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3주기]"아픔,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기를"

이경남 기자l승인2017.04.15l3087호 l조회수 :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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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위해 목공수업하는 안홍택 목사
 
"세월호 피해 가족 중 아빠들에게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합니다."
 
안산 세월호 참사 합동분향소 한쪽에 위치한 콘테이너에는 '416희망목공방'이 자리잡고 있다. 2015년 4월 당시 목요기도회를 주관하고 있던 기독교평화센터의 오상열 목사(총회 사회봉사부 총무)는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져내린 유가족들이 슬픔과 분노에 잠식되어 있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겨 고기교회가 운영 중인 '아래 목공방'의 문을 두들겼다. 당시 엄마들은 뜨개공방에 모여 뜨개질, 퀼트, 압화작품을 만들며 슬픔을 달래기도 했지만, 아빠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전혀 없었다.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매주 목요일 안산 분향소를 찾아가 목공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안홍택 목사(고기교회)는 "진실 규명, 선체 인양 등 아무 것도 진행이 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는 답답한 상황에서 아빠들이 목공작업을 통해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보며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를 받을까 싶어 시작하게 됐다"고 운을 떼었다.
 
목공작업에 필요한 작업테이블 6개는 고기교회 아래목공방에서 제작 지원하고, 슬라이딩테이블쏘, 자동대패복합기, 손대패, 톱, 각종 공구들은 감리교 총회가 지원해준 덕분에 2015년 9월 22일 6명의 유가족이 416희망목공방 1기 첫 수업을 시작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의 지원으로 2차로 목공기계들이 추가 지원됐다.
 
나무가 주는 편안한 기운을 느끼며, 살아있는 나무의 결을 만지고, 원하는 모습대로 다듬어가는 시간을 통해 아빠들은 그나마 짙은 슬픔이 베인 얼굴 위로 옅은 미소도 띌 수 있게 됐다. 2기 목공방에는 아빠들 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합류했다. 416목공방 로고나 노란리본이 새겨진 의자, 테이블, 서랍장, 우편함, 십자가 등 작품수는 점점 늘어갔다. 엄마 아빠들이 혼신을 다해 만든 다양한 작품들은 분향소가 위치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엄마랑함께하장'에서 판매되어 수익금 일체가 안산 시내 3개동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지난해 9월에는 목공방수업 1기생인 6명의 아빠들이 한국목공교육협회가 인정하는 2급지도자자격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안홍택 목사는 "매일 새벽 3~4시까지 잠을 못이루는 유가족들이 많다"며, "몰입도가 높은 목공작업을 통해 잠시나마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수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목공수업에 참가중인 한 엄마는 "목공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지금쯤 병원에 입원중일 것"이라며, "416목공방을 위해 나무를 기증해주신 분들, 기계를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홍택 목사는 "세월호 가족들을 잊지 말고 공감해주는 것이 예수님이 말하신 평화일 것"이라며, "목공수업을 통해 자녀를 잃은 슬픔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목공기술이 매게가 되어 유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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