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생존권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2월 28일(일) 23:17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교회 존폐가 위협받고 있는 시점에서 교회가 다양한 자구책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한 노회 행사에서 만난 작은 교회의 목회자는 "생계 유지도 어렵다. 이 상태에서 무엇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총회도 작은 교회 살리기에 손을 놓은 것 같다"고 심정을 토로하며 "주변에 문 닫은 교회도 많고, 나 또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교회의 어려움이 비단 작은 교회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재난은 언제나 약자에게 더 먼저 다가오고 더욱 가혹한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정부의 '대면 예배 중단'으로 교인 출석이 어려워지고 재정 압박이 심해지면서 건물 임대료도 부담하지 못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서울북노회는 '예배처소공유제'에 관심을 갖고 노회 내 작은 교회를 돕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총회가 연구 중에 있지만 코로나가 장기화 되고 작은 교회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임대료 부담을 덜고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배당공유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서울북노회 관계자는 "텅텅비어 가는 교회를 보면서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예배처소공유제는 그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다"고 말했다. '예배처소공유제'는 작은 교회가 임대료나 건물에 매이지 않고 한 성도를 세우는 일에 집중해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다. 공유예배당 '르호봇 코워십 스테이션' 사역에 참여하는 한 목회자는 "재정 부담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사역을 하니까 행복하다"면서 "교회 개척 이후 아내가 처음으로 웃었다"는 고백을 했다.

이제 '개교회주의'는 통하지 않는 시대다. 협력과 연대로 힘을 합쳐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최근 코로나19로 재정적인 문제와 교세 감소로 부담을 느낀 마중물예람교회(용천노회)와 성심중앙교회(서울강북노회)는 '합병'이라는 이름으로 연대를 도모해 눈길을 끌었다. 마중물예람교회는 200여 명의 교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상가 교회'로 매달 600만원의 임차료를 지불해야 했다. 반면 성심중앙교회는 건물은 있지만 급격한 교세감소로 사역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었다. 지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두 교회의 목회자들은 서로의 어려움에 공감해고 연대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두 교회의 합병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협력과 연대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좋은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교회 패러다임의 변혁은 아니어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 교회의 갈 길은 여기에 있어 보인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하니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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