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라(사 43:14-21)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라(사 43:14-21)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이사야 40-55장 연구 4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20년 03월 27일(금) 00:00
이 구절은 포로기 선지자의 대표적인 신학인 '새출애굽의 대망'이 나오는 말씀이다. 선지자는 이 말씀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권능으로 이전 이집트에서 출애굽한 사건과 같이 이제 바벨론으로부터 '새출애굽'의 역사가 일어나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모든 열방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안에 바벨론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것으로 하나님께서는 예전 큰 제국 이집트를 굴복시키고 그의 백성들을 인도해 내셨듯이 장차 이제껏 없는 커다란 역사로 바벨론을 제압하시고 하나님의 백성들의 포로 생활을 끝내고 그들을 고국으로 인도하시는 구원의 사건을 베풀어 주실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이다.

14절의 말씀은 조금은 난해한 구절인데 새번역 성경을 살펴보면 그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즉, "내가 바빌론에 군대를 보내어 그 도성을 치고 너희를 구하여 내겠다. 성문 빗장을 다 부수어 버릴 터이니, 바빌로니아 사람의 아우성이 통곡으로 바뀔 것이다" 이를 통해 볼 때 이 구절은 여호와 하나님의 권능으로 말미암아 바벨론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고 마침내 하나님의 백성들이 포로에서 나오게 될 것을 말하고 있는 구절이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은 바벨론에서 자기 백성들의 새 출애굽을 완성하신다.

15절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거룩한 이' '창조자'라는 기존의 소개 이외에 자신을 백성들의 '왕'이라 소개하고 있다. 이 모든 표현은 하나님께서 절대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 표현으로 이러한 절대자께서 문제없이 하나님의 백성을 바벨론으로부터 인도하여 내실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16~17절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나님은 이전 출애굽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출애굽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의 고통당하는 모습을 돌아보시어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를 통해 그들을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내어 약속의 땅 가나안을 주신 사건이다(신 26:6~9). 하나님은 새 출애굽을 기다리고 있는 포로기 백성들에게 이전 출애굽 역사속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탁월한 행적들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은 홍해를 가르고 그의 백성들을 지나가게 하셨고(출 14장) 구원하여 주셨지만, 뒤따르고 있던 이집트 군사의 병거와 마병은 다 수장시키고 소멸시켰던 사건을 백성들에게 다시 들려주며 하나님께서 준비하고 계신 새 출애굽을 대망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18절에서 하나님은 매우 중요한 선언을 하고 계신다. 즉, 하나님께서는 과거 출애굽 사건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큰 역사이고 그 어떤 사건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건이었지만 이 모든 일들은 이전 일에 불과하다 말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전 일을 기억하거나 옛날 일을 기억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경험했던 일이나 상상했던 일 모든 것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가 그들에게 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계획하시는 새 출애굽의 역사는 그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놀라운 사건이 될 것임을 백성들에게 말하고 있다.

19절에서 하나님은 그가 준비한 새 일을 백성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전 출애굽 사건은 기억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하나님의 새 일은 이전 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사건임을 말하고 있다. 홍해를 갈라 이스라엘로 건너게 하셨던 하나님은 이제 이스라엘이 바벨론에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 앞에 놓인 커다란 장애물인 사막에 큰길을 내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니게 할 것이며 또한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에 큰 강을 만들어 하나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마시게 하면서 고국에 돌아오게 하는 새 출애굽의 놀라운 역사가 곧 시작될 것임을 백성들에게 알리고 있다.

20절에서 하나님은 백성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시며 특별히 사막에 강을 내어서라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목마르지 않게 할 것이라는 약속을 해주시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행동을 승냥이와 타조와 같은 들짐승도 알고 하나님을 공경하게 될 것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로 말미암아 누구라도 하나님을 존경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임을 강조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21절에서는 구절을 마무리하면서 하나님께서 왜 새 출애굽의 역사를 행하시는지 그 이유가 나타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친히 지으셨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새 출애굽을 단행하신 것으로 이러한 사랑을 받은 이스라엘은 당연히 하나님을 찬송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말씀을 듣고 있는 우리는 포로기 백성들과 같이 하나님의 증인으로서 하나님이 계획하시는 새 일을 대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마치 화석과 같이 과거에 묻어 버리고 하나님은 복도 주시지 않고 화도 주시지 않는 분으로 생각하며 찌꺼기같이 가라앉은 생활(습 1:12)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살아서 활동하시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분명 이전에 큰일을 이루신 분이자 장차 새로운 일을 이루실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와 같은 위기의 상황에서 조용히 우리의 역사와 개인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셨던 큰일이 무엇이었나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이며 앞으로 우리 앞에 하나님께서 행하실 상상하지 못할 크고 새로운 일을 대망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위기의 순간이 나에게 또는 우리에게 이전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큰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실 미래의 큰 역사도 밝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택현 교수/영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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