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떼'를 목자 되신 주님의 '양떼'로

양떼 커뮤니티와 이요셉 전도사 표현모 기자l승인2016.11.28l수정2016.11.28 15:10l3069호 l조회수 : 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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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10월9일 교회의 전임전도사였던 이요셉 전도사는 새벽 일찍 담임목사의 문 두드리는 소리에 간신히 잠을 깼다. "본당에 좀 가보라"는 목사의 말에 황급히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이 전도사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동네의 불량청소년들 무리가 한데 술에 취해 한데 엉켜 잠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옷까지 벗어던지고 술병들은 이리 저리 흩어져 있는, 그야말로 난장판 그 자체였다. 추운 날씨를 피해 가출 청소년 몇 명이 교회의 문을 따고 들어와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당황한 이 전도사는 이들을 깨워 쫓아버렸다. 그러나 갈 곳이 없었던 아이들은 새벽이면 또 다시 문을 따고 들어와 술을 마시곤 했다. 매번 이 아이들을 쫓아내던 이 전도사는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화가 나기보다는 불쌍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밥이나 먹여야 겠다'고 생각하고 식당에 데려가 가정 얘기도 듣고,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커졌다.
 

"너희들 술먹지 말고 교회 와라." 이 전도사의 이 말에 8명이 모였다. '양아치가 떼거지로 모였다' 해서 '양떼 예배'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게 위기 청소년 사역 단체인 '양떼 커뮤니티'의 조촐한 시작이었다.
 
좋은 마음,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워낙 상처가 많고 험하게 살아온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이라 쉬울 리가 없었다. 처음에는 "술깨고 오면 고기를 사주겠다"는 감언이설로 교회의 청소년부 예배에 초청을 했다. 그러나 불량 청소년들은 기존의 청소년들과 섞이지 못했다. 기존의 청소년들이 이들을 무서워했기 때문이다. 아이들 중에는 학교 폭력의 가해자를 주일예배에서 또 만나 트라우마가 되살아난다고 하소연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상처입고 희망을 잃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각오는 했지만 항상 힘든 현실을 살아내는 것은 상상보다 어려운 법.
 
교회 구석에서 담배를 피고, 자신이 소지한 칼로 교회 의자를 긁고, 드럼을 찢고, 기타를 박살내고, 라이터로 커튼을 태워 화재의 위험까지 겪었다. 여기까지는 교회측에서도 위기 청소년들을 주님의 품으로 데려오는 일이었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지만 담배피는 아이를 나무라는 장로의 뺨을 때리는 등의 무례가 이어지자 교회에서도 더 이상 이들을 품고 있기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받고 길 잃은 양떼들은 이 전도사를 계속 찾아왔다. 밥도 사주고 거친 자기들을 품어주는 이 전도사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듬해 6월30일 이 전도사는 공식적인 양떼 첫 예배를 토요일 저녁 7시에 드린 이후 캠프를 가고, 학교전도, 가정방문도 시작했다.
 
위기청소년 사역과 교회의 사역을 동시에 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이 전도사는 소명을 받은 목회자로서 교회에서의 사역도 중요했지만 자신을 찾아오는 위기 청소년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교회를 사임하고, 2012년 12월 29일 양떼 커뮤니티로 단체명을 정하고, 공동체 사역과 위기 청소년 선교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교회를 나오니 이 위험한 아이들에게 선뜻 공간을 내어주는 교회가 없었다. 이미 150명 정도의 아이들이 이 전도사를 따르고 있었지만 돈도 없고 장소도 없어 사역은 힘들어져 갔다. 할 수 없이 몇 개월 동안 아이들과 모임을 갖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양떼의 리더들이 찾아와 아이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탈선을 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전도사는 다시 아이들을 모았다. 60여 명이 모였지만 장소가 없어 햄버거 집이나 카페에서 모이기도 했다. 다행히 역삼동의 이름없는교회에서 자리를 내주어 모임을 이어가게 됐다.
 
