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 "기대 수준 낮추고 끝없이 신뢰하라"

영락교회 '사춘기 부모학교' … 사춘기의 이해 및 부모 역할 강의 이수진 기자l승인2016.04.15l수정2016.04.15 17:35l3040호 l조회수 : 4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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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13~18세 청소년들만 겪는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기에 겪는 과도기적 혼란이 10~29세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요즘은 사춘기에 겪는 영적, 지적, 정서적, 사회적 혼란을 경험하는 연령이 확장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

무서운 '중2병', 더 무서운 '초5병' 단어가 부상하는 요즘, 사춘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힘들다. 지금까지 말 잘 듣던 자녀들이 하루아침에 달라져 나는 왜 태어났는가, 왜 살아가는가, 공부는 왜 해야 하느냐, 교회 가기 싫다며 자기 주장을 펴기 시작하면 눈앞이 캄캄해지며 막막하기만 하다. 어디가서 하소연 하기도 어렵고, 같은 학부모끼리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쉽지 않다.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독립적으로 변하는 사춘기. 이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질풍노도를 걷는 자녀의 바른 양육의 대안을 찾아보는 '사춘기부모학교'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이면 서울 중구에 소재한 영락교회로 엄마, 아빠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영락교회(이철신 목사 시무)가 사춘기 부모들을 위해 10주간 진행하는 '학교'에 출석하기 위해서다. 성경이 말하는 부모됨을 비롯해 사춘기 특징에 대한 이해, 사춘기 진로코칭, 학교생활 이야기, 사춘기 부부관계의 회복,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프로젝트 등 자녀의 사춘기를 이해함과 동시에 이 시기의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강의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울고 웃으며 자녀를 좀더 이해하기 위해 눈과 귀를 활짝 열었다.
 

첫 시간 '사춘기 부모의 정체성 이해'에 대해 강의한 영락교회 교육전담 백성우 목사는 신앙적 사건에 자녀를 초대한 아브라함, 편견적 사랑을 가지고 자녀를 대한 이삭, 성경을 가르쳐 준 어머니 유니게, 방치하는 부모 엘리 등 성경 속에 나타난 여러 부모들의 모습을 소개하며, "요즘 시대는 건강한 부모상이 계속 재형성돼야 하며 부모로서의 올바른 이해와 기준이 필요하고, 기독인으로서 부모됨을 더욱 알아야 할 시대"라고 설명한다. 또 "성경이 말하는 부모의 원형은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형상대로 지으시고 인격적으로 대우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자녀를 인격적으로 친절하고 선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녀 교육이란 '복음 안에서의 사귐'이라고 정의한 백 목사는 "부모란 '어쩌다' 되는 것이 아니고, 심지어 어쩌다 부모가 되었다 할지라도 이제 '부모 되어감'의 과정을 걸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원형이 되는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를 부모가 먼저 깊이 알아가야 하며, 하나님 아버지를 '만남' 가운데 부모됨의 변화, 성숙이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기를 겪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은 존재 자체에 매일매일 힘겨워 한다. 다음세대를섬기는사람들의연대인 '다세연' 대표 김용재 목사(숲속샘터교회)는 "아이들은 매일매일 죽을 것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죽음을 선택한 아이들도 있고 중독, 일탈 등 물리적으로 자신을 내모는 아이들도 있으며, '이게 끝이야', '여기까지인가 봐', '아무리 노력해도 안돼' 등 정서적 죽음으로 내모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하고, "청소년들의 뇌는 지금 리모델링중이다. 아이들은 '믿어주는 한 사람'을, '네 존재 자체를 신뢰한다'는 메시지를 절박하게 찾고 있다"며, "요즘은 생존이 기적이다. 자녀를 향한 기대의 수준을 확 낮추고 신뢰감을 보여주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끝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 사춘기부모학교 구호인 '부모가 살아야 내 새끼가 산다'를 외치며 성경적 부모됨을 다짐하는 참가자들.

'사춘기, 누구십니까?'라는 강의를 통해 청소년의 폭넓은 이해를 도운 김 목사는 "특히 선택권을 박탈당한 아이들은 노여움이 쌓인다. 부모의 통제에 대해 순응, 침묵, 짜증 등으로 단편적으로 반응하던 아이들이 사춘기 시기에는 통제불능의 상황이 되는데 통제가 안되서 아프다면 부모가 살아있고, 자녀가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또한 "스스로 선택해야 스스로 책임지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며, 선택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모가 부모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방임 및 비도덕적인 패륜을 저지르는 사건이 자주 등장해 사회적으로도 '부모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영락교회가 마련한 '사춘기부모학교'에는 비기독교인 부모들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행복한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춘기부모학교'의 문을 두들긴 70여 명의 부모들은 "부모가 하나님 앞에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며 자녀도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며, 사춘기 자녀보다 먼저 지치지 않기 위해 매일 '좋게 보기'를 연습 중이다.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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