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신학과 공적신학

장신신학과 공적신학

[ 6월특집 ] 장신신학의 현주소를 말하다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8년 06월 18일(월) 10:00
김창환 교수
장신신학의 현주소를 말하다.

4. 장신신학과 공적신학

지난 호에 이어 김창환 교수(풀러신학교)의 '사회 변혁을 위한 초점과 촉매제' 제하의 발제를 요약 정리한다.



최근 공적신학의 발전은 신학이 동시대 사회의 공적 참여에 상당히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주제의 성장은 '국제공적신학학회'(GNPT)의 형성, 공적신학의 국제적인 저널(IJPT)의 플랫폼을 통한 학자들의 활발한 토론, 그리고 공적 신학 지침(Companion to Public Theology) 출간의 예들에서 분명히 볼 수 있다. 공적신학의 조직적이고 확연한 발전은 네 명의 신학자들, 템플, 니어, 쉬킬러벡스, 그리고 머레이에 의해 그 기반이 다져졌다. 이들의 기본적인 작업 위에 마티는 공적신학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1981년 Public Church를 통해 소개했다. 트레이시는 신학의 세 가지 공적인 분야로 학계, 교회 그리고 사회를 제안했다.

여기에서는 GNPT 회원 가운데 하나인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IPTC)의 업적에 대해 평가하고자 한다. 발제자는 공적신학을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도록 기독교 신학이 사회에서 비평적이고 숙고하며, 합리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에 따라 공적신학이 한국사회에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도록 한국교회들이 참된 증인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조력하는 장신신학의 한 가지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논의할 것이다. 그 뒤에 장신대에 공적신학의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의 공헌

한국에서 공적신학의 가장 주목할 만한 발전은 이형기 박사의 주도하에 설립된 장신대의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IPTC)이다. 공적신학이 장신대에서 가장 의미심장하고도 꾸준한 발전을 가져왔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장신신학을 대표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의 사명과 이정표 선언에 따르면 장신의 공적신학은 사회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정의를 모색하고, 동시대의 현장에 부합되도록 선교적이고 실천적이며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온전함을 유지하면서 하나님 나라에 대해 교회에 도전을 주는 것이라고 정리될 수 있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에서는 공적교회의 주제로 여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공적신학과 공적교회' '하나님의 경제 1,2' '하나님의 정치' '하나님 나라와 지역교회' '하나님 나라와 평화' 등이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는 또한 교회에 초점을 맞춘 선언문을 작성했다. '기독교 신앙과 하나님의 경제' 선언문은 빈부격차를 극심하게 만들어 놓은 신자유주의 경제의 세계화에 대해 도전한다. 한반도 휴전이 된 지 60주년이 되는 다음 해에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는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선언'(2017)을 발표했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를 통한 공적신학의 발전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 가운데 몇 가지 비평적인 논평과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 공적신학을 함에 있어서 대화 상대의 확장이다. 비록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 출판물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 간의 풍부한 교류가 있어왔지만 이것은 주로 기독교 신학자들에게만 한정돼 있다. 만일 우리가 진정한 공적신학의 발전을 원한다면 일반 대중과의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학문 분야의 사람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사람과 타종교인과 관계를 맺는 방법론을 개발해야만 한다.

두 번째, 전 세계 공적신학 학자들과의 교류이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는 최근 GNPT에 가입했으며 여러 교수들이 IJPT에 논문을 게재했다. 이러한 진보는 한국 상황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교회들에게도 공적신학을 풍성하게 발전시키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다. 더 나아가 서구의 담론이 주류인 오늘날에 공적신학에 대한 한국인의 경험과 글로벌 이슈들에 관한 한국인의 관점은 유력한 공헌을 하리라 본다. 또한 공동의 이슈들에 대한 회의와 대회를 위해 실용적인 협력과 더불어 학문적인 소통의 측면에서 반드시 비서구세계의 학자들 간의 교류가 조성돼야 한다고 제안하는 바이다.

세 번째, 차별화된 한국 공적신학의 개발이다. 서구의 공적신학에 대해 더욱 적극적이고 비평적인 평가가 요구되고 이것은 후에 어떻게 한국의 공적신학이 한국적으로 차별화되면서도 다른 현장에 적용 가능한지 평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적신학에 대한 글들은 서구에서 발전된 개념들과 방법론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국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다루고 세계와의 풍요로운 대화를 위해서 공적 영역, 공적신학, 공동선, 하나님 나라, 세속주의, 평화와 정의와 같은 핵심 개념들을 고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 공적신학 함에 있어서 성경의 지혜 전통의 활용이다. 기독교신학으로서 공적신학은 타종교와 세속적 자료뿐만 아니라 성경말씀을 출처로 삼아야 한다. 필자는 최근에 히브리 성경에 나오는 지혜의 개념에 대한 장려가 공적신학을 위한 중요한 방법론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지혜 전통은 하나님과 지혜의 근본인 그분의 현존에 뿌리내린 현인들로부터의 실천적이고 실용적인 권고의 결과이지만 그 범위나 적용 부분에 있어서 제한이 없다. 공적신학의 발전에서 성경에 바탕을 둔 지혜와의 연관성은 우리들이 공적 영역에서 신학적 통찰력을 활용한 방법론으로 어려운 이슈들을 다루는 일에 도움을 준다.기독교 전통의 관점에서 공적신학을 행한다는 것은 성경적인 지혜에서부터 '공유된 지혜'를 정의하고 그것을 교회가 공적참여를 할 때 적용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공적신학자들 또한 다른 전통들의 지혜에 근거를 둔 어떤 계획에 참여하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

다섯 번째, 공동선의 의미 탐구이다. 공동선의 분명한 개념을 진척시키는 것은 공적신학 발전을 위해 중요하며 이 일은 많은 학자들의 참여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공동선의 신학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됐다는 성경적 이해에 바탕을 둔 인간 존엄성의 개념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계속해서 이 존엄성을 고취하기 위해 민주국가라면 개인의 평등과 자유를 위한 장치를 제공해야 하고 공동선을 위한 최대의 의견합의를 낼 수 있는 공동체를 조성해야 한다. 공동선은 모든 신앙인이나 혹은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공적신학이 아마도 장신대에서 비롯된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학문적 시도이고 장신신학의 발전에 가장 의미심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의 핵심 이슈는 이러한 학문적 활동들을 교회와 사회의 변혁을 위해 선도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신학은 반드시 신앙의 프락시스에 대해 비평적 이론이어야 하고, 프락시스와의 관계는 신학함에 있어서 불가분의 요소가 돼야 한다. 그 점에서 공적신학을 검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성격적 지혜에 의해 감동을 받고 그것을 공적 영역으로 가져갈 용기가 있었던 기독교인들에 의해 시작된 역사적 사건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2007년 GNPI가 설립된 이해로 학문적 활동이 계속 진행되는 것은 분명 공적신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고무적인 증거이다. 남반구, 특히 한국 중국 그리고 인도에서 학문적인 논의의 확장은 공적신학을 신학적 담론으로 이끄는데 주목할 만한 공헌을 했다. 이미 시작됐듯이, 필자는 다양한 공적신학 연구소들 간에 더 많은 활발한 국제적인 공동의 협의와 회의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공적신학은 기독교 신학자들이 공공질서에 개인의 신앙을 연관시키기 위해 헌신할 때 교회역사 전체에서 분명히 밝혀졌다. 그러나 공적신학이 공동선을 위해 공적 영역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가져오려는 분투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신학계 내부로부터의 비평적 평가가 요구된다.


정리/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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