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만들어 낸 은혜의 소리

[ 목양칼럼 ]

이준영 목사
2020년 10월 23일(금) 15:33
인생을 살아가면서 고난이 찾아올 때 그 고난으로 인해 잠을 이룰 수 없고, 매일 살아가기가 힘들 때가 있다. 필자가 처음 진주에 있는 교회에 담임으로 부임했을 때, 교회는 수년간의 분쟁으로 인해 교회와 성도들의 마음이 많은 상처로 아파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필자 또한 교회를 섬김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부임 초기에 성도들은 필자를 찾아와서 상대방의 잘못을 이야기하고,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 관해 이야기하여 그것을 듣다가 하루가 지나갈 정도였다. 새벽이나 금요기도회 시간에 울며 기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침에는 교회에서 갈라진 교인들의 마음을 다독거리고 저녁에는 말씀 준비로 거의 매일 11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갔다. 하나님만이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음을 믿고, 말씀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주일설교와 새벽, 특별히 수요예배 때는 강해 설교로 성령님께서 친히 성도님들의 마음을 만져주시기를 기도했다. 물론 처음에는 성도님들 모두가 설교에 대해서 만족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 능력을 믿고 언젠가는 변화가 되리라는 것을 믿고 바라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되자 그 모든 것이 은혜의 소리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바로 '고난이 만들어 낸 은혜의 소리'였다. 서로 미워하며, 서로 아프다며, 서로 힘들다고 외쳤던 소리가, 은혜의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교회에서는 고함이 잦아들고, 기도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각자의 화냄을 참지 못하고 소리치던 것이 은혜의 소리에 묻히기 시작했다.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하나님의 은혜가 각 성도의 삶을 덮게 되자 모든 것이 은혜로 변했다. 매일 매일 힘들었던 순간이 지나, 조금씩 은혜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니 이제는 그전의 모든 소리가 옛날의 이야기로만 느껴진다.

신앙의 여정을 걷다 보면 신비하게도 고난과 은혜는 붙어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깊고 어두운 밤의 고난이 반짝이는 은혜의 새벽으로 인도한다. 또한, 눈물의 골짜기를 지나면 기쁨과 행복의 동산이 기다린다. 이 놀라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고난이라는 매를 맞아 아프고 힘들더라도, 곧 드러날 사랑 때문에 견딜 수가 있는 것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이 찾아오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이 찾아올 때, 우리의 귀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소리를 들으시고, 우리의 눈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고 계신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지금 고난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 나아가며 기도할 때, 그 모든 고난이 언젠가는 은혜의 소리를 만들어 냄을 생각하며 이겨내기를 소원해 본다. 베드로전서 4장 13절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이준영 목사/진주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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