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회에서 기독교 탈북 여성 목회자의 소명은?"

[ 여전도회 ] 제3회 탈북민 여성 목회자 힐링캠프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1년 01월 20일(수) 09:12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김미순)가 지난 18일 개최한 제3회 탈북민 여성 목회자 힐링캠프에서 백소영 교수(강남대 기독교학과)는 특강을 통해 남한의 윤리와 문화, 사회·교회 내 여성의 포지셔닝 등을 사회학 관점에서 설명하면서, 탈북 여성 목회자들에게 소명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탈북 여성과 관련해 백소영 교수는 "남한으로 경계를 넘어 공산주의가 자본주의로, 전체주의·국가주의가 개인주의·자유주의로 변화를 겪으면서, 남한 사회에서 자본 중심의 화려한 삶과 안전한 핵가족 중심의 삶을 기대할 수 있지만, 남한 시스템이 가진 단점을 간과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한국 사회에 대해 백 교수는 "기독교가 서양의 자본주의와 함께 들어와 좋은 대학에 가는 등 외적 지표를 얻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번영의 윤리가 만들어졌고, 산업자본주의가 1997년 IMF 이후 투자금융자본주의로 바뀌어 핵가족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라며, "생존의 윤리를 습득한 상태로 무비판적으로 번영의 윤리를 받아들이면, 이 사회가 기독교적인가 물을 겨를도 없이 '뒤처지면 안 된다'는 마인드를 가질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남한 여성의 포지셔닝과 관련해 그는 "가정과 교회에서만 활동할 수 있었던 여성은 주체였던 적이 없고 돕는 역할이었는데, 후기-근대 자본주의가 된 후 주체적 성찰이 미흡한 가운데 공적인 영역으로 밀려 나와 바깥일도 하게 됐다"라며, "최근 20대 여성 청년들은 연애와 성관계 결혼 출산 등을 모두 포기하고, 외적인 지표만을 향해 가는 경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관료제 사회는 상위 1%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피라미드형이지만, 재능 사회는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능력과 재능을 서로 살려내는 원형"이라며, "사도 바울이 공동체에 '서로가 함께(kai allelon)'라는 단어를 사용했듯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성을 갖고 서로 세우고 건설하는 질서를 어떻게 이 땅에 세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탈북 여성 교역자의 소명과 관련해 백 교수는 "경계를 넘어오는 치열한 과정에서 겪은 생존의 경험이 지금 다른 방식으로 생존의 벼랑 끝에 있는 분들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과 북의 통일 지점에서 우리가 보편적인 하나님의 계시를 갖고 활동하며 공통분모를 만들어간다면, 함께 일할 지점이 많아지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최샘찬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