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맞서는 한국교회 기대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0년 11월 23일(월) 11:56
11월 한달간 한국 교회 내 환경 부분에 있어 주목할 만한 모임들이 있었다. 지난 17일에는 신학자들이 모여 '기후위기 기독교신학 포럼'을 발족했으며, 12월 15일 출범을 앞둔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준비위원회가 지난 18일 모여 준비 간담회를 열었다. NCCK도 지난 16일 제69회 정기총회를 통해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향후 10년간 4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교계에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밝히는 등 각계 각층에서 교계의 기후위기 대응 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그동안 기후위기와 관련해 교계의 대응은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살림 등의 단체들이 교회와 사회를 넘나들며 이슈를 제공하고, 실제 환경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는 하지만 교계 전체를 볼 때 그 영향력은 크다고 말할 수 없는 정도였다. 환경에 대한 이슈는 한국교회의 주요 관심사에서 빠져 있었고, 설령 간혹 이슈로 선정되더라도 그저 성명서 발표 등의 선언적인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기후위기와 관련해 교계의 움직임은 무엇보다 지구 생태계의 지속가능을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고조된 위기감으로 뭉쳤다는 점에서 과거의 모임들과는 사뭇 다른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다. 또한, 범기독교적 운동으로 전개하려고 하는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고, 연합기관인 NCCK도 향후 10년 중점사업 선정 및 플랫폼 제공을 결정해 이 환경운동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을 발족한 신학자들도 신학연구나 선언적 차원의 운동을 넘어 온실가스 감출 모범사례를 선정해 시상하고, 사회보고, 기독교 그린리포트 발간 등 실제적인 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을 천명해 주목된다.

일반 사회에서는 이제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후변화'라는 용어 대신 '기후위기'를 사용할 정도로 그 의식의 수준이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 등 120여 개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 또는 검토의사를 밝혔고, 심지어는 '세계의 공장'이라고 칭하는 중국마저도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에 관심을 갖고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생태적 전환의 길로 사회를 선도해야 했으나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한국교회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모멘텀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교회가 나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교인들도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프리', 대중교통 이용하기, 친환경 먹거리 구매하기 등의 실제적인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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