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턱’ 낮은 교회

[ 우리교회 ] 광주유일교회의 마을목회 이야기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1년 02월 22일(월) 10:43
광주 남구 노대동에 '문턱'이 낮은 교회가 있다. 마을은 행사에 필요한 간식과 공간, 차량을 주저 없이 교회에 요청한다. 주민과 교인이 섞여 마을 행사와 교회 프로그램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비기독교인 주민의 추천으로 새신자가 교회를 찾아오고, 교인들은 지역의 필요한 교회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는 전남노회 광주유일교회(남택률 목사 시무)는 지역사회와 함께 꿈을 만들어 가고, 고통과 아픔 등 여러 문제를 공감하기 위해, 지역 경제와 생태계, 문화와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을목회를 실천해왔다.

광주유일교회는 1986년 서구 쌍촌동에서 개척해 지역을 섬기다가, 2009년 남구 노대동으로 이전했다. 이곳에서 광주유일교회가 마을과 처음 한 일은 노대호수 물빛공원에서 매달 열리는 '난장음악회'였다.

난장음악회에서 주민들은 마을의 색소폰동호회, 태권도장 아이들의 시범, 클래식 연주, 가요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경험한다. 가끔 광주유일교회 찬양대도 서지만 명백한 마을 행사다. 남택률 목사는 노대동 주민협의회 소속 난장음악회 위원장으로 섬기고, 교회 성도들은 500인분의 토스트를 구우며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광주유일교회의 '사랑의 토스트'는 마을 축제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부녀회 등 단체가 행사를 앞두고 교회에 전화해 토스트와 음료를 요청한다. 또한 관내 경로당 9곳을 주기적으로 순회하며 김치와 밑반찬, 건강식품을 나눠주고, 암에 걸린 한부모 가정 등 소외계층에 밑반찬을 배달한다. 매년 여름엔 삼계탕, 겨울엔 떡국을 나누면서 따뜻한 인정을 마을에 흘려 보낸다.

마을의 경제에도 관심 갖는 광주유일교회는 마을 축제시 도·농직거래장터와 아나바다장터를 개설했고, 지역사회 식당이용권을 나누며 소비를 활성화시켰다. 3년마다 지역주민 섬김을 위한 바자회도 개최해 이익금 전액을 인근 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또한 마을 생태계 보호에도 앞장선다. 광주유일교회는 동네 백일홍 심기와 하천 청소, 도로 주변 정리 등 창조 섭리에 맞는 자연생태 보호 운동을 펼친다. 교회 시설을 개방하고 마을 공공시설을 확보하며, 공원 녹지 공간, 보행환경과 도로교통 시설 보수에도 참여한다.

광주유일교회는 무엇보다 문화복지를 통해 지역 주민과 소통한다. '함께 꿈꾸는 동네'라는 의미의 '함꾸네 오케스트라'를 통해 지역주민 35명과 교인 35명이 2년간 매주 악기를 배운다. 이들은 광주유일교회에서 특송도 하고, 매년 마을사람을 초청해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광주유일교회는 지역과 연대해 젊은 어머니들을 위한 '마더 와이즈'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교회는 2013년부터 영어성경학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교회 내 전문 인력을 통해 미술치료, 음악교실, 모래놀이치료, 종이접기, 논술, 등의 강의를 교인과 주민을 구별하지 않고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여러 사역과 행사가 어려워졌지만, 광주유일교회는 온라인으로 마을과 함께할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 영상 장비들을 대거 교체했으며, 교회 내부에 스튜디오를 설치해 '유일방송국'을 열 계획이다. 유일방송국은 성경공부 등 말씀도 전하지만 도서관, 호수공원의 녹조현상, 교육 등 지역 이슈를 함께 다룰 예정이다.

1986년 교회 개척 당시, 교회만이 아닌 '동네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기도제목이 있었다고 밝힌 남택률 목사는 "마을에서 어떤 도움을 요청해도 당회원들과 성도님들이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앞장서서 도왔고, 그 덕분에 지금은 마을사람들과 마음을 쉽게 터놓고 지낸다"라며, "좋은 소문은 언제나 주변을 풍요롭게 하고, 꾸준히 잘 섬기기만 해도 교회는 자연히 성장하는 것을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 목사는 "최근 교회 세습과 목회자 윤리 문제 등으로 사회적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라며, "그러나 교회는 지역 주민을 섬기는 건강한 마을목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 광주유일교회 남택률 목사 인터뷰

"전대미문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예배가 영상으로 대체되고,
교회 모임과 전도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회가 회복해
다시 세상으로 가는 '마을목회'가 시대의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광주유일교회 담임 남택률 목사는 코로나19 시대 대안으로 마을목회를 제안했다. 그는 "교회 성장의 부정적 통계가 많지만 한국교회가 가장 가까운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 이 시대의 대안"이라며, "교회는 영혼 구원과 세상을 섬기는 소통의 파이프가 돼야 하고, 지금도 얼마든지 교회는 부흥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와 코로나와 관련해 남 목사는 "코로나 이전에도 교회에 대한 냉소주의가 있었고 세상은 물질만능주의와 실용주의에 이미 빠져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교회가 세상을 읽지 못하고 개교회의 우물 안에 갇혀 내부총질이나 하며 세상과 소통하지 못한 우리들을 자성하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회가 세상을 버리면 하나님이 교회를 버린다'라는 신학자 하비 콕스의 말을 소개한 남 목사는 "교회의 본질은 복음이고 한국교회 강단에서 더 강렬한 복음이 선포돼야 한다"라며, "그러나 동시에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파이프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직 신뢰도와 호감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한국교회의 회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