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미술의 최고봉, 예수 얼굴상

[ 기독미술산책 ] 3. 정관모의 예수상

유미형 작가
2019년 03월 06일(수) 11:18
Jesus Christ(예수상) 18x5x22.5m Corten Steel, 2005
정관모 교수는 조각가이다. 그가 추구하는 예술은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깨달은 만큼 표현하는 은혜의 산물이고, 감사의 발현인 것이다. 그는 우리시대 최고의 조각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현대미술 조각가이며, 기독 조각계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는 평생을 몸담았던 대학을 퇴직한 이후, 2006년 경기도 양평에 사립미술관 'C art Museum' 양평 숲 속의 미술공원을 건립하였다. 미술관은 야외 조각공원과 실내 갤러리 등 5만여 평 부지에 1500여점의 작품들이 소장 되어 있는 규모가 꽤 갖추어진 미술관이다. 자연이 품고 있는 작품들은, 온통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뻐하는 조각품들로 영성 있는 작품 감상 기회를 제공한다. 공원 안쪽 골고다 언덕을 오르다보면 대단한 예수 얼굴상 'JESUS CHRIST'를 맞닥뜨린다. 예수 얼굴상 작품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크기뿐만 아니라 조형미술의 최고봉의 경지이다. 조각예술의 거대함, 육중함과 묵직한 질량감에 숨이 막힌다. 말이 조각상이지 존재감은 거대한 산 자체였다. 낯익은 얼굴상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천국을 소망하게 하는 영험함으로 공기조차 장악했다. 정 교수는 "세상, 천국, 예수를 조형화한 작품으로 예수의 얼굴은 모든 아픔과 두려움을 이겨낸 후 '다 이루었다(요19:30)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23:46)'라고 말씀하시고, 그의 영혼이 떠날 때 온전하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표정을 무표정으로 설정하여 평온함을 추구했다"라고 설명한다. 작품배경은 영광의 후광, 세상을 상징한 4극과 야곱이 기도하며 보았던 천사의 사다리도 있다. 작품을 받치고 있는 좌대는 카타콤을 상징하고 있는데 안쪽에 기도 처소도 있다. 예수의 품속에 안겨 기도하는 것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일평생 돌, 나무, 금속 등과 씨름한 정 교수는 예수상의 재료로 녹슨 형태의 철, 코르텐 스틸(Corten Steel)을 사용했다. '안정 녹'의 진한 와인색과 붉은색의 깊이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형미와 더불어 영성미감이 심오해진다. 유한하고 불완전한 존재가 예수님을 만나 성화 되어 가는 과정을 의미심장하게 표현한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정관모 교수는 기독교적인 주제로 작업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이 없다. 그는 고백하기를 "누구의 눈치도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작업을 한다는 것은 행복이다"라며 만족해한다. 그리스도 제자다운 기품이 느껴졌다. 사순절 기간은 절제의 생활뿐만 아니라,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들으며, 양평의 미술관 예수상을 대면한다면 회심의 전환점도 기대해 봄직하다.



작가/ 정관모

한국미술협회 13대 이사장, 미술인의 날 조직위원장 (2007, 2008, 2014)

수상/보관문화훈장(2010), 서울시문화상(2011)

현재 성신여대 명예교수, C 아트 뮤지엄 대표



유미형

서양화가, 기독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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