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사랑법

북한이탈주민 사랑법

[ 현장칼럼 ]

김추인 목사
2019년 10월 21일(월) 00:00
남녀가 마음이 맞아 뜨겁게 사랑을 시작했지만 서로의 사랑법이 달라 절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을 직접 지원하거나, 나아가 자립 자활하도록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표방한 재단의 북한이탈주민 사업들도 그 지향점도 바르고 열정도 넘쳤지만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이탈주민 사랑법이 정립되었다. 첫째는 우리 사회에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정서적인 건강을 지키고 유지하도록 돕는 일이다. 남북하나재단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일반 국민의 자살 충동 경험율이 5%인데 비해 북한이탈주민은 15%로 3배가 더 많음을 보여준다. 지난한 탈북경로에서 비롯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둘째는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탈북동기 중 경제적 이유가 46%로 가장 높음에도 그네들의 남쪽 생활은 녹록치 않은 형편이다. 연평균 가구 소득이 5가구 중 2가구가 2천만 원 미만이며, 일반 국민의 월 평균 급여가 256만원인데 비해 북한이탈주민은 190만원으로 조사되었다. 그나마 정착지원금 등이 소진되면 사회 바닥으로 내몰리는 형편이다. 경제적 자립을 돕겠다고 나섰던 많은 지원기관들이 이 일이 '미션 임파서블'임을 깨닫는 데는 긴 세월이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일은 누군가는 꼭 감당해야 할 일이다. 셋째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영적으로 바르게 살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 인권 정보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2007년 이후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개신교 비율은 41%로 일반 국민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교회들이 북한이탈주민을 품고 사랑을 실천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3만 3천여 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을 한 교회가 한 가구씩 책임지고 이 땅에서 행복을 맛보며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일, 이것이야말로 '먼저 온 통일'을 누리는 일이고 '장차 올 통일'에 대비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탈북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일이다. 3천여 명에 달하는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이 일반학교와 인가학교, 혹은 대안교육시설 등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들 중 많은 학생들이 제3국 출생으로 양질의 교육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들을 향한 우리 교회들의 관심과 사랑이 더욱 확장되기를 바란다.

예수님은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그리고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통해 아가페적인 사랑법을 말씀하신다. 일반 국민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도는 '관심 있다'가 25%, '관심 없다'가 45%로 그다지 관심이 높지 않고 그저 결혼이주 여성에게 보이는 정도의 친밀감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의 관심도, 친밀도가 그보다 더 나아보이지 않는다. 그들을 보는 시각이 '동포'의 수준 또는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이웃'으로 보기보다는 우리가 떠안은 '부담' 그래서 일반 국민들이 오히려 그들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까지도 하고 있는 경우를 본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과 교회들이 예수님의 사랑법을 북한이탈주민 사랑법으로 확장하여 실천하고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에 과감하게 도전함으로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는 말씀처럼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이 사회에 알리게 되기를 소망한다.

김추인 목사/열매나눔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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