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속에 이뤄지는 필리핀 선교

협력 속에 이뤄지는 필리핀 선교

[ 땅끝편지 ] 필리핀 장순현 선교사<9>

장순현 선교사
2023년 08월 08일(화) 11:01
필자가 서민도로의 교역자들을 훈련하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에는 '장신선교단(장로회신학대학선교단)'이라는 학생 동아리가 있었다. 1980년 겨울 대학부 학생들이 고 주선애 교수님을 모시고 시작해 1981년 학교에 등록한 동아리였다. 동아리 창립을 주도한 회원은 박근범, 김학수, 박승호, 최동환, 김성국 등이었으며, 수많은 집회와 섬김 중 멤버였던 신상근 전도사가 작곡한 실로암이라는 복음성가가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필자가 군종목사로 섬긴 3년 반의 시간 동안에 부대에서 실로암을 모르는 병사는 본 적이 없다. 필자도 그 동아리의 일원이었다. 모이면 기도하고 성경을 공부했으며 금요일에는 철야기도를 드렸다. 월요일에는 명일동 청소년직업훈련원에 찾아가 봉사를 했으며, 수요일에는 안양 소년감별소를 방문해 복음을 전했다. 1984년에는 지리산에 들어가 교회를 개척하고 열심히 전도했다. 교내 주기철기념기도탑에 모여 함께 기도하던 우리는 지리산 3개도, 6개 시군, 60개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러 나섰으며, 남사교회를 개척하신 이석주 목사님 댁에 거하며 소정교회를 개척했다.

원래 주기철기념기도탑은 영락교회의 지원으로 학교 기숙사에 스팀 보일러가 들어오자 철거된 연탄보일러를 보관하던 창고였다. 기도탑이 필요했던 우리 장신선교단 회원들이 학교에 부탁해 겨우 얻어낸 소중한 기도공간이었다. 처음에는 우리들만의 기도탑이었으나 점차 지리산동지회, 선교사파송연구회, 농선 등 많은 동아리들이 하나님 아버지께 부르짓는 거룩한 공간으로 변해갔다.

'장신선교(Presbyterian Theological University Mission)'는 이렇게 열심히 활동했던 장신선교단 출신 목사들이 1995년 만든 초교파 선교단체다. 유은옥, 최병두, 우제돈, 김홍천, 박근범 등 여러분의 목사님들이 이사장으로 섬겼으며, 지금은 임인채 목사님이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장신선교가 필리핀에 설립한 복음신학대학교 이사장으로는 박기철 목사님(분당제일교회 원로)이 계신다.

대학부 시절 장신선교단에서 성장하고 신대원에선 선교사파송연구회 선배들로부터 배운 나는 1990년 신대원 선교위원장에 피선된 후 '장로회신학대학교선교회(신대원, 목연, 대학부 통합)'를 만들어 초대 회장이 됐다. 당시 선배들이 모은 3억 원이 넘는 선교비를 지키기 위해 선교회를 학교의 공식 기관으로 등록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으며, 정말로 선교에 미쳐 있었다.

드디어 필자는 6년 동안의 담임목사 사역을 뒤로하고 아내와 세 아이를 데리고 2001년 필리핀 선교지로 향하게 됐고, 아내 신선희 선교사가 꿈에서 보았던 동해 바다에서 많은 물고기가 몰려온 환상이 현실이 돼 필리핀에 복음의 그물을 드리우고 사람을 낚는 어부의 일을 22년째 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선교교회(Asia Pacific Mission Church)'는 장신선교가 2007년 필리핀 정부에 종교법인으로 등록하고 필리핀복음주의연맹(PCEC)에 정식 교단으로 등록한 교단이다. 현재 2005년 개교한 복음신학교(Euangelion Theological Seminary)에서 배출된 신학생들이 60여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복음이 필요한 미개척지역에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수많은 교회와 후원자들의 헌신으로 아름다운 교회들이 세워져 가고 있다.

이제는 기독교 교육과 내실 있는 목회자 재교육이 필요하게 됐으며 이를 위해 헌신된 동역자들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됐다. 더 많은 교회와 선교사들의 참여를 기대해 본다.

장순현 / 총회 파송 필리핀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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