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 된 놋종, 신안 도서 선교의 증거물"

비금덕산교회 놋종, 총회 제39호 한국기독교사적 지정예식 가져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4월 05일(월) 13:46
【신안 비금도】 한국의 기독교 전래 초기 미남장로교회 목포선교부의 선교 열정과 성도들의 복음을 위한 희생, 일제의 탄압 극복 등 신안군 복음의 상징물인 목포노회 비금덕산교회의 놋종이 총회 제39호 한국기독교사적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5일 지정예식이 진행됐다.

비금덕산교회 놋종은 정확한 제작 연도는 알 수 없으나 1920년 대 교회의 4대 교역자로 사역했던 김봉현 조사 때 종을 구입한 기록을 가지고 있어 대략 1920~3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회 기록에 따르면 목포 양동교회 종소리에 감동을 받은 김봉현 조사의 동생 김봉신이 3년간 점심을 금식하면서 모은 양식을 팔아 평양에서 종을 구입한 것으로 되어 있다.

비금덕산교회의 놋종은 타종을 위한 종 줄을 도르래 바퀴에 연결하지 않고 막대 장치에 연결하고 있는 등 휴전선 이남에서 제작된 교회 종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제작 기법으로 제작됐다. 한국교회(남한)에서 지금까지 발굴된 교회 종 가운데 북한 지역에서 제작된 교회 종으로는 유일하다.

또한 현존하는 대부분의 교회 종이 철종이지만 비금덕산교회의 종은 놋종으로, 철종보다 소리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총회 역사위원회는 지난 2019년 8월 사적 지정 신청을 접수하고, 현지조사를 통해 교회사적 가치가 있음을 확인해 지난해 6월 총회 한국기독교사적 지정을 청원했다. 총회는 지난해 10월 6일 제105회 총회에서 총회 한국기독교사적으로 공포했다.

또한 미남장로교 도서선교 기념교회인 비금덕산교회는 미국 남장로회 목포선교부가 토착 한국인과 협력해 도서 선교를 전개하면서 그 첫 열매로 1907년 설립한 신안군의 모(母) 교회다. 비금덕산교회로부터 비금서부교회, 비금제일교회, 비금도고교회, 당산교회, 서산교회, 영광교회, 비금동부교회, 송치교회, 신안교회, 신안제일교회, 비금중앙교회, 갈보리교회, 가산교회, 비금실로암기도원 등 14개 처소에 이른다. 이외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교회도 많아 신안군 섬 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왔다. 또한,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탄압 속에서 일제에 저항한 신앙인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이날 진호석 목사(목포노회 서기)의 인도로 시작된 1부 감사예배는 김성관 장로(비금덕산교회)의 기도, 총회장 신정호 목사의 설교, 곽군용 목사(목포노회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지정식은 이강표 목사(총회 역사위원회 서기)의 사회로 박재천 장로(위원회 회계)의 경과보고, 손산문 목사(전문위원)의 사적소개, 총회장의 지정공포, 황기식 목사(역사위원장)의 지정서 전달과 권면의 순으로 진행됐다.

황규석 목사(비금덕산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축하 및 제막식'에서는 증경총회장 김삼환 목사가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으며, 김준영 목사(총회 부회록서기)가 축사, 오상열 목사(도농사회처 총무)가 격려사를 했다.

이날 '기억하리라' 제하의 설교를 신정호 총회장은 "일제강점기와 6.25 등 근현대사 속의 여러 위기 속에서도 이 큰 놋종을 잘 보관하신 교회에 감사하다"며, "통일이 되면 이 놋종을 평양으로 이송해 그곳에서 타종식을 하는 날을 기다린다. 하늘이 기억하고 총회가 기억하는 훌륭한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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