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본질·사명 회복 위해 힘 모아야"

총회 주제선정을 위한 1차 심포지엄, 교회의 공공성에 집중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2월 01일(월) 07:26
지난 28일 한소망교회에서 열린 총회 주제 선정을 위한 1차 심포지엄.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종교시설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교회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심포지엄이 열려 공적 복음의 실현으로서의 교회 역할을 모색했다.

총회 주제연구위원회와 에큐메니칼위원회, 마을목회위원회가 지난 1월 28일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 시무)에서 공동 주최한 제106회기 총회 주제 선정을 위한 1차 심포지엄은 총회가 주목했던 복음의 본질과 공적복음에 초점을 맞춘 강연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틀에 갇혀 있지 않고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역동하는 교회의 정체성이 강조됐다. '복음의 본질'에 대해 강연한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교회와 사회가 첨예하게 맞서는 현실'을 경계하며, "방역 정책을 '교회와 예배 소멸을 위한 마귀의 농간'으로 치부하는 극단적 사고는 교회와 국가 모두에게 무익하다"고 강조했다. '로마제국을 바라보는 바울의 시각에 대한 존 바클레이 교수의 통찰'을 소개한 차 교수는 "바울은 로마제국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여러 권력 중 하나 정도로 인식했다"며, "모든 것을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순기능과 역기능을 지닌 '그리스도의 사건'으로 바라봄으로써,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복음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초기 기독교인들은 세상의 도전을 통해 복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구원의 영역도 넓혀 나갔다"며, "한국교회는 스스로의 변혁과 포용 반경 확장 확장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회복해야 할 복음의 본질로는 △이타성과 공공성 △차별을 넘어서는 보편성과 교회 공동체의 통일성 △자기 성찰과 회개의 열매 등을 제시했다.

한편, 공공성 실현을 위한 과제들을 소개한 장신근 교수(장신대)는 먼저 한국교회의 상황을 △신앙적 윤리적 삶의 위기 △권위주의에 기초한 교회의 리더십과 운영방식의 위기 △개교회 중심주의로 인한 위기 △반지성주의와 이성경시로 인한 위기 △사회와의 소통 및 연대능력 상실로 인한 위기 △공적 이슈와 공적 영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 부족으로 인한 공공성의 위기 △교회의 정치세력화 및 정치적 견해 갈등으로 인한 위기로 정리했다.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와 호감이 급감하고 있음을 우려한 장 교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번영복음의 폐해를 꼽았다. 그는 "교회가 하나님이 주신 책임을 망각하고 불의, 불평등, 부패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게 된 원인은 '풍요를 우선시하며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하게 만드는 번영복음'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복음의 온전성 회복을 위한 교회의 공공성 확보 모델로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회개하는 교회 △온전한 신앙과 복음을 지향할 수 있도록 신학적 역량을 강화하는 교회 △대화와 소통의 리더십과 운영을 지향하는 탈성직 교회 △공동선에 헌신하는 공적 공동체로서의 교회 △상생의 생명공동체를 형성하는 디아코니아 교회 등을 제시했다.

발표에 앞서 부총회장 류영모 목사는 "총회가 방향성을 가지고 미래를 계획하려면 세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지금의 위기를 본질과 사명 재확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콥, IM선교회 등 종교기관이 집단감염의 통로로 주목받는 가운데 열린 이날 모임에선 '다양한 사회 지표들을 통해 교단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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