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목회현장,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 독자투고 ] 총회 사회봉사부 태풍미탁 피해교회 실사를 다녀와서

황병식 목사
2019년 10월 28일(월) 11:50
총회 사회봉사부에서 지난 태풍 미탁으로 인한 교회피해상황 현장실사 조사를 나왔다. 여러 교회들을 방문하며 참 마음이 아린다. 무엇보다 어려운 현장 속에서 사명을 감당해가는 목사님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주야로 새벽으로 부르짖었을 눈물의 기도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낡고 오래된 사택이라 지붕이 날아갔지만 수리가 불가할 정도로 낡아서 임시로 포장을 덮어뒀으나 냉난방조차 어려운 현실을 보며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어른거린다. 사택 문을 열고 집안을 살피려는데 초등생 딸이 안에 있다가 내다보며 인사를 한다.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왠지 해맑게만 보이지 않고 수많은 감정을 담은 듯 얘길 걸어오는 것 같다.

개척교회를 경험한 입장에서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게 된다. 이토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복음의 사명을 감당해 가시는 목사님들께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도우심이 함께하시길 간절하게 기도드린다. 아울러 솔직하게는 총회와 노회가 그 모든 피해를 다 보상해 주기는 분명히 한계가 있고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사를 다니며 한가지 분명히 느낀 것은 피해보상이 전체적으로 그리고 청원한 예산만큼 100% 지원이 어렵다는 것을 해당교회 목사님들도 다 알고 계실뿐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음도 인지하고 계실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어려운 때에 노회나 총회에서 교회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교회를 방문해 주었다는 이 사실이 큰 위로와 힘이 되었을 것이란 점이다. 이점을 굉장히 의미 있게 새기고 싶다.

총회나 노회에서 실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그 교회 목사님께 이 어려운 목회현장에 목사님 혼자가 아니라 당연히 임마누엘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더불어 우리 총회와 노회가 목사님과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위로와 힘이 되는 메세지가 없다고 믿는다. 주님의 사랑으로 마음을 함께 나누며 아파하는 자들과 함께 아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고 웃는 자들과 함께 웃는 것 이것이 주님의 피로 세우신 교회 공동체의 본질적 모습이 아닐까 싶다. 피해를 입은 교회와 목사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가가 촉촉해지면서도 큰 도움을 드릴 수 없는 나 자신과 우리 교회의 현실에 마음이 무겁지만 그래도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개인적으로 부유한 성도이든 어려운 성도이든 오늘 총회와 노회가 태풍피해를 입은 교회를 방문하여 우리가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듯이 큰 힘이 되어 드리진 못해도 어려운 농어촌 교회와 도시 개척 미자립 교회에서 사역하시는 목회자들과, 어려운 교회를 오직 믿음으로 섬기시는 성도들을 보듬어 주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과 눈길로 함께 해주신다면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힘을 잃지 않고 주님 오실 그날까지 담대히 사명을 이어가는 목회자와 교회와 성도들이 되리라 확신하게 된다.

지금 한번쯤 눈을 들어 주님의 사랑의 눈길로 조용히 주변을 돌아보자. 혹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눈물로 주님만 바라보며 어떡하든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끝까지 감당해보려고 처절한 몸부림으로 발버둥치고 있는 주님만 아시는 그런 목회자와 교회가 없는지 말이다.

오늘 피해교회 방문 시 조용히 지갑을 열어 방에서 인사했던 아이에게 살며시 5만원 지폐 한 장을 용돈으로 건네주시든 부장 목사님의 그 마음과 손길이 따스하게 느껴져 아직도 마음의 온기로 남아 여운을 준다.

이제 제법 날이 차가워져 간다. 이런 때에 어려운 교회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에게 우리 모두 주님의 마음으로 이러한 손길이 되어 살며시 다가간다면 올해는 모두가 함께 따뜻한 겨울을 맞을 것 같다.

실사를 마치니 어느 덧 어두워 졌다. 문득 하늘을 보니 오늘따라 별이 유난히 반짝이는 같다


황병식 목사 / 포항남노회 사회봉사부·행복한새미래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