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공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어요"

[ 창간75주년 ] 본보 63년 구독한 임순련 목사를 만나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01월 13일(수) 07:18
본보에서 스크랩한 인물 사진
"정확히 1958년 3월 16일 세례 받은 후 4월 1일부터 한국기독공보를 구독했어요. 그러니 63년을 애독한 셈이지요. 한국기독공보를 정말로 사랑해요. 사랑하다 마다요. 허허(웃음)."

지난 5일 경북 포항에서 만난 임순련 목사(81세, 포항남노회 은퇴). 본보 신문을 스크랩한 자료를 들어 보이며 소년처럼 밝은 미소를 지었다. 임 목사에게 과거 한국기독공보는 '백과사전'이고, 크리스찬에게 꼭 필요한, 없는 게 없는 '만물상'과 같았다. 성경공부 자료가 부족했던 시절엔 말씀을 나누고 성경을 배울 수 있었던 교재로, 목회자가 된 후로는 설교 준비를 위한 지침서로 활용하기도 했다. 나라가 어렵고 교회와 사회가 혼란한 시기에는 성경적 가치관을 통해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나침반이 되기도 했다며 먼 과거를 회상했다.

"세례를 받고 성서신학원에 다니면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뭘 보고 배워 이렇게 착할까?' 곰곰이 생각했죠. 그 고민을 시작으로 성경책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는 교계 신문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게 바로 한국기독공보입니다."

살림 모으는 것보다 기사 읽는 것을 사랑했고, 신문이 주는 정보와 그 안에서 발견한 은혜를 만끽하며 한평생을 살아왔던 임 목사는 여전히 본보를 비롯해 총회 각 교단의 신문 다수를 구독하며 은퇴 후 안락한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국기독공보 만큼은 63년간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구독했으니 한국기독공보 75년의 역사를 있게 한 '찐 애독자'로 불릴 만 하다.
지난해에는 배송 지연으로 한 호의 신문을 제때 받지 못하자 안절부절 하기도 했다. 곧장 지사를 총괄하는 지사장에게 긴급히 연락을 했고, 신문을 신속히 받았다며 감사해 하기도 했다. "매일 한국기독공보 도착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지난해 10월에 배송 사고로 신문이 제때 도착 못 한 일이 있었는데 포항지사 이봉근 지사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개별 우편으로 신문을 신속히 보내주시더라고요. 이렇게 친절하고 고마운 분이 어디 있노? 참으로 감사해요."

인터넷이 발달하고 디지털 뉴스 서비스가 일상화된 지 오래다. 디지털아카이브가 개발되면서 컴퓨터나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지 손 쉽게 옛 신문의 지면을 찾아볼 수 있지만, 임 목사에게 종이 신문만이 주는 기쁨과 추억은 특별하다. 그래서일까. 그는 신문에 나오는 글자 한 자 한 자를 소중히 짚어가며 정독한다. 신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사진은 가위로 오려 보관하고, 교회에서 임직 받은 사람들과 특별한 뉴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보관 노트'에 필기하며 오래도록 기억하려고 애쓴다. '세상에 이런일이'에나 나올 만한 특별한 '아날로그' 습관을 들이면서는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방 곳곳은 신문 자료 등을 가득 채운 박스와 파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인명(人名)을 기록한 노트.
"지금까지 신문에서 오려 낸 인물 사진만 7만 장이 넘고, 인물들의 이름을 기록한 자료는 수 십 권입니다. 하나님께 돌아갈 때까지 계속해서 신문을 볼 거예요. 지금까지 정리한 자료들은 책으로도 내고 싶어요. 수천만 원을 준다 해도 안 바꿀 겁니다."

하지만 임 목사는 디지털 시대, 종이신문이 처한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그는 "우리 총회가 결의한 대로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한국기독공보를 더 많이 사랑하고 구독하면 좋겠다"며 "60여 년 교계 신문을 구독해보니 한국기독공보가 교단지 중 최고 중의 최고이다. 우리 신문, 창간 7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격려했다.

포항KTX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순련 목사는 2021년 새해 계획이 있다. 역사 인근에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쉼터, 교회 공간을 건축해 그곳에서 은퇴 목사들과 친교하며 신문을 통해 얻은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양식은 육체를 건강하게 하지만, 한국기독공보는 우리를 하나님이 주신 양식, 말씀으로 살아가도록 인도합니다. 한국기독공보가 우리 모두를 선하게 인도하길 기도합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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