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과제에 신학적 깊이를 더한 연구

시대의 과제에 신학적 깊이를 더한 연구

[ 목회신간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1년 04월 09일(금) 10:29
지역성을 비롯한 평화와 통일, 영성, 나이 듦 등 이 시대의 관심사에 대한 신학적 연구 결과물이 책으로 출간돼 관심을 끈다. 우선 '세계보편성'과 '지역특성'을 추구하는 교회사 연구 방법론을 제시해온 임희국 교수의 은퇴기념도서가 발간됐다. 임 교수의 은퇴를 맞아 동료교수들이 기념도서로 헌정한 '교회사 연구, 이제는 한국과 아시아로'(케노시스)는 서구적 연구 방법론의 한계를 인식하고 특정 지역 중심주의로 나아가는 약점을 극복한 교회사 연구를 제시한 책이다. 그동안 역사 연구와 역사 서술이 승리자의 역사, 거대담론의 역사, 서양 중심, 남성 중심, 엘리트 중심, 기득권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대륙과 민족의 교회들이 품고 있는 개성과 특성을 밝혀내는 연구가 돼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역사 연구는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교회사와 신학사상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후기 사회주의 시대의 도래에 맞춰 한국교회가 평화와 통일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지를 신학적으로 접근한 책도 발간됐다. 역사신학자인 안교성 교수가 쓴 '후기사회주의 시대의 통일과 평화'(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는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대안 제시의 한 방책으로,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후기 사회주의의 도래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한반도의 절대 명제인 통일과 평화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다. 또한 저자가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신학자로서, 또한 신앙인으로서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의 관점에서 접근한 실존적 응답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화 통일에 관한 논의조차 최근 등장한 신학적 담론인 공공신학의 틀에서 공공선을 추구해 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초대교회의 기독교인들에게 영성과 신학은 분리되지 않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신학과 영성이 유기적이지 못하고 기독교인의 삶과 신앙이 유리된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영성의 풍요로운 경험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발간됐다. 정병준 교수가 쓴 '기독교 영성산책'(한국장로교출판사)은 영성신학의 기초와 영성의 역사 등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소개한다. 총 11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영성신학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고대 기독교의 영성, 동방정교회의 영성, 중세 서방교회의 영성, 새로운 경건운동, 종교개혁시대의 영성, 근대 영성, 20세기 영성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늙어 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진지하게 고찰한 책도 발간됐다. 미국 최고의 신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스텐리 하우어워스 교수가 쓴 '그리스도 안에서 나이 듦에 관하여'(두란노)는 나이 듦에 관한 성경적이고 역사적인 시각들을 조사하고 현대사회에서 늙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고민하며 '크리스찬답게 늙어가는 법'을 제시한 책이다. 또한 노인을 위한 의료 기술, 안락사에 관한 논쟁, 노인 간 또는 노인과 젊은이들 사이의 우정과 같은 현대 사회의 이슈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인생 황혼의 가치를 드러내 준 이 책은 그리스도 안에서 잘 늙고 싶다고 마음속에 간절히 바라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외에도 일평생 신학자로 살다가 은퇴한 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 회고록도 발간됐다. 자신의 신학을 '신토불이 신학'이라고 규정했던 한숭홍 교수가 쓴 '시간의 여행'(동연)은 평생 자신이 걸어온 신학자의 삶을 회고한 책이다. 자신과 조우한 순간순간의 사건들이 삶을 어떻게 형성했고 어떤 과정을 거치며 성숙돼 왔는지 진솔하게 그려놓은 자화상이다. 국내에서 신학을 시작으로 독일에서 철학과 교육학에 이르는 연구의 여정을 담았다. 그리고 신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겪었던 소소한 경험들도 담아내고 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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