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끝편지 ] 인도네시아 김동찬 선교사 <7>
김동찬 선교사
2022년 05월 31일(화)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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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은 시골이든 도시든 어디를 가든지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현재 세계 인구의 3% 이상이 자기가 태어난 땅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한국에 이미 4.87%(2019년 통계청 자료)의 외국인이 살고 있고, 동두천에는 학생의 절반이 아프리카 국적 출신인 한 초등학교가 있기도 하다. 한국은 일자리를 찾아온 외국인들로 넘쳐나는 나라가 되었다.
산업화, 도시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만국으로부터 여러 민족을 우리 집 대문 앞에 데려다 놓으셨다. 종래의 선교는 '땅끝까지 이르러'라는 지리적 의미의 지상명령을 염두에 두었다. 이제 지리적인 땅끝만이 '땅끝'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땅끝'을 생각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미 우리 집 대문 앞에, 혹은 우리가 사는 다세대 주택에 외국인이 같이 살고 있고, 거리나 상점에서 그들과 같이 걷고 장을 보고 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가장 가까운 부모와 형제 그리고 이웃을 전도해야 하듯 언어, 문화, 사회, 지리적 장벽에 의해 접근하기 어려운 이들이 이미 우리의 이웃이 되어 한국어를 배워 한국말로 복음을 전할 수 있어 오히려 선교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글로벌 시대를 사는 우리는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을 단계적으로 돌파하는 고전적 선교 개념을 넘어서, 사회적 문화적 땅끝에 있는 사람들도 선교해야 한다. 하나님의 새로운 선교전략에 편승하여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서 온 그들이지만 친구가 되어 복음을 전하고 제자로 삼아 그들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서 또 다른 선교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인 선교가 될 것이다.
세계화는 세상의 모든 곳이 우리의 이웃인 동시에 땅끝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집을 나서 지구를 돌다 보면 결국 우리가 나섰던 대문 앞에 돌아오게 되는데 우리의 땅끝은 지구의 반대편만이 아니라 내 집 대문 앞이기도 하다. 한국교회가 갖는 선교에 대한 태도를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곤 한다. 해외에 멀리 있는 선교사를 지원하는 것은 아낌없이 하면서 우리 주위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선교하는 일에는 소홀히 한다. 선교란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가난하고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이 마음을 연다. 지구촌이 한 마을이 된 시점에서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외국인 근로자들을 선교하는 것이 오지에 있는 어떤 이를 선교하는 것보다 중요하고 우선적인 일이라고 여겨진다.
작년 우리 총회의 구조 개편에 따라 세계선교부와 국내 다문화 사역이 통합되어 해외다문화선교처가 되었다. 땅끝 선교와 대문 앞 선교가 하나의 기구 안으로 들어왔다. 새로운 시대를 읽고 대처하려는 총회기구의 변화와 함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선교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