을 찾아 이 땅을 밟은 탈북청소년들의 꿈이 피어난다. 기독교 정신을 기초로 미래 통일한국의 소망인 탈북청소년들을 온전한 인성을 겸비한 지도자로 세우기 위해 지난 2004년 설립된 한꿈학교(교장:김두연)가 그곳이다.

북한식 교육에 익숙한 탈북 청소년들은 입시위주의 한국의 교육과정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제 나이에 맞춰 공교육 과정에 입학해도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나이가 많아 탈북한 경우엔 정규과정에 입학 조차 어렵다.

탈북자 정착지원법상 초중고 학비 면제 혜택 대상이 만 25세 미만이어서, 고연령ㆍ무학력 탈북민의 경우 일반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학습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꿈학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검정고시학원을 가지 못하는 탈북청소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 이 학교는 설립자였던 김성원 목사가 중국, 태국 등에서 탈북자 구출 및 지원 사업을 하던 중 어렵게 한국에 보낸 탈북청소년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양육하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 한꿈학교에는 26명의 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다. 청소년이라 부르기에는 다소 나이가 많은 이들의 평균 연령은 27세.

"하나원에 있는 동안 취업준비를 하고 사회에 나가게 되지만 학력 미비로 인해 취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막상 취업을 했더라도 언어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불안한 고용이 이어지다 결국 저소득층에서 헤매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한국사회가 학력을 필요로 함을 깨닫고, 뒤늦게 공부하려는 탈북민들이 많은데 그들을 돕는 일을 한꿈학교가 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새로이 한꿈학교 교장직을 맡은 김두연 안수집사(새문안교회)의 설명이다.

▲ 한꿈학교에는 한국정착을 위한 생활지도과정, 초등중등고등 검정고시 준비과정, 대학수학능력 신장과정 등이 개설돼 있다. 사진은 전임교원들. 왼쪽 맨 앞에 김두연 교장과 최주을 교감.

한꿈학교는 매일 아침 드려지는 경건회에 참석하고, 매일 10시부터 6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에 빠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 함께 공부할 수 있다. 한국정착을 위한 생활지도과정, 초등ㆍ중등ㆍ고등 검정고시 준비과정, 대학수학능력 신장과정 등이 개설돼 있는데 전임교원 7명과 교사자격증을 가진 봉사자들 25명이 국ㆍ영ㆍ수 등 기본과목들과 함께 음악, 미술 등을 가르친다. 또한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20여년 봉직하다가 조기퇴직하고, 국제구호개발NGO 팀앤팀에서 20여 년 활동한 경험이 있는 김두연 교장이 '민주시민교육'이란 과목을 통해 세계화와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우리의 탈북민 사역은 학생들을 졸업시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궁극적인 교육 목표"라고 전하는 김 교장은 "요즘 교인들은 주일성수한 것만으로 큰일을 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자신이 만나는 사람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한꿈학교 교사들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6년째 사역중인 최주을 교감은 학생들에게 '엄마'로 불리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탈북한 아이들에겐 '엄마'라는 단어에 대한 갈급함이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엄마라고 불러줄 때 책임감을 더욱 느낀다"고 말하는 최 교감은 "아침마다 예배를 드리지만 아이들 마음에 복음의 씨앗이 심겨지고, 그것이 싹터 열매맺는 과정에 하나님이 역사하지 않으면 영혼구원의 역사는 일어나지 않음을 경험하게 된다. 아이들이 마음을 여는 것은 그 마음을 흔드는 사랑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꿈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이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또다른 집이다. 학생들은 사회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랑과 관심을 이곳에서 경험한다. "아침에 눈 뜨고 학교 갈 준비를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었는지를 휴학했을 때 깨닫게 되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걱정해주고, 지각했다고 잔소리 하시는 모습들이 너무 그리워질 것 같다." 한 졸업생의 소감이다.

▲ 김두연 교장이 '민주시민교육' 수업시간에 세계화와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엄마가 장애인이었던 나(김영희(가명)ㆍ22세)는 10살부터 장마당에서 먹을 것을 구하며 살림을 했다. 15살이 되던 해엔 친구를 따라 좀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갔는데, 도착한 날이 알고보니 서른을 훌쩍넘은 중국인 남성과 내가 결혼하는 날이었다. 그 소식을 들은 북한에 있던 엄마는 충격으로 돌아가셨고, 중국에서 5년을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데리고 탈북했다. 한꿈학교를 만나 초등ㆍ중등ㆍ고등 검정고시를 마치고, 올해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아이도 키워야 하고, 대학도 다녀야 하고, 앞으로 살일이 막막하지만 그래도 한꿈학교가 있어 감사하다."

매년 졸업시즌이 되면 한꿈학교에는 감동의 스토리들이 넘친다. 지난 10년간 한꿈학교의 졸업생은 총 80여 명. 이 가운데 2015년 졸업생이 제일 많은데, 14명 중 13명이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탈북청소년들은 통일한국에 핵심인물들로 자랄 것입니다. 이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더 많은 관심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한꿈학교 교사들의 간절한 바람이 전국교회에 전해지길 소망한다.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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