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문화 선도하는 기업

(주)향기내는사람들 히즈빈스 카페 최샘찬 기자l승인2017.11.06l수정2017.11.08 10:52l3114호 l조회수 :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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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을 전문가로 양성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기업이 있다.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을 카페의 전문적인 바리스타로 교육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의 증상도 완화시키는 일이다. (주)향기내는사람들의 '히즈빈스 카페'가 이러한 일을 감당하고 있다.

히즈빈스는 2009년 9월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 9월 27일 13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총 직원 80여 명 중 45명의 장애인 바리스타와 4명의 탈북민을 채용해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책임지고 있다.

장애인 바리스타가 일하는 카페. 취지는 좋지만 커피의 질이나 고객 응대 서비스는 일반 카페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 쉽다. 하지만 히즈빈스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린다.

단맛 중심의 커피를 생산하는 히즈빈스는 한국커피학회 회장에게 받은 컨설팅보고서에서 '로스팅한 커피 최고의 맛' 평가를 받았다. 물론 그 커피는 장애인 바리스타가 로스팅한 것이다.

또한 히즈빈스 카페엔 어디에도 '장애인' 이란 단어는 없다. 고객들에게도 알리지 않는다. 어느날 장애인 바리스타가 일한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보고 온 손님이 물었다. '여기 어느 분이 장애를 가진 바리스타이신가요?' 이 질문을 받은 장애인 바리스타는 당당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제가요'라고.

히즈빈스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은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을 앓는 정신장애인이다. 중앙정신보건지원단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정신장애인이 3개월 이상 직업을 유지하는 비율은 18.4%, OECD 국가 통계는 50%이지만 히즈빈스 내에선 95%이다.

이와 같은 수치는 장애인 1명에게 지역사회의 7명이 연결돼 있는 '다각적지지시스템' 덕분이다. 정신과 의사, 교수와 대학생자원봉사자, 사회복지사, 지역교회 목사, 카페의 매니저와 대표 등이 장애인 한 명을 관리한다. 이들은 매일 카페 매니저가 적는 업무일지를 공유하고 여러움을 겪는 장애인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조치를 취한다.

이와 관련해 히즈빈스 임정택 대표는 "정신장애를 가진 선생님들에겐 30, 40년 동안 비장애인 친구가 없었다. 이들이 비장애인 대학생 친구들과 밥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영화도 보며 함께 시간을 보낸 결과, 장애인 선생님들의 사회성은 높아졌고 어려움이 생길 때 친구가 옆에 있어서 직업유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히즈빈스에서 1명의 장애인을 바리스타로 완벽하게 교육시키고 적응시키는 데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히즈빈스는 수익 100% 재투자 원칙을 고수한다. 수익이 발생하면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한 금액을 사업확장과 고용 등에 재투자하는 것이다.

자신도 월급을 받는다는 임 대표는 "회사가 지켜야할 중요한 가치를 위해 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면서 "자금의 힘 때문에 경영권이 흔들리면 장애인 선생님들 관리에 소홀해질 것"이라며 경계한다.

히즈빈스는 이들의 교육을 위해 내년에 가상현실 직업교육장을 열 계획이다. 임 대표는 "장애를 가진 분들은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반복학습이 중요하다"면서 "가상현실 교육을 통해 집과 병원에서 히즈빈스 카페 내부와 고객이 들어오고 커피 제조과정을 지켜보면 2년의 적응 기간이 6개월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히즈빈스는 장애인 고용 문화가 지역사회로 전파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지키지 못해 지난해에만 징수된 부담금이 4181억원에 달한다. 현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3%, 50명 이상 민간기업은 2.7% 이상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의무고용제도에 대해 임 대표는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지만 장애인 고용과 관리에 관한 지침과 노하우가 없다"면서, "기업들도 채용과 관리를 해보았을텐데 특이사항 등을 잘 모르니 힘들었을 것"이라며 제도의 맹점을 지적했다.

히즈빈스는 이러한 기업들을 위해 컨설팅을 해주며 장애인 고용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임 대표는 "히즈빈스와 함께 하면 매년 부담금 등 비용을 대폭 줄이고 장애인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임도 감당할 수 있다"면서, 장애인 교육이나 채용과 관련해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한다.


# "편견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이 땅에 모든 장애인들은 어떤 장애를 갖고 있든 각자 재능과 능력이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면 충분히 일하고 자립할 수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그들이 자립하도록 돕고 또 모든 기업들이 이들을 채용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히즈빈스 임정택 대표의 명함엔 말씀 한 구절이 적혀있다.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 임 대표는 이 말씀을 품고 6개월 동안 무작정 작은 자를 찾아 다녔고, 장애인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그의 편견이 깨졌다.

편견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임 대표는 "장애인 선생님들이 원하는 것은 똑같이 대우받고 함께 밥 먹고 놀고 예배드리는 것인데, 세상은 그들을 따로 둔다"고 지적하며, "무조건 섞여야 한다.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옆에서 붙어서 예배드리고 밥을 먹어야 장애를 가진 분들도 사회성이 높아지고, 비장애인들도 편견이 깨질 것이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교류를 강조했다.

또 그는 "커피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장애인들이 이 땅에서 일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은 도구가 된다. 이것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이 세상에 필요한 일이며 반드시 돼야만 하는 일이다"라며, 그들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임정택 대표는 "대한민국의 300만명, 그리고 전 세계의 10억명의 장애인들이 있다"며,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비전을 설명했다.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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