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문화 정착하면, 교인들은 어디로 갈까

[ 기자수첩 ]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0년 11월 09일(월)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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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임시방편처럼 시작한 온라인 비대면 예배가 새로운 예배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 10월 14일 밝힌 개신교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3월 29일과 7월 19일 기간 사이, '온라인·기독교방송 예배가 현장예배보다 더 좋았다'는 반응이 9.3%에서 14.5%로 상승했다. 또한 '필요한 경우 교회에 가지 않고 온라인·기독교방송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반응도 12.5%에서 16.7%로, '교회에 잘 안가게 될 것 같다'라는 응답은 1.6%에서 5.7%로 증가했다.

설문결과를 발표한 이민형 책임연구원은 "기독교의 다른 종파에 비해 개신교 교회는 목사의 설교에 무게가 실린 (주일)예배를 신앙의 핵심으로 강조해왔다. 아이러니하게 이 특징이 설교 중심의 온라인 예배를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작용했다"라면서, "거칠게 비유하자면 코로나19 전후의 예배는 오프라인 강의를 듣는가, 온라인 강의를 듣는가의 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예배 문화의 정착을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와, 예배를 '오프라인·온라인 강의'에 빗댄 비유를 보고, 총회 산하 '교인 수별 교회 수 비중'의 변화가 우려됐다.

10여 년 사이 교육과 콘텐츠의 온라인화를 통한 쏠림과 분산 현상을 목격한다. 오프라인 학원을 다니던 학생들이 대거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면서 온라인 교육 플랫폼들이 크게 성장하고 '일타강사'들이 등장했다. 반면 SNS 플랫폼이 확장하면서 유튜브에서 1인 크리에이터들이 나타났고, 페이스북 등에선 여러 시위 현상들이나 행사가 편집없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언론매체의 역할이 분산되기도 했다.

제105회 총회 통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사이 초소형 교회의 비중은 급증하고 전체의 0.2%를 차지하는 초대형교회 21곳이 교단 전체 교인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교인 수 30명 이하 교회의 비중은 33.8%로 10년 전보다 10.0% 증가했고, 101~300명 사이 교회는 10년 전보다 3.6% 감소해, 교단의 허리가 약해졌다고 분석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코로나19 종식 후 성도들의 예배 방식이 온라인화되면, 교인 수별 교회 수 비중이 변할 수 있다. 거칠게 비유해서 대형교회에 오프라인으로 모이던 성도들이 시골 오지에서 사역하는 목사를 1인 크리에이터처럼 만나는 기회가 될까, 아니면 온라인 교육계의 '일타강사'처럼 새로운 스타 목사에게 관심이 집중될까?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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