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벽을 넘어]환경은 살리고 일자리는 늘리고

'에코라이프살림' 이경남 기자l승인2018.01.11l수정2018.01.11 17:50l3123호 l조회수 : 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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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을 탐방한 에코라이프살림 직원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사회봉사부 주관으로 지난해 11월 30일 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 창립대회 및 총회를 열고, 본교단 내 사회적경제기업과 협동조합의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 및 활발한 활동을 도모했다. 이에 본보는 교단 내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과 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해 사회적경제의 의미를 공유하고 한국교회가 이에 참여할 수 있는 역할을 매월 기획을 통해 제시해본다.
<편집자주>

부산 강서구 생곡동에는 특별한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모여 '부산 자원순환 특화단지'를 이루고 있다. 각 기업들의 공통점은 재활용 자원을 순환시키고 이를 통해 수익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단순 매립되는 쓰레기량을 줄여 환경보호 역할을 하는 재활용 관련 업체들이다. 부산시는 '쓰레기 제로도시'를 모토로 이 단지를 설립해 첨단 자원순환시설이 집적된 재활용특화단지를 조성했다.
 
이중 본교단 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의 초대회장인 안하원 목사(OO교회 시무)가 운영하는 '에코라이프 살림'이 있다. 에코라이프 살림은 우리나라 최초의 '1호 재활용사회적기업'으로 부산폐가전회수센터를 위탁경영하고 있다. 대표 안하원 목사는 에코라이프 살림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대부분의 재활용 관련 업체들이 돈이 되는 대형 가전제품만을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추출해 수익을 내기 때문에, 소득이 적은 소형 폐가전제품들은 고스란히 땅에 매립되는 것을 보고 지역 환경단체들과 고심하던 중 시작하게 된 일"이라고 운을 뗐다. 소형가전제품을 그냥 버리면 쓰레기일 뿐만 아니라 매립된 후 분해되기까지 100년 이상 걸려 땅과 물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문제를 초래한다. 안하원 목사는 "이 시대의 자원부국은 땅속에 자원이 많이 묻혀 있는 나라가 아니라 자원순환이 잘되는 나라를 지칭한다"며, "사회적경제기업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익으로 지역의 저소득자, 고령자, 취업이 어려운 사람,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폐가전을 망치로 일일히 부수어 재활용가치대로 분류중인 직원들의 모습.

환경을 위해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시작된 소형폐가전제품재활용사업이지만 운영은 순탄치 않았다. 2007년 노동부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시작해 2009년부터는 사회적기업에게 5년간 지원되는 인건비 및 정책자금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이후부터는 순수한 수익 창출로 인건비를 충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업분량을 기계로 대치하기보다 한 명이라도 더 고용하기 위해 수작업을 고수하며 대용량 파쇄기 같은 기계 도입도 미루던 터라 수지타산을 위한 물량을 생산해내기 어려웠다. 어려운 고비를 수차례 넘기며,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은 운영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어 저소득층, 고령자, 여성, 법적인 문제로 취업이 어려운 사람 등 23명을 고용하기에 이르렀고, 한달에 10톤 정도였던 생산량이 10배인 100톤 가량으로 늘어났다. 에코라이프 살림은 현재 부산 13개 구에서 발생하는 중소형폐가전제품 수거를 2018년 중으로 부산 전역으로 확대해 수거처리하고 30명 고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 내부에서는 고용된 직원들이 버려진 가전제품들을 일일히 망치로 깨부수어 다양한 플라스틱을 그들만의 숙련된 노하우로 종류대로 세심히 분류하고, 또 다시 고철, 구리, 전선 등의 분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안하원 목사는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종류별로 세세히 분류되지 않은 체 함께 처리될 시 하품의 플라스틱 제품인 자동차범퍼, 플라스틱 박스, 파레트로 밖에 재생산될 수밖에 없는데 사람이 일일히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분류해 다음 공정의 재활용업체에 판매하면 고가의 플라스틱 제품으로 다시 태어날수 있다"며, "이것이 진정한 재활용 사업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디자인, 고성능 제품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가 곧 목적이 되어버린 시대에 안하원 목사는 "재활용의 가장 큰 의미는 재사용"임을 강조하며, "가정에서 쉽게 버리기 전에 고쳐쓰고, 자원을 아껴쓰고, 세분화된 철저한 재활용 분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국민 모두가 자원순환의 개념을 갖고 내가 버리는 것들이 반드시 재활용될 수 있도록 버리기 전 깨끗히 세척는 것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소형폐가전 재활용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저소득층이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교회가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늘려가는 데 목표를 둔 기업이 바로 사회적경제기업 '에코라이프살림'이다.

<인터뷰> 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장 안하원 목사

▲ 에코라이프살림 대표 안하원 목사.

"하나님의 일, 교회 안에서만 찾지 마세요!"

사회적경제기업 에코라이프 살림 대표이자, 부산 쪽방상담소 운영, OO교회의 담임목사, 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장 직책까지, 안하원 목사에게 맡겨진 여러 직책과 업무를 감당하기에 하루 24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총회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장을 맡게 되고 난 후 안하원 목사는 한국교회가 지역 사람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문제에 도움을 주고 사회적 공헌도 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실제로 어떻게 운영할 수 있는지 교육과정을 준비중이다. 안하원 목사는 사회적경제를 '지속가능성 있는 기업의 형태로 사회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교회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한다고 할 때 이를 직접적인 선교의 도구로 활용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교회가 또는 목회자가 감당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전도의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회적기업은 모든 분야의 사회경제활동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먼저 교회가 지역의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 회장으로서 안하원 목사는 앞으로 우리 교단 교회가 '1교회 1사회적경제기업'운동이 가능하도록 교육세미나 및 자료집을 배포할 예정이다. 안하원 목사는 "경제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임금을 줄 수 없는 힘든 상황도 겪을 수 있겠지만, 법에서 정한 임금수준 이상을 지불하고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국교회가 사회적경제기업 운영을 통해 교회 밖 사회공익성, 공공성, 사회문제 해결에 개입하고 이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질 때 지역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장신대에서 생명선교 과목을 강의하는 안하원 목사는 미래의 목회자를 꿈꾸는 후학들에게 "하나님의 일은 교회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목회자로서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며, 자신이 열정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하다보면 선교의 영역이 확장되고 그 일이 곧 목회라는 것이다.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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