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서 열린 여성 집회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서 열린 여성 집회

[ 선교여성과 교회 ] 전남 지역의 여전도회 ⑦

한국기독공보
2023년 01월 18일(수) 10:00
1920년 한국을 방문한 미국 부인조력회 창설자 할리 윈스보로(Hallie P. Winsborough).
미국 부인조력회 창설자 할리 윈스보로가 1920년 한국을 방문했다. 1937년 장로교여성사역위원회가 펴낸, 할리 윈스보로의 '동양 방문기'의 일부 내용이다(A visti to the Orient, Yesteryears by Hallie P. Winsborough).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서 소중한 기억이 있다. 여성 선교사들의 주재 하에 이루어진 여성 집회들이다. 그중 한 가지를 말해보겠다.

한국 여성들은 화장기 있는 얼굴과 빛나는 머리칼, 면치마와 화려한 웃옷을 입고 바닥에 앉았다. 바닥에 앉을 수 있는 인원은 무제한이다. 빽빽하게 채워진 모습이, 처음 본 사람에겐 생선 통조림과 같이 보일 수도 있다. 늦게 온 한 여성이 군중 속을 헤집고 들어간다. 원하는 자리에 도착해 앉으려는 시늉을 하면, 바닥에 앉은 여성들의 면치마가 바다를 이루었다. 기적적으로 여성이 앉는다.

집회 장소는 결혼한 젊은 여성들로 가득 차고 넘쳤다. 이들은 광주 교회의 여성도가 운영하는 읽기 야간 수업에 나온 학생들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모두에게 흥미로웠다. 외국인 여성들은 미국의 여성들이 같은 주님을 섬기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이야기했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경청했다.

등에 아기를 둘러멘 여성들도 있다. 우리가 미국에서 한 여성 조직활동을 그들 교회에서 시도해 보라고 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여성들이 할 수 있다고 믿었고 또 그렇게 말했는데, 망설이고 의아애하는 표정과 자신감 있는 표정들을 볼 수 있었다.

그후에 한국여성들이 준비한 순서가 시작됐다. 어떤 사람이 기도하자, 모든 사람들이 바닥에 고개를 숙였다. 머리를 숙인 공손한 자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예배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들은 노래하면서 주님을 향한 즐거운 목소리를 냈다. 얼굴엔 기쁨의 빛이 났다. 우리 서양인들의 귀에는 소리가 맞지 않게 들렸지만 무엇이 문제인가.

진실된 음악인지 아닌지를 누가 결정한단 말인가. 나는 확실히 아니다. 우리가 음정을 알아차렸을 때 그들과 함께 복음성가를 불렀다. 우리의 영어 노래가 그들의 한국어와 함께 뒤섞였다. 연이어서 부른 그 이상한 소리들이 어떤 말로 표현되었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찬양은 그분께 올라갔을 것이라 확신한다.

여학생으로 구성된 한 팀이 우리 외국인 방문자를 환영했다. 그들은 김필례의 지휘로 영어로 된 노래를 불렀다. '숲속의 작은 갈색 교회'를 부를 때 한국 학생들의 높은 음정이 우리 귀에 명확하게 들렸다. 만약 한국어로 그 노래를 불렀다면, 우리는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행복한 저녁 시간, 우리가 한국 친구들에게 말 대신 미소로 마음을 전했다. 우리가 그날 밤 믿음으로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면, 우리는 한국교회의 특별한 여성 조직인 부인조력회-서클 플랜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우리와 비견될 정도였음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곳 동양 여성들과 만나면서 아주 독특했던 것이 있다. 광주에서 인력거로 몇 시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우리는 하룻밤을 보냈다. 그리고 우리의 여성 선교사가 어떻게 순회 사역을 하는지 보기 위해 출발했다. 그 여행은 교육적이고 여러모로 흥미 있는 경험이었다. 하이라이트는 마을 가장 자리에 있는 교회에서 갖는 여성들의 모임이었다.

교회는 작은 건물로 된 원룸이었다. 선교사를 위해 마련된 의자 외엔 아무런 가구도 없었다. 25명의 여성이 바닥에 앉아 이야기하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교사가 말하기 시작하고 성경을 읽었다. 그녀와 전도부인은 기도하고 찬양했다. 일부 여성들은 신기해하면서 집중해 들었는데, 그들은 예전에 한 번도 예배에 참석해 본적이 없어 보였다. 매 질문마다 선교사는 인내심을 갖고 답변했다.

휴식 시간에 도마리아(Mary Dobson)는 전도부인과 진지하게 대화하던 한 여성에 대해 말했다. "저 여성은 믿고 싶지만, 남편이 화 낼까봐 두려워하고 있어요. 이 분은 마지막 과정을 밟지 않을 것입니다."

여성들이 자리에 앉고, 선교사는 구석에서 주일 학교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그림책을 가져왔다. 한 그림을 선택해 그 여자에게 설명해 보라고 했다. 표지에 선한 목자가 그려져 있었고, 우리는 띄엄띄엄 하며 그들에게 선한 목자 되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즉 어떻게 그가 잃은 양을 찾고 있는지 나누었다. 중간에 통역하는 시간 때문에 복음 메시지는 부족하게 표현됐다. 그러나 하나님은 띄엄띄엄 나뉘어진 말들을 축복하셨다.

기도 후 앞서 언급한 그 여자는 선교사에게 다가가서 우리들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들에게 말해주세요. 내가 믿는다고. 말해 주세요, 내가 믿는다고."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그녀는 성경교사와 다른 여성도들을 쳐다보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선교사는 감사의 기도로 마무리했다. 이 경험은 우리의 영적인 생활 가운데 산 정상에 서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무엇이 선교사의 삶을 찬양의 삶으로 만드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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