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마을의 학교에 '무관심'… 청소년 복음화율 뚝

10대 종교비율 12.5% 감소 … 교목실 재정 부족, 졸업시 복음화율 저조로 나타나 이수진 기자l승인2017.07.24l수정2017.07.24 13:30l3101호 l조회수 :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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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교들조차 종교교육은 종교 일반에 대한 학문적 접근으로서만 '종교학'을 가르치도록 강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독사학이 설립 이념을 따라 적극적으로 기독교교육을 실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10년 전에 비해 10대 종교인구 비율이 12.5%나 감소했다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가 말해주듯이, 요즘 세대들에게 종교는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 선교의 최후의 보루인 학교가 더이상 무관심의 대상이 돼선 안된다고 교육현장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신입생 중 40%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기독교학교에 와서 여러가지 종교 활동들을 접하다가 졸업할 때쯤 되면 60~70% 정도의 학생들이 크리스찬이 되었죠. 하지만 지금은 반토막은 커녕 신입생 중 크리스찬이 10%도 안되는 실정입니다."


교단 산하의 기독사학 중 하나인 영신여자고등학교 교목실장 손승락 목사가 전하는 요즘 학교 실정이다. 10년 전엔 학교를 졸업할 즈음이면 60~70%되던 복음화율이 지금은 20~30%로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 내에서도 비신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됐다.

 

▲ 지난 7월 18일 서울 노원구 소재 영신여고에서 열린 학원세례 식. 이날 학원세례식은 기독교학교후원회와 서울동노회 여전도회연합회가 후원해 드려졌다.
▲ 영신여고 학생들이 적은 묵상 기록.

영신여고는 주1회 예배와 1, 2학년에게 종교수업을 1시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요구에 의해 '종교'와 '철학'을 복수선택하게 하는데, '길을 묻는 철학, 대답하는 성경'이라는 부교재를 자체 제작해 철학시간에도 함께 사용토록 하고 있다. '참된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학교의 첫 번째 헌장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철학시간에도 성경을 배울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이 구입하는 검인정 교재가 되려면 종교 내용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부교재는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교목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부교재를 언제까지 공짜로 나눠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손 목사는 토로했다.


교목실의 재정 부족은 또 다른 현상으로도 나타났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매일 묵상 기록 책을 올해부터 직접 구입하도록 했더니 단박에 참여 인원수가 대폭 줄었다.


"1200명 전체 학생 중에 한 학기에 800~900명이 참여할 정도로 참여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성실히 묵상을 기록하면 인성교육 수료증을 주고, 학생부에 기록도 가능했으니까요. 한 학기중에 100일을 묵상기록을 남기기를 3년 쯤 하다보면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금년 1학기에 수료한 아이들이 120명으로 대폭 줄었네요." 교목실 또 다른 관계자는 울상지었다.


매년 100여 명 씩 학원세례를 주었는데, 올해 들어 28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학원선교의 최일선에 서 있는 교목실은 삼중고로 힘들다. 사립학교 교원으로서의 책무 외에도 변화하는 학교 현장 속에서 청소년 복음화율을 높이기, 동료교사들의 신앙관리, 학교 내 행정처리 등 전방위적으로 신경써야 한다.


"사실 학생들이 학내에서 여러 가지로 종교활동을 하려면 담임교사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목이 학생들에게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지만, 동료 교사들한테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학교 현장에서는 동료교사의 문제가 크다. 설립자가 크리스찬이라 기독사학이라도 형식적으로만 가는 학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의 신앙교육도 교목이 크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학교 법인의 강력한 의지, 학교장의 복음적인 열정, 그리고 교목들의 헌신과 리더십에 행정적 뒷받침이 종합적으로 지원돼야 학원선교가 그나마 진취적으로 가능하다. 시대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외적인 어려움도 내적인 어려움도 크다."

교목실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교목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말했다.


인천에 위치한 인성여자고등학교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경우다.

몇 년 전부터 1, 2, 3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종교학'을 교양필수로 가르치고 있다. 교육부가 2013년 12월 일부 개정 고시한 '초ㆍ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중 '학생의 학교 선택권이 허용되는 종립학교의 경우 학생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단수로 개설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인성여고 교목 조정열 목사는 "또 법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하지만, 학교법인의 강한 의지와 학교 구성원 모두의 뜻이 모아져 '종교학'을 단수로 개설하게 됐다"고 전했다.


교단의 교목전국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조 목사는 "교육과정 등은 정부가 정하는데 대정부 차원의 협의가 필요한 일은 개 학교나 개인 교목이 할 수 없다. 대정부 차원의 창구가 교단 안에서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하며, "일반적으로 청소년 복음화율이 5% 미만이라는 통계가 나오는 상황이다. 교단이 기독교학교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기독교학교의 구체적인 상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심도있는 연구가 정책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기독사학에 대한 교단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대광고등학교는 지난 2004년에 발생한 '강의석 사건' 이후 중단됐던 학원세례를 다시 재개하려는 계획 중에 있다. "숫자에 매이지 않고, 그저 한 어린 영혼이라도 그리스도에게로 이끌 수 있길 바란다"며, 조심스럽게 소식을 전하는 대광고 관계자의 말 속에서 학원선교의 어려움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학생들의 영혼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언제 싹을 틔울지는 하나님만 아신다. 졸업 후 어느 인생길을 가다가도 기독교학교에서 느꼈던 따뜻한 품을 기억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준다면 감사한 일이다.


교목들은 "열매가 눈 앞에 드러나지 않는 다고 조급해 하지 말고, 언젠가 꽃을 피울 영혼들에게 전국교회가 좀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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