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결정판

박만서 기자l승인2017.08.09l3103호 l조회수 :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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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박찬주'라는 이름이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 순위의 상위권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좋은 일로 이런 일이 있다면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 '갑질'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건 때문이다.

'박찬주'라는 분은 어깨에 별 4개가 올라간 대장이다. 군에서 서열 3위에 오른 인물로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성공한 인물이다. 같은 군인이라면 얼굴 한번 올려다보기 조차 힘든 그런 분이다. 그런데 이분이 좋은 일은 커녕 그렇지 않은 일로 세상에 이름이 알려졌으니 참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지휘관들에게는 공관병이 배정된다. 이러한 것이 있다는 것 또한 일반인들은 박찬주 대장 갑질 의혹이 알려지면서 처음 알게 되었을 것이다. 군대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보직을 두고 아무나 갈 수 없는 '꽃보직'이라고 기억할 것이다. 장병들의 부러움을 사는 보직 중 하나가 지휘관의 공관병이다.

그런데 이번 박 대장의 사건에서 밝혀졌듯이 모셔야 하는 지휘관에 따라서는 꽃보직이기는 커녕 자살까지 생각해 볼 정도로 힘들고 고된자리가 될 수 있다.

이번 박 대장 사건을 통해 또 다시 기독교를 향하는 시각이 따가워졌다. 우리 사회에 주목을 받을 만한 고위층의 사건이 벌어지면 기독교계에서 하는 말이 있다. "혹시 기독교인 아닐까?" 그런데 이번 사건 또한 당사자 부부가 교회생활을 열심히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기독교계는 또다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게 됐다.

이쯤되면 기독교계가 나서서 공개적인 사과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보다, 박 대장의 이야기를 끌어 내기 전에 한국 기독교계는 고개를 숙여야 할 일이 더 많다.

단순히 이번 박 대장의 사건에 비춰 볼 때 '과연 한국교회의 목회자 세계는 어떠한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 목회자들 사이에 우스개 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이라는 질문에 일반적으로는 "냉장고 문을 연다, 코끼리를 넣는다, 문을 닫는다"라고 답을 한다. 그러나 목회자 사이의 정답은 "부목사에게 시킨다"이다.

부목사는 1년마다 노회의 허락을 받아서 시무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임지를 구하기 전에는 현재의 자리를 고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일 예배에서 회중들 앞에 아무런 영문도 모르는 부목사를 세워 놓고, "오늘부로 사임하셨습니다. 인사하세요"라는 당회장 목사의 말 한마디로 사역을 정리했다는 목사들의 후일담이 비일비재하다. 담임목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교인들로부터 하루 아침에 버림을 받기도 한다. 3년마다 연임청원을 해야 하는 담임목사를 교회에서 청원결의를 해 주지 않아 자동적으로 사임하도록 하고, 위임 청원을 미루다가 그냥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갑질'이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공개되지는 않지만 교계에서도 이러저런 이유로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우리 사회의 '을'의 위치에 있는 약자들을 위한 관심과 함께,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갑질에 대해서도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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