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공동체, 미래를 희망하다

[ 주간논단 ]

배경희 사무총장
2020년 10월 14일(수) 10:00
양성평등에 관한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성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누리는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는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차별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여성성과 남성성의 역할에 대해 고정 관념을 가지면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거나 차별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에 보장되어있는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기본권인 양성평등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남녀를 차별하는 법과 제도의 개선뿐 아니라 여성성과 남성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

물론 오늘 우리 사회는 이전과는 다르게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이 따로 있지 않고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하고 청소를 하는 모습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우리의 어머니가 "엄빠"라는 이름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눈여겨 볼 때 일부 교단의 여성목사 안수 문제의 갈등과 한국교회에서의 여성목회자의 위치에 관한 논의들은 여전히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성경에서 남녀는 하나님 앞에서 동등한 인격체며 평등한 존재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속 되어 왔던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가정에서는 물론 사회 곳곳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교회공동체 안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가 어떤지, 교회로 부름받은 우리가 진정으로 드러내야 하는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무엇인지를.

여성을 대하는 교회의 변화는 더디더라도 많이 진전된 것은 사실이다. 우리 교단에서도 여성 안수가 허락된 지 25년이 되었고, 심지어 많은 남자 목사들이나 장로들이 사회변화에 발맞추어 교회에서 설거지나 청소를 하기도 한다. 이전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이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닐 것이다. 여전히 교회공동체의 구조는 남성 중심적이며 교회공동체 내에서의 여성은 정책의 과정에서 소외되고 여성과 남성의 역할은 고정되어 반복되고 있다. 과거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가부장적인 위계질서가 교회공동체내에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일부 기독인들은 그것을 절대적인 하나님의 질서라고 확신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와 함께 교회공동체 내에서도 건강한 양성평등문화를 희망해 봄으로 한국교회가 교회의 변화를 요청하는 이 시대에 부흥하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지길 꿈꾸어 본다. 차별받지 않고 주신 달란트로 다양하게 섬길 수 있는 여성사역을 꿈꾸며 교회공동체 안에서 보다 더 많은 여성의 리더십이 요청되고 인정받길 소망해본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부르심의 길을 보다 자유롭게 찾아가는 여성교역자들을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금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 세상을 살리는 희망 공동체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배경희 사무총장/전국여교역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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