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종교개혁, 500년 지나도 한국교회서 계속된다

화해, 거룩, 세상속으로 … 교단 주제가 말하는 개혁과제 박만서 기자l승인2017.10.26l수정2017.10.26 18:07l3112호 l조회수 :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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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독일의 비텐베르크에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기를 원하며, 벽보를 붙인 것이 시발점이 되어 시작된 개혁의 목소리가 500년이 지난 오늘까지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종교개혁의 조짐은 이미 500년전보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득권 세력에 저항하며 화형대에 서야 했고 단두대에 올라야 했던 수많은 개혁자들은 이름 조차 남기지 못하고 종교개혁의 기점이 된 1517년 10월 31일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렇게 선각자들의 피로 세워진 교회는 유럽으로 확대되고, 아메리카로 건너가 태평양을 건너 130여 년 전에 한반도에까지 이르렀다. 13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기독교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까이에 이를 정도로 놀라운 양적 성장을 보인 한국교회는 세계교회들로부터 때로는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도 잠시, 한국교회 현주소는 '종교개혁 당시와 유사하다'는 비관적인 평가를 받으며, 개혁이라는 단두대에 올랐다.

#개혁 단두대에 오른 한국교회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는 100회 총회를 시작하면서 서서히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연대기적 화두를 내세워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100회 총회의 주제는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고린도후서 5장 18~21절, 창세기 33장 1~4절)로 갈등 속에 있는 한국교회가 화해의 길로 돌아설 것을 강조했다. 즉 개혁의 주제가 '화해'에 맞춰졌다. 100회기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매년 늘어가는 총회내 소송건을 지적하며, 치유와 화해의 때가 이르렀음을 강조했다.

채영남 총회장은 주제와 관련된 설교에서 "제200회 총회를 향한 100년은 또 다른 도전과 고난의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낭만적인 기대는 버려야 한다"라고 전하며, △민족의 평화적 통일이 쓰나미처럼 임할 수 있을 것 △경제적으로 IMF사태나 서브 프라임 위기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을 것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 생태 위기의 삼중고가 한꺼번에 닥칠 수 있을 것 △가정과 결혼의 순결한 보전이 어려울 것 △한국교회의 교세가 줄고 재정적 어려움이 닥칠 것 등을 나열하며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가 발아래 놓여 있음을 제시했다.

100회기 총회는 주제해설을 통해 "한국교회는 성령의 역동적 힘을 잃어가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신뢰를 많이 잃어 버렸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결과로 "맘몬주의, 금권주의, 맹목적 성장주의, 교권주의 등은 교회 안에서 영적 정체성을 불러왔다"면서 개혁해야 할 과제 등을 나열하기도 했다.

또한 화해는 남북한의 문제로 정의했다. 주제해설에서 "남한의 교회들이 어려움 중에 있는 북한의 형편을 잘 살펴서 섬기는 마음으로 사역을 전개해 갈 때 민족의 통일을 이루고 통일 한국교회의 모습으로 거듭나서 세계 선교와 평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교회와 민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100회기의 주제 '화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인 2017년이 시작하는 101회기로 이어지면서 '거룩'으로 새롭게 설정됐다. 101회기 총회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로마서 1장 17절, 레위기 19장 2절)로 주제를 정하고, 한국교회가 개혁을 통해 거룩한 교회로 나아갈 것을 강조했다. 즉 종교개혁의 해 주제가 '거룩'에 맞춰진 것이다.

# 개혁과제, 화해에서 '거룩'으로

101회기 총회장 이성희 목사는 주제 설교를 통해, 첫째 우리교회가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야 하며, 둘째 우리교회가 거룩한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며 '성경'과 '거룩'을 개혁의 주제로 소개했다. 특히 거룩한 교회를 강조한 이성희 총회장은 "우리가 거룩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거룩하기 때문이고, 우리에게 거룩하라고 명령하시기 때문"이라면서 "거룩한 백성이 거룩한 교회를 만든다"고 단언하며 교회 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존 스토트가 말한 "교회는 이미 거룩하며 아직 거룩하지 않다. 교회는 거룩해 졌으며 거룩해 지라고 부르심을 받는다"를 인용해서 소개하고, "거룩함이 교회가 교회되게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를 맞이한 우리교회가 다시 거룩한 교회로 거듭나서 실추된 영성과 교회의 권위를 회복하고 민족과 세계의 등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이성희 총회장은 종교개혁에서 루터는 이론을 제시했다면 칼빈은 실천을 강조하며 행동을 보였음을 설명하면서 장로교회는 루터를 넘어 칼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101회 총회는 주제 해설을 통해서도 "개혁의 시발점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국교회 내의 문제로 여기고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어떤 건강한 영향력을 줄 수 없다"면서 교회가 하나님과 세상을 연결하고 중재하는 화해자의 역할로서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며, "교회가 다시 화해자로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기본적인 본성인 거룩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때"임을 강조했다.

