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건강 지원 및 감정적 도움 필요로 하는 쪽방촌 주민들

[ 12월특집 ] 코로나19 사태와 노숙인 (2)쪽방촌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한남식 목사
2020년 12월 04일(금) 13:27
한 단체가 쪽방촌에 선물을 전달하는 모습. /한국기독공보 DB
쪽방은 오래전부터 도시 빈곤층이 적은 돈으로 거주하던 거주 공간이었는데 쪽방촌이 본격적으로 사회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7년 IMF 사태 이후이다. IMF 사태로 실업자가 대거 발생함으로 인해 거리에는 노숙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고 이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첫발을 디딘 곳이 쪽방이고 이들의 재 노숙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에 10개의 쪽방 상담소를 개설해서 쪽방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상향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서 지역 사회에 안착하도록 돕기 시작했고, 혹서기나 혹한기가 되면 이들의 어려움이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쪽방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대체로 주거 공간으로서는 현저히 떨어지는 곳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 쪽방으로 인정하느냐의 문제도 가지고 있으며, 사회복지 현장과 행정기관에서의 견해 차이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쪽방이 마을 단위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에 지방은 쪽방이 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고 쪽방의 형태 또한 다양하게 존재한다. 오래된 개인주택, 여인숙, 여관이 쪽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도시 재개발로 인해 이런 유형의 쪽방이 점차 사라지자 최근에는 고시원이 또 다른 형태의 쪽방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쪽방이 줄어들지 않고 다른 형태로 계속해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보증금이 필요하지 않고 그때그때 일세 또는 월세 형태로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며, 이런 이유로 도시빈곤층이 가장 쉽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쪽방이라는 주거 공간이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그곳에 거주하는 거주민은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 사회적 돌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00년 이후 지자체와 민간이 협력해서 지금까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왔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어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쪽방 주민들 대부분 가정의 붕괴로 인해 발생한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가정 해체의 원인이 다양하겠지만 가정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사람, 가정을 버린 사람, 애초에 가정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독거 형태로 쪽방에 거주하고 있으며, 드물게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경제적, 사회적으로 상당한 위기에 놓여 있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1인 가구가 대부분이고 이런 이유로 인해 위기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더 큰 위험에 놓이기도 한다. 최근 사회 문제에서 잠시 멀어졌지만 고독사는 쪽방에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여겨진다. 쪽방 거주민들 대부분이 경제적인 능력을 상실하고 정부에서 지원되는 기초생활수급을 통해 생활하고 있고 일부는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의 1/3이 주거비로 빠지고 나면 사실상 다른 곳에 쓸 돈이 없어 저축을 통해 주거상향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주민들 대부분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지적장애나 지병을 가지고 있어 미래를 스스로 열어가기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들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적 소외도 있지만 관계적인 면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숨으려고 하는 성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소외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정보가 자산인 시대에 이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사람이 많지 않다. 쪽방 주민들은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사역하는 상담소는 쪽방 주민들에게 정확한 주거 정보를 제공해서 해마다 40여 명이 LH 매입임대주택으로 입주하고 있으며, 올해도 현재까지 58명이 주거 상향이 이루어진 상태이다. 주거상향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거는 상향 되었지만 경제적인 문제, 건강의 문제는 여전히 가지고 있으며, 어떤 분은 쪽방에서 있을 때는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임대주택에 입주함으로 대화 상대가 없어져 오히려 이전보다 더 외롭다고 느끼고 심지어 우울증이 심해져서 다시 쪽방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하겠다.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많은 쪽방 주민들이 학력이 낮아 이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밀려 났다고 볼 때 개인의 책임과 함께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이들을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밀어 넣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사회적 관심과 따뜻한 시선일 것이다. 누군가의 잘못된 편견으로 소외를 당하고 무시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물질적인 도움과 함께 감정적인 도움까지 채워질 때 쪽방 주민들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얼마 후면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인데 그분이 하셨던 것처럼 사회적 약자를 세우고 돕고 치료하는 것이 진정한 성탄을 맞는 마음의 태도일 것이다. 예수님은 병든 자, 가난한 자, 구원 받지 못한 자를 조건 없이 치유하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에게 작은 물품을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분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 연약한 자, 심약한 자를 세우는 일, 그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의 태도가 필요하다. 예수님께서 누구를 만나시든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신 것같이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어떤 편견도 가지지 않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들을 향할 때 진정한 교회의 존재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가 당하는 고통은 우리가 받는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낮은 곳으로 오신 것 같이 가장 낮은 위치에 거주하는 사회적 약자를 세우는 일을 한다면 잃어 버렸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남식 목사 / 부산 진구쪽방상담소 소장·예장노숙인복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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