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육 개혁, 다시 점검한다 (6)영성 교육

영성 훈련, 다양한 기회 필요하다 백상훈 교수l승인2017.07.04l3098호 l조회수 : 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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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훈 교수
한일장신대학교

"영성이라고 하지 말고 영썽이라고 하세요. 영성이라고 하면 힘이 없게 들려요. 영썽, 힘이 느껴지지 않아요?" 

얼마 전 어떤 분에게 인사하고 소개한 후 들은 화답이다. 재밌고 인상적인 화답이었는데 이 화답은 몇 년 전 신학대학원 경건심화훈련을 맡게 되어 교내 회의를 하게 되었을 때 관계자로부터 들었던 제안과 일맥상통한다. 

"목회 후보생들이 영성 훈련을 통해서 '능력'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능력이라 함은 모종의 은사를 말하는 것이었다. 영성은 '성령의 힘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삶의 전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능력'의 체험과 함양이 영성 교육/훈련 중 일어날 수는 있지만 그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을 수는 없는 것 아닐까.

신대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이 영성과 관련되지만 이 글에서는 '경건훈련' 혹은 '영성 훈련'이라는 명칭 아래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한정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훈련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예배와 기도회를 통한 훈련, 3일간의 수련회, 영성 관련 교과목을 통한 교육이다.

첫째, 신대원 학생들은 주 2~3회 주간예배에 의무적으로 참석하고 재학 중 한 학기 동안 생활관(기숙사)에 의무 입사하여(호남신대, 한일장신대 제외) 새벽기도회에 참여하고 공동생활을 체험한다. 주간예배와 새벽기도회는 정기적인 예배와 기도생활을 통한 하나님과의 관계 형성을 훈련하는 기회로, 생활관 입사는 공동생활 중 공동체 규칙의 내면화와 동역자와의 건강한 관계 형성을 훈련하는 기회로 활용된다. 장신대와 영남신대 등의 학교에서는 새벽기도회 외에도 주 2~3회 저녁 경건회와 주 1회 공동체 모임을 갖는다. 호남신대는 주 1회 말씀묵상 기도회, 월 2~3회 침묵기도 혹은 떼제 형식의 기도회를 오후 시간에 제공하고 있다. 

둘째, 말씀의 묵상과 내면의 성찰은 목회자의 기본적인 소양이자 직능인바 이를 함양하는 2박 3일간의 수련회는 대부분의 신학교에서 의무 시행하고 있다. 이 수련회의 특징은 말씀의 묵상, 침묵, 그리고 영적 지도이다. 수련회 기간 동안 참가자는 주어진 성경본문을 천천히 곱씹는 식으로, 되풀이해서 묵상하면서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 안으로 깊이 들어간다. 

참가자는 수련회 기간 내내 침묵으로 초대되는데 이를 돕기 위하여 1인 1실 혹은 2인 1실의 숙박 공간이 제공된다. 그리고 영적 지도는 담화를 통한 영적 안내를 가리키는 현대 기독교 영성학의 고유한 분야로서 지도교수 1명에 학생 2~3명이 한 그룹이 되어 이뤄지기도 하고 지도교수 1명이 학생 1명에게 영적 지도를 주는 방식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보통 1학년 때 참여하는 이 수련회를 통해서 목회자 후보생들은 하나님과의 사귐 가운데 목회자로서의 소명을 재확인한다.

셋째,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 체험과 이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포함하므로 정규 커리큘럼 내 다양한 교과목(필수 아닌 선택)을 통해서 신대원의 영성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성과 목회, 영성 훈련의 이론과 실제, 영적 지도의 이론과 실제, 성경과 기도, 영성 고전 산책 등의 교과목이 그것이다. 

아쉽게도 전공 전임교수가 없는 학교에서는 현대 영성학의 흐름과 부합하는 이와 같은 교과목들이 제공되지 않거나 다소 빈약하게만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교단 내 신학교에서 '경건훈련' 또는 '영성 훈련'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영성 교육의 특징은 현대 기독교 영성학에서 다루는 이론과 실제를 상당히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도와 묵상, 영적 지도, 그리고 영성 수련회, 이 세 가지는 현대 기독교 영성학의 주요 실천분야인데 교단 내 신대원 영성 교육은 각 학교의 시스템과 한계 안에서 이를 성실하게 구현해오고 있다. 영성교육의 방향과 관련하여 세 가지 고려사항을 언급하면서 이 글의 매듭을 짓고자 한다.

첫째, 공동생활 가운데 함께 모여 기도하고 묵상하며 삶을 나누는 일은 공동체적 영성의 함양과 묵상의 삶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인데, 여기에 공동노동이 더해진다면 좋을 것이다. 학교 자체적으로 혹은 다른 기관(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농촌교회 등)과 연계하여 농장을 운영함으로써 목회자 후보생들로 하여금 노동과 연계된 영성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식으로 말이다. 

둘째, 각 학교의 교수진에 의해서 제공되는 다양한 형태의 묵상과 기도 프로그램을 학점 혹은 Pass/Non-pass 과목으로 지정하여 운영한다면 좋을 것이다. 이는 생활관 입사자들이나 3일간의 수련회 참가자들로부터 종종 들려오는 보다 심화된 묵상과 기도의 기회에 대한 요청에 응답하는데 효과적이리라 본다. 묵상과 기도 프로그램이 꼭 영성 전공교수에 의해서만 제공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을 것이다. 영성 전임교수와 다른 전공교수간의 협업은 신대원의 영성 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가령, '시편을 통한 영성 형성', '생태신학과 영성' 등의 주제로 여러 분야의 전공교수들이 함께 수련회를 개설해 보는 것은 어떨까.

셋째, 목회자 후보생의 영성 교육은 인성 교육과 떨어질 수 없는바 학교와 교단에서는 좀 더 포괄적인 차원에서 영성 교육을 구상하는 게 필요하다. 각종 상담과 심리치료를 신대원의 영성 교육에 포함시키고, 영적 지도와 상담에 은사가 있는 교회 목회자들이 신대원생의 일대일 멘토로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목회자 후보생들이 좀 더 넓게 세계와 교감할 수 있도록 인문학과 예술활동을 교육과정 안에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지 않을까.


백상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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