한편 101회 총회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선언문이 발표됐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과 말씀의 거룩성 회복 △믿음 생활의 거룩성 회복 △교회의 바른 운영과 관리 △교역자의 거룩성 회복 △치리기관과 교회연합기관의 거룩성 회복 △전문 기관의 바른 사역 △예배의 거룩성 회복 △전도와 교회의 부흥 △선교와 세계교회를 섬기는 일 △사회봉사의 바른 방향과 모색 △사회운동의 거룩성 회복 △다음 세대를 잘 양육하는 교회 △노인을 공경하는 교회 △거룩한 생활 규범 등 14 주제로 나누어 루터가 제시한 반박문 95개 조항을 본따 95개의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 '실천의 다짐'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는 세속화된 세상 가운데서 '다시 거룩한 교회로' 돌아가야 할 것을 통감한다"고 선언하고 10개항의 실천 과제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101회 총회는 증경총회장단 이름으로 과거의 죄책을 고백한 데 이어, 총회장 이성희 목사와 총대 전원의 이름으로 '우리의 고백과 결단'이라는 제목의 고백문을 발표했다. 특히 증경총회장단은 '죄책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신사참배를 가결하고 세상을 바라보며 세속적인 금권과 교권, 하나님 앞에 영광을 돌리지 못하고 사회의 비난과 비판을 받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한 후 "이 모든 잘못을 증경총회장인 우리들의 잘못이라는 죄책감을 금할 수 없어 하나님과 교회 앞에 회개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발표된 총대들의 결단에서는 "총회 역사의 새로운 세기를 종교개혁 500주년과 함께 시작하면서, 우리 자신의 죄악을 통회자복하는 진실한 자기개혁이 선행되어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애통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허물과 죄를 회개하오니 긍휼을 베푸시는 주님! 우리를 용서하시고 새롭게 하소서!"라며 스스로 개혁할 것을 고백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거룩성' 회복은 2017년 10월 31일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을 맞이하는 102회 총회에서 교회 내면의 개혁과 함께 교회가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요한복음 3장 16~17절, 창세기 12장 3절, 마태복음 9장 35절)를 주제로 정하고, 거룩한 교회 즉 지속해서 개혁하는 교회가 지역 사회로 목회의 범위를 넓혀갈 것을 선언했다.

102회 총회는 주제해설에서 "제101회기 총회 주제를 '다시 거룩한 교회로'로 정했다. 세상을 섬기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거룩해져야 한다는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서였다"고 평가하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102회기 총회 주제를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로 정함으로써 거룩한 교회가 해야할 과제를 이른 바 세상을 섬기는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역할에서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마을목회' 개념에서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우리 102회기 총회가 다시 거룩한 교회의 비전을 새롭게 하여 한국사회와 지역사회, 마을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증언하는 '마을목회'를 통한 빛과 소금의 공동체로 부르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의 주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 '마을목회' 통해 하나님 나라 증언

이와 관련해서 102회기 총회장 최기학 목사는 "마을이 우리 교회이고, 마을 주민이 우리 교인이다"라며 교회 건물과 울타리에 갇힌 교회가 아니라 막힌 담을 헐고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했다. 최기학 총회장은 이를 '마을목회'라고 규정하면서 교단 산하 전국교회가 마을목회를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최기학 총회장은 주제 설교를 통해 "거룩한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다. 교회의 본질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그 이유에 대해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시기 때문 △세상도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 △하나님이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시기 때문 등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이러한 102회기 총회는 총회 회무를 마친 다음날 첫 업무를 시작하면서 마을목회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경기도 부천시 약대동에 위치한 새롬교회를 방문하며 마을목회를 향한 총회 차원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100회 총회부터 '화해', '거룩'으로 개혁의 키워드를 제시한데 이어, 올해 102회 총회에서 개혁하는 교회가 나아가 실천해야 할 과제로 '마을목회'를 선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자기개혁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제 연대기적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무리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이 때, 교회가 교회 다워지기를 교회 안팎에서 기대하며, 한국교회를 바라보고 있는 따가운 시선을 한국교회는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개혁은 완료형이 아니라 지속해서 진행되는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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