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교회 청년에서 답을 찾자

[ 4월특집 ]

전종규 목사
2021년 04월 19일(월) 10:07
전종규 목사(포항노회 봉계교회)
한국교회에서 청년을 말할 때 빼놓지 않고 회자되는 말이 있다. '청년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교회에 청년들이 보이지 않는다. 제가 속한 포항노회만 보더라도 153개 교회 가운데 청년부가 조직된 교회는 20여 개밖에 되지 않는다. 청년이 아예 없는 교회가 70%정도다. 이것이 비단 포항노회만의 실상일까? 2021년 전국장청 총회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69개 노회 가운데 청년연합회가 조직된 노회가 15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 교회에서 청년들이 얼마나 줄었는지 그 심각성을 논하지 않아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2020년 1월에 기독교윤리실천의 조사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재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청년에게 '10년 후에 교회에 출석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했을 때 10명 중 3명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통계 자료와 실제 교회 안에서의 현실에 대해서 '현재 한국교회 청년은 재난 상황'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교회가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이 바로 청년이다. 청년이 살아야 한국교회의 미래가 있다.


청년사역 대안은 연합이다.

그럼 어떻게 청년들을 살려낼 수 있을까? 그 한 가지 대안이 바로 '연합'이다. 이제는 개 교회에 청년들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연합사역을 진행해야 한다. 잘 조직되어 있는 노회 청년연합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실례가 포항노회 청년연합회에서 찾을 수 있다. 포항노회 청년연합회는 전국 그 어느 노회에서도 볼 수 없는 역동성 있는 청년연합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얼마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1년 중 절반을 연합활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짧게라도 소개하면 먼저 겨울과 여름 시즌에는 2박 3일 동안 노회 청년연합수련회를 진행한다. 개별적으로 수련회를 진행하기 어려운 교회 청년들이 연합해서 수련회를 진행하고 있다. 벌써 6년 동안 진행하다 보니 노회에 대한 소속감도 생겨나고, 또 청년 사역자로 이름난 최고의 강사를 모실 수 있어서 그 어떤 청년수련회보다 풍성함이 있다.

그리고 봄(4월-5월)과 가을(10월-11월)에는 각각 8주 동안 '다음세대 목요집회'를 진행한다. 올 해 부터는 '리바이벌 목요집회'로 이름을 바꿔서 인근 지역노회 청년연합회(포항남노회, 경동노회, 대구서남노회)와 함께 집회를 이어가려고 계획하고 있다.

또 하나 의미 있는 연합사역은 해외선교이다. 개 교회 청년부 단독으로 해외선교를 진행할 수 없는 청년들을 위해 노회 청년연합회에서는 매년 1월이면 필리핀 선교를 실시해서 노회 내에 있는 200여 명의 청년들이 필리핀 선교에 동참했다. 이것 또한 6년째 진행하고 있다.

청년 사역자 가운데 교회에서 청년부 하나 세워가는 것도 벅찬 것이 요즘 현실인데, 어떻게 포항노회 청년연합회는 그 많은 사역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


청년들을 순수한 동기와 열정으로
사랑하고 섬김으로 세워나가야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노회 청년연합회를 섬기는 목회자이다. 보통 노회는 3년마다 공천하기 때문에 한 부서에서 3년 이상 섬길 수 없다. 그러나 교육부서는 특히 청년부만큼은 한 목회자가 오랫동안 지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 교회도 청년부 담당 목회자가 자주 바뀌면 청년부가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없는데, 하물며 노회 청년연합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청년들이 연합하고자 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목회자가 든든히 자리하고 있어야 지속적인 연합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연합활동이다. 어느 공동체든지 가만히 두면 절대 성장하지 않는다. 몇 번 해 보고 결과가 없다고 포기하면 정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청년들을 살리려고 하면 기도를 하던, 집회를 하던, 무엇인가 끊임없는 모임을 진행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포항노회 청년연합회는 1년 중 6개월 정도 다양한 모임들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처음에는 연합회 임원으로 섬길 청년이 없었다. 그러나 6년 동안 쉬지 않고 모이고 또 모였더니, 이제는 40여 명의 임원들이 조직되어 코로나19로 모이기 어려운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연합회 활동을 하다가 결혼한 청년들이 선배로써 청년연합회를 떠나지 않고 기도와 물질로 지속적으로 동역하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

청년들이 살아야 한다고 외치는 자는 많건만 정작 청년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적다. 내 시간과 돈을 써 가면 청년들을 섬기는 사람들은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는 좋은 구호나 글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청년들을 사랑하고 섬길 헌신할 자가 필요하다. 어렵다, 힘들다 말하기 전에 순수한 동기와 열정으로 청년들을 한 번 살려보자. 특별한 재주가 없어도 괜찮다. 그냥 청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된다.

나는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야단치거나 꼰대 짓은 하지 않는다. 신앙이 없다고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그냥 함께 할 뿐이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언제든지 울타리가 되어 준다.

지난 6년 동안 포항노회 청년연합회는 청년들의 연합과 신앙회복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 결과 마치 작은 겨자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든든히 서 가고 있다. 우리가 오늘도 기도한다. 포항을 넘어 한국, 그리고 세계 열방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거룩한 청년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전종규 목사(봉계교회, 포항노회 청년부연합회 지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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