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들과 함께 한 하나님의 치유 사역

동역자들과 함께 한 하나님의 치유 사역

[ 땅끝편지 ] 페루 김명수 선교사6

김명수 선교사
2020년 12월 11일(금) 11:03
리마 외곽 돌산 지역에서 진료하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동진료 적십자 차량.
만차이의 선한사마리아인 진료센터와 기증받은 진료차량.
예수님은 지상에 계실 때 말씀 사역에 치유 사역을 거의 동반하셨다. 페루 사역을 시작한 첫해인 2003년 9월 3일, 페루적십자사에서 '진료차량 기증식과 의료사역 협력 조인식'을 가졌다. 페루선교회와 칠레상도재단이 기증한 진료차량을 우리와 적십자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내용의 기증식이었다. 적십자사가 우리에게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칠레에서 페루로 사역지를 옮길 때 상도교회는 칠레상도재단의 남은 자산을 페루 선교 사역에 계속 사용하도록 허락해 주었다. 상도교회 이강백 장로님의 동행 아래 교회들은 칠레교회에 이양했고, 재단의 부동산은 매각해 페루장로교신학교 건물 구입에 사용했다.

남은 것은 진료 차량이었다. 적절한 기독교 기관에 기증하고자 했지만, 전문의료인이 있어야 하고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한 사역이어서 마땅한 단체가 없었다. 차량의 매각도 쉽지 않아 결국 페루로 가져가기로 했다. 문제는 거리였다. 사역지였던 떼무꼬에서 페루 리마까지는 거리가 자그만치 3953Km였다. 하나님의 은혜와 떼무꼬에서 진료 차량을 운전했던 오냐떼 목사님의 헌신으로, 치과 차량을 포함한 진료 차량을 무사히 리마에 가져왔다.

당시 페루는 5년 이상된 중고차량 반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페루적십자사와 진료협력협정을 맺고 적십자사의 명의로 차량을 반입했던 것이다.

차량을 정비하고 리마교회들의 형편을 살펴보고, 그해 11월부터 이동진료사역을 시작했다. 칠레에서 했던 사역과 거의 유사했다. 진료 대상이 마푸체 인디헤나 부족에서 대도시 리마 외곽에 거주하는 도시 빈민으로 바뀌었고, 평원과 숲과 진흙길이 차량 정체를 뚫고 좁고 가파른 빈민가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길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물론 환자들의 주요 질병도 바뀌었다.

익숙한 시스템을 가동하여 진료가 필요한 교회들을 선정하여 매월 1회 정기진료하는 일정을 만들고, 중산층의 페루 교회들과 한인교회에 호소하여 기독교인 자원봉사팀을 조직하였다. 진료를 받는 교회들의 목사님들을 초청해 진료 봉사를 전도와 교회 성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하우와 자료를 제공했다.

사역이 계속되면서 우리의 크고 무거운 진료차량이 빈민가의 좁고 가파른 비탈길을 운행하기엔 어려움이 있어서, 적십자사의 작으나 힘이 좋은 닷지 차량을 개조해 2대의 차량을 확보했고, 이 작은 차량은 안데스와 안데스 너머 지방에서 사역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됐다.

이렇게 7~8년 사역하는 동안 페루 경제는 발전했고, 도시 빈민들의 생활 환경도 향상됐다. 환자들이 간단한 약에도 감사하던 환경이 어느덧 바뀌어 있었다. 예전엔 충치를 발치만 해줘도 감사했지만, 이제는 발치 대신 보존치료를 원하고 있었다. 환자들은 다양한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를 받고 싶어했다. 리마에서의 이동진료 사역은 이제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마침 신학교의 새 캠퍼스를 위해 부지를 찾던 중 마음에 드는 야산을 찾게 됐고, 그 아래 개발되고 있던 택지를 구입해 교회와 함께 상설진료소를 세우기로 하였다.

2012년 12월 1일 리마 외곽 만차이 지역의 레따말 계곡에 진료센터와 교회를 건축하고 봉헌했다. 천안중앙교회를 비롯한 페루선교회의 교회들과 부산의 한승경 권사님, 이명희 집사님 등 여러 교회와 성도님들이 헌금해 주셨고, 원래 1층만 건축하려던 계획이 뉴저지 성산교회의 헌금으로 2층까지 건축하게 됐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의료 사역의 가장 큰 문제는 의료진이었다. 고용으로는 인건비도 높을 뿐만 아니라 전도와 봉사라는 의료 사역의 현장이 직장으로 변질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페루에 도착하면서부터 페루의 기독의료인들을 찾아 교제했고, 페루기독의료인협회의 조직과 활동에 깊이 참여하고 있었다. 우리는 페루기독의료인협회에 상설진료소 건축 계획을 나누면서 의료진의 문제를 상의했다. 그러자 당시 회장이었던 나사리오 의사가 흔쾌히 대답했다. "아니 무슨 걱정을 하십니까? 만차이의 진료소는 그간 우리가 바라고 기도하던 사역입니다. 우리의 사역으로 알고 우리 모두가 자원봉사로 섬기겠습니다." 모든 회원들이 기쁨으로 동의했다.

그래서 2013년부터 오늘까지 만차이 레따말 계곡의 '선한 사마리아인 진료센터'는 페루기독의료인협회의 의사(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방사선과 등), 치과의사, 조산사, 심리상담사, 영양사 등이 모두 자원봉사로 참여해 운영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을 할 때에, 항상 필요한 때 필요한 사람과 필요한 자원들로 우리를 채워주셨다. 모든 의료 동역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우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김명수 목사 / 총회 파송 페루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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