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자 청빙 오고(五考)

이의용 교수l승인2017.04.18l3088호 l조회수 :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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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국가 리더십을 잘못 세운 탓으로, 반년이나 대통령 없이 나라를 운영해오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 감을 찾고는 있지만 국민들의 고민은 크다. 국민 노릇하기도 참 힘들다.

조직이 크든 작든 좋은 리더를 둔 구성원들은 감사해야 한다. 부디 하나님께서 훌륭한 리더십을 세워주시고, 그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협력하여 상처를 치유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라를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교회들도 리더십을 대폭 교체하는 시기에 있다. 2세대 담임목회자들에 이어 2.5세대, 3.0세대로 리더십이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진통도 적지 않다.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해 교회가 리더십 공백 상태에 있거나, 위임식까지 하고도 갈등하며 헤어지기도 한다.

구인(求人)이 인재를 찾는 것이라면, 구직(求職)은 자리를 찾는 것이다. 구인자와 구직자는 각각 자기 조건을 들고 상대를 찾는데, 그게 서로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가 쉽지 않다. 교회가 좋은 리더를 만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고려해봐야 한다.

첫째, 우리 교회가 목회자들이 꺼리는 교회는 아닌가? 대우는 좋지만 목회 여건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좋은 인재들은 그 교회를 기피한다. 당회원들이 권위주의적이고 고정관념에 갇혀 있는 교회, 당회가 협력이나 소통이 안 되고 갈등하는 교회, 당회가 담임목회자의 활동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통제해 스트레스를 주는 교회에 좋은 인재가 지원할 리 없다. 사실 어느 교회가 어떻다는 건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과연 우리 교회는 어떤가? 청빙 공고를 내기 전에 온 교회가 기도하며 성찰해봐야 할 문제다.

둘째, 우리 교회가 원하는 분명한 인재상이 있는지 살펴보자. 여러 교회들의 청빙 공고를 보면 원하는 인재상이 막연하다. 그냥 스펙이 좋은 목회자를 찾는다. 그런 교회일수록 청빙 후 얼마 되지 않아 "이 사람이 아닌가벼"라며 서로 헤어질 확률이 높다.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 그룹의 컨설팅을 통해 현재의 상태와 미래에 대해 진단을 받아보면 어떨까? 그런 후에 거기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나서는 게 맞을 것이다.

셋째, 후임 목회자는 그와 함께 오래 살아가야 할 세대와 잘 맞아야 한다. 곧 은퇴할 60대 장로들이 선택한 후임 목회자가 과연 30, 40대 젊은 교인들에게도 적합할까? 후임 목회자는 다음 세대를 위한 대안이 돼야 하니, 젊은 세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그리고 교계 정치꾼들의 청탁이나 교회내 권력자의 전횡을 철저히 뿌리쳐야 한다.

넷째, 담임목회자의 실패는 교회의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목회자가 어느 한 분야만 탁월할 때 넘어지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설교는 잘 하는데 윤리의식이 부족하다든지, 학력은 좋은데 사회성이 부족하다든지…. 특히 교회 규모를 키우는 능력만 강한 '목회기술자'를 경계해야 한다. 의자의 네 다리처럼 영성, 인성(인품), 지성, 사회성을 골고루 갖춘 목회자라야 교회와 교인들을 안정 속에서 건강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끝으로, 좋은 인재를 청빙하려면 전임자가 아름답게 퇴장해줘야 한다. 그런데도 은퇴를 하면서 후임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은퇴를 하고도 여전히 목회에 영향을 끼쳐 후임자를 어렵게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규모가 큰 교회의 개척 목사들에게 그런 경향이 심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역량을 발휘할 수가 없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그랬듯이, '이 교회는 내 것'이라는 생각을 접고 후임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떠나주는 게 좋다. 순리를 따르지 않고 인간적인 생각을 앞세워 역행하는 행위가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의용 장로
국민대 교수


이의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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