"아이들은 사실 복음을 듣기 보다 밥 먹는 걸 더 좋아해요. 지금도 아이들이 예배 보다는 밥을 먹으러 오는 경향이 많아요. 그러나 같이 밥을 먹을 때 마음이 많이 열리더라구요. 어른이라는 존재가 자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밥 먹으면서 신앙에 대한 질문을 하곤 해요. 복음과 밥이 함께 간다고 해서 '복음밥 사역'이라고 불러요."
 
그러나 '복음밥 사역'을 이어가면서 거의 모든 재정을 사비로 감당하는 이요셉 전도사에게 버거운 순간도 많았다고 한다. 교회 사역을 내려놓고 부터는 재정 수입이 끊겼고, 집안에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빚도 많이 졌다고 한다.
 
"아이들과 약속한 시간에 밥을 먹이지 않으면 꼭 사고를 치더라구요. 한번은 밥을 먹기로 했는데 돈이 없어서 다음에 먹자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지들끼리 술 먹고 가게를 털어서 재판 받고 소년원에 갔어요. 그래서 빚을 내더라도 아이들을 먹이자고 결심하게 됐죠. 강의를 통해 받은 후원금으로 밥을 사고 모자라면 카드로 긁고, 제2금융권에서까지 빌리기도 했어요. 아이들에게 밥은 우리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는 밥과는 의미가 다른 것 같아요."
 

이 전도사는 지금도 밤이면 길거리로 아이들을 만나러 나간다. 가출하고 학교를 나가지 않는 아이들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이 전도사가 만나는 아이들 중에는 온 몸을 문신으로 도배한 폭력조직의 일원이거나 여자 아이들 중에는 성매매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 전도사는 거의 매일 밤 거리로 나가서 이러한 아이들에게 고기를 사주고, 이야기를 듣는다. 간혹 사고를 친 아이들을 위해 보호자로 경찰서에 불려가기도 한다. 지구대로 가면 아이와 함께 빌고, 자기의 돈으로 합의를 하기도 하지만 경찰서까지 불려가면 거기서는 더 이상 그가 해줄 것이 없단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모르는 아이들은 경찰 앞에서 소리 지르고 싸우기까지 한다. 이 전도사는 아이를 대신해 그저 죄송하다고 손이 발이 되도록 피해자에게 빌 뿐이다.
 
"경찰서에서 나올 때면 마음이 무너져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해요. 왜 죄 없는 내가 뉘우칠줄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대신 죄송하다고 빌어야 하는지 신세한탄이 나오기도 하죠. 그럴 때면 '네가 죄를 짓고 떳떳할 때 죄없던 내가 너를 위해 십자가를 졌다'는 말씀을 주시는 것 같아요. 그럴 때면 내가 뭐라고 하나님께 생색을 내나 하는 생각이 들죠.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지만 제가 이 사역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양떼 커뮤니티는 내년부터 청년 예배를 드리며 교회 모형으로 개척을 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대방중앙교회에서 강남새사람교회로 장소를 옮겨 예배를 드리고 있다.

#위기의 청소년들, 정규 음반 내다
두 번째 정식 음반 '2016 선물 프로젝트'
 

양떼 커뮤니티는 지난 10월 위기 청소년들이 직접 부른 앨범 '2016 선물 프로젝트'를 발매했다.

 
소녀시대, 트와이스 등의 노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작사가 마플라이(MAFLY)의 제작으로 양떼커뮤니티, 강남구청소년쉼터, 살레시오청소년센터, 수원민들레학교, 소울브릿지교회의 위기 청소년들이 참여한 가운데 만들어진 이번 앨범은 작곡가 전승우, EJ Show, 대니얼 킴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오디션, 보컬 트레이닝, 작사 및 작곡, 앨범 제작 등 모든 과정에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해 제작됐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위기 청소년들의 참가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양떼 커뮤니티의 사역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됐다.
 
음원은 멜론, 벅스, 지니, 네이버 등 모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앨범 구입도 가능하다. 수익금은 전액 위기 청소년을 위해 사용된다. 자세한 문의는 '2016 선물 프로젝트' 홈페이지(www.ypproject.com)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후원계좌 : 농협 351-087907152-53(예금주:이시온)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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