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십자가의 길

김계원 목사l승인2017.12.05l3118호 l조회수 :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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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존경하는 목사님이 '배형규 목사가 부럽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배 목사님은 선교지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딸을 남겨놓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평소 주님의 십자가를 가슴에 품고 살았던 까닭일까? 배 목사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길을 따라가셨다.

부목사로 섬겼던 시절의 일이다. 어느 구역에서 구역예배를 인도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달려갔다. 설교 중에 '나는 예수님을 닮은 목사가 되고 싶다'는 말씀을 전했다. 그런데 갑자기 연세 드신 한 권사님께서 '그게 어디 쉽습니까?'라는 돌발발언을 하셨다. 순간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다행히 웃어넘길 수 있었다. 벌써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그 권사님의 말씀이 내 안에서 떠나지 않는다.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주님이 가신 그 길을 숙연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한다. 과연 나는 주님을 얼마나 닮았는가?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고 있는가?

토마스 아 캠피스는 그의 고전에서 "거룩한 십자가의 길과 그리고 날마다 스스로 죽는 것 이외에는 생명에 이르는 길도, 내면의 진정한 평화에 이르는 길도 없다"고 했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명언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주님이 가신 그 길을 우리 역시 걸어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진리이다.

교회 개척 초기에 나름 열심히 전도를 했다. 어느 날인가 전도하는 일이 너무나 힘들게만 느껴지고 뜻대로 되지 않자 나도 모르게 불평을 하고 말았다. 바로 그때 내 영혼에 세미한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부흥을 사랑하지 말고 나를 사랑해라' 부흥이라는 거창한 비전 뒤에 목회자의 야망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때 느꼈던 부끄러움과 송구스러움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개혁되어야 할까? 세속적인 야망을 십자가에 못 박고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걷는 데서부터 이루어지지 않을까? 배 목사님이 부럽다는 그 목사님의 말씀이 오늘따라 귓가에 맴돌고 있다.

김계원 목사 / 전의무학교회


김계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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