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5% 대통령 위해 올인?"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박근혜 대통령 바라기' 지나쳐, 홀로 개헌 지지하며 "일편단심" 장창일 기자l승인2016.11.07l수정2016.11.07 16:41l0호 l조회수 :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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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이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연이은 대국민담화 등으로 불과 보름 사이에 온 나라가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10월 29일과 11월 5일, 두차례에 걸친 서울 광화문의 대규모 촛불집회는 이미 전국 주요도시로 확산됐고 광화문 2차 집회에는 1차 집회와 비교해 무려 열배가 넘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분노한 민심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특히 지난 5일 집회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나온 가족 참가자들도 많았고 교복을 입은 중ㆍ고등학생들까지 참가해 자유발언 시간에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세대가 참여하는 대대적인 집회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5%로 급전직하 해 '콘크리트 지지층'이 붕괴된 지 오래고, 호남 지지율은 0%를 기록하는 등 분노한 민심의 끝이 정확히 '대통령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기독교계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 바라기'를 하고 있어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이들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이미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개헌 카드'를 여전히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지금이 개헌 타령 할 때냐", "교회가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장님 코끼리 만지는 듯한 발언을 왜 하느냐"는 등의 비난들이 SNS에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실제 한기총은 지난 달 말 발표한 '시국현안에 대한 입장'에서 "30년 여 년만에 논의가 진행될 수 있었던 개헌이 최순실에 발목 잡히는 건 이 또한 정쟁의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연 언론들의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까지 담았다. 한기총은 "이번 최순실 사태를 보며 언론의 막강한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언론, 그 힘의 균형추가 철저한 진상 규명이 있기도 전에 계속되는 폭로전에 의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출렁거리고 있다. 국민들은 언론의 입을 먼저 보게 된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다시 균형을 회복하고 안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언론에게 묻고는 "개헌으로 국민들이 진정으로 열망하는 나라, 살기 좋고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대통령발 개헌 지지발언으로 화룡점정을 장식했다.

최순실 국정논단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분노와 실망을 담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한국교회연합도 개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한교연은 지난 달 26일 발표한 성명서의 말미에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한 개헌 문제도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제 개헌은 대통령의 의지와 상관없이 입법기관인 국회로 공이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여야는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근본적인 통치제도를 뜯어고칠 개헌작업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마치 최순실 국정농단의 원인이 제도의 문제에 있었다는 발언까지 담았다.

보수 기독교계가 무조건적인 대통령 바라기를 한 것은 사실 이번 정권 들어 내내 이어지고 있는 일이다. 보수 기독교의 지지성명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합의,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 이 정부가 추진했던 중요한 일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현재 최순실 개입의혹이 일고 있는 국정 교과서 발행이 2015년 10월 행정예고 된 직후 환영입장을 내놓은 것은 물론이고 한일 위안부 합의 때도 한기총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만에 한일 관계의 최대 난제였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양국이 합의를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결단을 내리고 외교적 역이을 총동원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격려한다"고 밝혀 일반대중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입장을 발표했다. 이같은 친정부 성명서는 이후로도 개성공단 폐쇄 지지 등으로 이어지며 정부와 보조를 맞춰왔다. 

결국 '5% 지지'를 받고 있는 대통령을 위한 성명서를 생산해 내던 보수 기독교계가 지금 같은 국정농단 정국 속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교계 한 인사는 "상황이 이런데도 보수 기독교계는 여전히 대통령의 눈치를 볼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있고 굿을 했다는 등의 소문이 있고 이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아니라고 언급을 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여전히 대통령 바라기를 하는 건 사실상 웃음거리가 되겠다는 걸 자처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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