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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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편지 ] 페루 김명수 선교사7

김명수 선교사
2020년 12월 17일(목) 08:42
페루에 세워진 기독방송국들. 오른편은 '평화의(Pacifico) 방송' 55주년 기념예배.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하나님은 하나님 나라 건설과 인류의 구원을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하여 순종한 사람들의 전도와 선교를 통해 이루셨고, 이루고 계신다. 이 전도와 선교는 발과 입을 통해 이뤄졌고, 혹은 편지와 책과 성경을 통해서도 선포됐다.

페루에는 현재 약 80여 명의 한인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중 60여 명이 '페루 주재 한인선교사회'의 회원이다. 선교사들의 개성과 소명 의식이 워낙 강하다보니 일부 국가에서는 약간의 마찰도 있지만, 페루에서는 이 한인선교사회를 통해 서로 친근하게 교제하고 협력하며 페루 복음화를 위해 함께 잘 사역하고 있다. 이는 페루 1호 선교사인 황윤일 선교사님이 1998년에 당시 몇분 선교사님들과 이 연합기관의 틀을 잘 닦아둔 덕분이다.

2008년 필자가 페루 주재 한인선교사회의 회장으로 섬기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제안이 들어왔다. 세계한인방송협회(회장:주선영)의 제2차 남미대회를 리마에서 개최하고자 하니 현지선교사회에서 준비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갑자기 대회장이 되어 3일 간의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게 됐고, 페루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 34명을 포함해 총 50여 명이 참석해 행사를 잘 마쳤다.

방송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방송을 통한 선교의 가능성과 그 효과, 그리고 페루의 방송법, 방송현황, 방송시설, 방송국 인가절차 등과 무엇보다 그와 연관된 사람들을 만나고 알게 됐다. 협회장 주선영 목사는 어느 곳이든 기독교방송국을 세우면 그에 필요한 최소 경비를 후원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필자가 페루의 담당자가 됐지만, 실제 방송국을 세워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신청자는 아무도 없었고 필자도 엄두가 나지 않는 사역이었다.

그러던 2011년 어느날 에벨 빠르도(Eber Pardo)라는 의사가 필자를 찾아왔다. 방송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라는 소명을 받고, '헤슈아 국경없는 길'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페루 곳곳에 방송국 인가를 신청한 결과 그중 첫번째 방송국 인가가 나왔는데, 재정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상의하고 기도하면서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알고 방송국을 세울 도시를 방문하기로 했다. 리마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있다고 해서 출발했는데, 가도 가도 조금 더 가자는 것이었다. 리마에서 동쪽으로 가는 도로는 안데스를 넘어 안데스 고산지역과 아마존 정글로 가는 길이었기에, 이내 차는 안데스를 오르기 시작했고, 3시간 뒤에 도착한 까사빨까(Casapalca)시는 해발 4400m의 고산도시였다.

바로 그 도시의 레나셀(Renacer:재생, 부흥)교회에 첫 방송국이 설립됐고, 이후 안데스 고산과 에쿠아도르 국경도시, 중부 안데스와 아마존 접경지 등에 총 5개의 방송국이 세워졌다. 에벨 의사의 법인이 방송국 설립 허가를 받으면 뉴저지 성산교회의 요남선교재단에서 재정을 지원해 그 지역의 교회에 방송국을 설립해 지교회가 운영하게 하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2018년 6월 필자의 신학교에 한 손님이 찾아왔다. 페루 최초의 기독교방송국으로 55년의 역사를 가진 '빠시삐꼬(Pacifico) 라디오방송국'의 이사장이며 사장인 뻬드로 페레이라(Pedro Ferreira) 씨였다. 그리곤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자신의 방송국을 필자에게 인계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50년을 운영하였는데 80세가 돼 이젠 은퇴를 해야겠고, 기도 중에 후임으로 우리 선교부를 선정했다는 설명이었다. 거저 준다니 감동은 되지만, 페루와 리마의 대표적인 기독교 방송국을 필자같은 비전문가가 감동만으로 맡을 수는 없었다.

방송 선교의 비전이 있는 전문인 선교사를 찾았다. 마침 미국에서 방송을 전공하고 방송국 근무 경력이 있는 시애틀 형제교회(권준 목사)의 선교사 후보자인 박성철 선교사와 연결이 됐고, 박 선교사는 지금 리마에서 방송국 인수를 위한 과정 중에 있다.

발과 입을 통한 복음 전파가 인쇄술과 함께 1차 혁명을 겪었다면, 라디오와 TV를 통한 방송 선교는 2차 혁명이었을 것이다. 20세기의 복음의 대부흥에서 방송이 한 역할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그런데 오늘 우리는 복음 전파의 3차 혁명을 앞에 두고 있다. 소식과 지식의 대부분이 SNS를 통해 전달되는 현실이기에, 우리 예수님의 구원의 복음도 이젠 이 SNS를 통해 전달돼야 할 것이다. 선교지에도 이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손이여!

김명수 목사 / 총회 파송 페루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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