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좌충우돌, 기도·전도로 돌파

개척교회 좌충우돌, 기도·전도로 돌파

[ 우리교회 ] 서울남노회 구하리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12월 12일(수) 17:27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전교인 여름 수련회 집회 모습.
유치부 예배 모습.
서울남노회 구하리교회(김인아 목사 시무)는 지난 9일로 창립 8주년을 맞은 개척교회다. 전반적으로 한국교회가 침체 및 대사회 이미지 하락을 겪고 있는 시점에 '교회 개척'이라는 말은 '생고생' 혹은 '눈물'이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담임 김인아 목사도 50대 초반의 나이에 여성목회자로서 개척을 한 뒤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수많은 밤을 기도로 지새우기 일쑤였다.

김 목사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인터뷰가 무르익자 어느 정도 감췄던 속마음을 드러내며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단 구하리교회에 대해 말하자면 '아줌마 전도왕'이라는 책을 쓸 정도로 전도에 목숨을 걸고 사역하던 김인아 목사가 2000년 12월 겁도 없이 자신의 전재산을 쏟아붓고, 기도로 매달린 끝에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을 얻어 경기도 용인에 예배당을 세운 교회다.

교회가 들어선 땅이 지역의 금싸라기 땅이라는 이유로 동네에 '교회 신축 반대'라는 초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고,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공사 차량을 막을 정도로 큰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4층 건물을 완공한 구하리교회는 지역 주민들에게 교회가 들어서면 지역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문화센터를 제일 먼저 시작했다.

교회 내 문화센터를 개설해 영어, 수학, 중국어, 일본어는 물론, 클라리넷 바이올린, 미용, 탁구 등 20과목이 넘게 강의를 개설해 양질의 교육을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했다. 그리고 지역 아동들을 위해 교회의 우수한 인재들을 동원해 수학과 영어를 가르쳤다. 아이들이 공부를 위해 교회에 오면 밥도 해먹이고 편하게 공부도 하고 쉴 수 있게 했다. 이내 엄마들에게서 감사하다는 인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머지 않아 그 아이들과 엄마들이 교회에 등록하기 시작했다.

김 목사는 "문화센터와 아이들 무료교육이 개척 초창기 교회가 지역사회에 좋은 입소문을 내며 정착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직접적인 전도효과 보다도 지역에서 출석교회를 정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구하리교회를 찾게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물론 문화센터와 무료교육이 계속 이어진 것은 아니다. 문화센터는 당시 교회 재정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 중단했고, 아이들 무료교육은 좋은 교사들임에도 불구하고 무료로 진행하니 아이들의 열심이 시들해졌던 것. 현재는 무료교육은 소정의 교육 비용을 받고 진행하고 있다. 물론 교육관과 세미나실은 언제나 개방해 아이들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지역사회의 경로당에도 명절 때마다 방문하고 선물을 보낸다. 이렇듯 구하리교회는 지역에 무엇이든 퍼주는 교회로 소문이 났다. 8년간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어놓으니 8주년 행사 때도 지역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많았다.

1층의 카페도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활기찬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 커피 맛도 좋아 교인들뿐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부담 없이 자주 찾는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고 있다.

담임목사가 알아주는 전도왕이다 보니 구하리교회의 전도대도 막강하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특별한 이유가 없이는 목회자와 집사, 권사 10여 명이 쉬지 않고 하루 종일 아파트 가가호호를 돌며 전도한다. 최근에는 다음세대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며, 인근 학교에서도 하교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도를 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교회 앞에서 국화빵을 구워 전달하기도 한다.

전도왕 목사인만큼 특별한 전도 비법이 있냐고 묻자 김 목사는 "총회 국내선교부에서 만든 개인전도 책자로 전교인을 대상으로 훈련 시킨다"며 "그러나 전도는 이론은 크게 중요하지 않고 현장에서의 경험이 훨씬 중요하다. 일단 전도를 해보는 것이 전도에 대한 가장 큰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전교인 체육대회
김 목사가 성도들에게 또한 강조하는 것이 새벽기도다. 현재 출석교인 250명 정도인 교회에서 새벽기도에 출석하는 인원이 보통 40명이 넘고, 많을 때는 70~80명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기도에는 담임목사가 솔선수범한다. 김 목사는 평일이면 새벽 2시30분에 기상해 3시면 교회에 나와 불을 켠다. "교회가 항상 밝은 게 좋기도 하고 교회 문을 열지 않으면 내가 게을러질까봐 그렇다"는 김 목사는 "교회는 기도가 쌓여야 힘이 있다"며 "어려운 순간마다 강대상 앞에 엎드렸기 때문에 그 힘들다는 개척교회를 지켜올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구하리교회는 올 한해 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다. 교인들끼리 갈등이 생겨 70~80여 명이 일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교회를 떠나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교인들간에 파벌이 생기기 시작해 가끔 갈등이 노출되기는 했었지만 이를 잘 중재하며 질서를 유지해왔던 교회가 올해에 교인들간 갈등이 격화된 끝에 연쇄적으로 교인들이 빠져나가게 된 것.

김 목사는 "저한테 화살을 던지고 나가면 차라리 괜찮을 것 같은데 자기들끼리 싸우고 나가니까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며 "처음에는 얼마나 사랑으로 대해주었는데 가버리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결국 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성도들에게 더 잘한다"고 고백했다.

올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은 구하리교회는 다행히도 얼마 전부터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새신자가 유입되고 중고등부도 새로운 교역자를 영입하면서 다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김 목사는 "만약 교회 개척을 또 한번 할거냐고 묻는다면 또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정도로 힘들었다"며 "그러나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주님이 기도 중에, 그리고 선배 목사님들을 통해 많은 은혜를 전해주신다. 그리고 교인들 훈련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등 많은 교훈을 얻는다. 내년부터는 더 전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새로운 희망의 각오를 피력했다.


표현모 기자

담임 김인아 목사




"올해 교회 수련회 강사였던 림인식 목사님이 제 얼굴을 보고 말씀하시더라구요."

"힘들지? 지금이 제일 힘들 때야. 이것만 이겨내. 목회는 가장 힘들 때가 초창기가 아니라 이만한 사이즈일 때야. 교인들 무조건 사랑해줘라. 그러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어."

"이 말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줄줄 흘렸다"는 김인아 목사는 "선배 목사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위로도 되고 마음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교인의 3분의 1가량이 교인들간의 갈등으로 빠져나가면서 마음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는 김 목사는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다시 한번 하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너무 힘든 길이어서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눈물 반 웃음 반 섞인 얼굴로 기자에게 말을 이었다.

김 목사는 "개척한 후 노력하면 부흥되다가 어느 순간 정지된다. 다시 힘을 쓰면 올라가고 다시 정지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겪어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개척교회를 하며 많이 겸손해졌고, 작은 교회를 지키는 수많은 목회자들을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부교역자 시절부터 '전도왕'으로 유명세를 탈 정도였다. 2001년에는 '아줌마 전도왕'(베드로서원)이란 제목으로 책을 내 베스트셀러가 됐고, 2010년에는 후편인 '아줌마 전도왕 그리고…"를 출간했다.

김 목사는 "빨리 구하리교회가 700~800명 정도로 성장해서 교회 분립을 꼭 해보고 싶다"며 "힘든 가운데서도 목회를 하고 있는 개척교회 목사님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