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누리선교회 제4기 목회자 자녀 무료캠프

'목회자' 자녀라는 이름, 이젠 아픔보다 '감사'와 '순종' 임성국 기자l승인2016.08.23l수정2016.08.23 14:00l3056호 l조회수 : 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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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만 전념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포기한 것이 너무 많았어요."(수찬 18세, 가명).

"'목사 아들이 예배시간에 왜 졸아!'라고 비난도 받았죠."(경민 16세, 가명) 

"개척교회라 아빠는 설교하고, 엄마는 반주하는데 매주 예배드리는 사람은 우리 가족뿐입니다. 예배가 전혀 행복하지 않아요. 하지만 목회자 자녀니까 참아야죠."(미솔 15세, 가명)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실제 삶에서도 외로움의 흔적이 묻어나는 목회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회복의 길을 열어주는 이색캠프가 있다. 자녀들의 아픔과 상처를 말씀과 사랑으로 치유하는 마카누리선교회(회장:권정호, 사무총장:이기주) '목회자 자녀 무료캠프(MPKC)'가 그곳이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36도를 웃도는 한여름, 무더위와 함께 캠프 장소인 울산을 찾았다. 높게 솟은 건물 사이에 조성된 울산 십리대밭의 숲길 사이로 100여 명의 목회자 자녀들이 조를 이루며 셋째 날 야외활동이 한창이다. "이제 사진 콘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창의성과 예술성, 유머 넘치는 사진을 담아보세요. 1등 조엔 큰 상품이 있으니 기대하세요." 캠프 디렉터 이다솔 전도사(울산사랑선교교회)의 사회에 따라 청소년들의 발걸음이 급해졌다. 조별 활동으로 협동심을 발휘하는 그들 사이로 간혹 반가운 바람이 스며들지만 한낮 더위 앞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빗줄기처럼 흘러내린다. 그래도 청소년들은 마냥 좋단다.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친구, 형, 누나들이 있어서 더위도 이길 수 있단다.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만연했고, 만족스러움과 기대 섞인 표정은 스멀스멀 번졌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던 박예인(17세) 학생은 "캠프에 네 번째 참가했다. 비슷한 환경과 상황에 처한 선배 멘토, 친구들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며,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운 캠프다. 여름 더위쯤은 문제없다"고 전했다.
 평생을 주의 종으로 살기로 다짐한 부모의 자녀로 태어나 수많은 제약과 아픔을 참고 견디며 생활해온 목회자 자녀들이 지난 8~11일 울산 사랑선교교회에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예장 통합 교단을 중심으로 국내외 60여 개 교회가 참여한 초교파 마카누리선교회 제4기 목회자 자녀캠프에 참가했다. 무더위를 뚫고 진행된 3박 4일 일정의 캠프 현장과 예배당에선 무더위의 열기보다 더 강한 열정의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캠프를 거치며 어느새 대학생으로 성장한 선배 멘토들 또한 20여 명이 참여해 격려했다. 캠프 공동체는 행정스탭을 제외한 모든 참가자가 목회자 및 선교사 자녀들로 구성됐다. 

이다솔 전도사는 "목사님, 선교사님 자녀들은 목회자 자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먼저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배우고 익히게 된다"며, "어디에서도 위로받을 수 없고 살아보지 않고는 누구도 심지어 그들의 부모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친구들의 삶을 나누고, 상처를 어루만지며 돌보는 곳이 이곳 캠프다"고 소개했다. 

캠프는 여는 예배를 시작으로 레크리에이션, 멘토링, 일용할 양식, 애장품 경매, 보이는 라이도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돼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야외활동 이후 예배당으로 장소를 옮긴 청소년들은 또래모임에 이어 보이는 라디오시간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그림카드를 이용해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나는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나?, '목회자 자녀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의 고민을 나눴고, 소셜네트워크 카카오톡의 실시간 대화를 통해 기도제목, 부르고 싶은 찬양, 부모님에게 전하는 메시지 등 다양한 고민을 나누는 알찬 시간을 가졌다. 청소년들은 "목사님, 아니 아버지 하루에 한 번은 꼭 대화 하고 싶어요.", "저에겐 목사 말고, 아빠의 모습도 보여주세요.", "아빠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원망했던 저를 용서해 주세요." 등 그동안 숨겨왔던 속마음들을 공개했다. 

배유진(16세) 학생은 "목회자 자녀로서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을 하더라도 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살아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이곳 캠프에서 나랑 똑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의 사연을 듣고, 기도와 말씀으로 묵상하다 보니 어느새 상처가 자연스럽게 치유됐다"고 전했다. 

멘토 황성문(23세) 학생은 "과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실망한 적이 많았다. 사춘기에는 목사인 아버지를 죽이고 싶을 만큼 방황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셔서 아버지께 용서를 구했고, 저도 아버지를 용서했다"며, "나처럼 아파할 후배, 목회자 자녀들을 위로해주고 싶어서 이번 캠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액 무료로 진행되는 캠프는 올해로 4년차에 접어 들었다. 전체 경비는 100% 마카누리 선교회에서 지원한다. 선교회의 헌신된 목적에 공감대를 이룬 강사들은 자비량 강의를 펼쳤고, 회원교회 목회자 부인과 성도들은 식사봉사 등으로 헌신했다. 캠프는 여름과 겨울, 두차례 진행된다. 겨울에는 여름캠프 참가자에 한해 해외 단기선교로 이어진다. 

이다솔 전도사는 "후배들이 처한 환경과 현실을 보면서 그들의 아픔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주 아팠다"며, "가정과 교회 학교에서의 고민들을 쏟아놓으면서 왜 우리 가정만 이렇게 힘들고 어려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해답, 또 같은 처지에 처해있는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위로받는 모습을 보게 돼 참 좋았다"며,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지원해 주신 교회와 목사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교회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아픔과 상처가 있었지만, 감사와 순종으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낸 우리의 자녀들. 부모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는 자녀들의 순수한 믿음과 마음이 있기에 희망의 뿌리는 더욱 단단해 진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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