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행복도 '로맨스' 아닌 '우호감'이 높인다

이경남 기자l승인2017.05.19l수정2017.05.24 09:36l3091호 l조회수 : 2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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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2(둘)이 1(하나)'가 되는 날이라는 의미로 가정의 기초가 되는 부부가 서로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가정을 잘 지켜나가라는 취지로 2003년 국가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그러나 사이좋은 부부관계,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2016년 한해동안 우리나라 이혼건수는 10만 7000여 건에 달했다. OECD 35개국 중 아시아권에서 이혼률 로 1위를 기록하는 수치이다. 결혼생활을 오래 유지한 중장년층의 이혼도 증가해 이혼평균연령은 남자 47.2세, 여자 43.6세였다.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졸혼(결혼을 졸업한다)'을 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자녀를 출가시킨 황혼기 부부가 별거하거나 삶의 공간을 분리해 서로 간섭하지 않는 남남처럼 지내는 생활을 추구하기도 한다.
 
왜 이렇게 많은 부부들이 배우자와 친밀함을 유지하기 어려운 걸까?
 
가족치료전문가 이인수 교수(이인수심리삼당연구소 소장ㆍ동안교회)는 가장 큰 이유로 부모로부터 좋은 부부상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높은 관계만족도를 가진 부부의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부모를 통해 좋은 관계에 대해 학습하고 체득할 수 있다"며, "역기능 가정의 자녀들은 좋은 부부상을 배우지 못해 자신의 부모와 비슷한 수준의 부부관계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뇌의 미상핵에서 분비되는 '사랑의 묘약'이라 불리는 도파민은 기쁨의 감정을 최고조에 달하게 한다. 이 시기에는 상대의 모든 것을 용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결혼 후 생활을 공유하다보면 작은 일에도 큰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이인수 교수는 "'사랑의 감정'이 결혼의 가장 큰 이유가 되선 안된다"며, 미혼이건 기혼이건 배우자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구청의 가족지원센터, 교회, 기관에서 운영하는 부부학교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이 교수는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는 가장 좋은 비결로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것"을 꼽았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성이 남성에게 의존하는 성향, 남편이 아내에게 군림하려는 성향이 없어지진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일심동체 보다 따로, 또는 함께 보내는 시간을 누리며 우정을 쌓아가는 부부가 행복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부관계는 단순히 이성관계의 차원을 넘어 60여 년을 함께 보낼 삶의 동반자로서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 부부치료사인 존 가트만 박사는 행복도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부들의 비결을 찾기 위해 배우자의 외모, 성격, 직업, 소득, 나이, 거주지, 갈등주제, 유머, 자녀 수 등 다양한 요인을 분석했으나 관련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오랜 관찰 끝에 찾아낸 부부의 행복비결은 사소한 일상에서 긍정성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상대가 말할 때 대꾸를 잘 해주거나, 잘 바라보는 등 상대의 말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고 호응을 하는 것이 행복도를 높이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가트만 박사는 부부관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애정, 열정, 로맨스가 아닌 '우정'과 '우호감'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문제, 싸움, 갈등이 없는 관계는 없다. 행복한 부부의 비밀은 일상에서 서로에게 우호감을 높이고, 갈등을 부드럽고 예의있게 다루는 것이다. 뇌연구에 따르면 습관이 형성되는 데는 평균 21일이 걸리고, 자동화되기까지는 대략 63~100일이 걸린다고 한다. 부드러운 말투, 상대의 장점 발견하기, 공감하며 들어주기 등 배우자와의 지상에서 천국같은 '백년해로'를 위해 100일을 투자해보면 어떨까?
 


<화목한 부부가 되기 위한 10계명>
1.취미에 투자하라-같이 할 수 있는 취미를 갖게 되면 대화도 늘고 이해도 깊어진다.
2.작은 성의를 투자하라-자주 함께 장을 보러 가거나, 가사를 함께 하라.
3.격려하라-상대방의 생각, 외모, 태도 등 기운을 복돋는 말을 자주 하라.
4.매일 한끼는 함께 식사하라-아무리 바빠도 식사를 함께하도록 노력하라.
5.글로 표현하라-칭찬, 고마움 등을 편지나 메모로 나타내는 것은 말과는 다른 기쁨을 줄 수 있다.
6.외식하라-외식은 기분전환, 일상의 반복된 가사를 벗어나게 해주는 의미가 있다.
7.여행하라-타지로 떠나는 일은 기대감과 새로운 경험을 쌓는 과정을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
8.유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라-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 자유분방하게 대처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9.일상을 즐겨라-욕심을 줄이고 작은 일에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에겐 주어진 상황이 다르게 보이고, 스트레스도 적다.
10. 기념을 장식하라-생일, 결혼기념일, 특별한 날 등을 챙기는 것이 곧 신뢰와 애정을 쌓아가는 방법이다.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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