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로, "교단 내 양성평등 문화 정착 필요"

여장로, "교단 내 양성평등 문화 정착 필요"

[ 여전도회 ] 여장로회 제26회 정기총회
장로 자동공천 전도시스템, 여성 리더십 형성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3년 08월 23일(수) 06:59
여장로회가 제26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교단 내 여성도 비율은 57.4%다. 이에 비해 여장로 비율은 전체의 5.3%, 제108회 여성 총대는 2.7%에 불과하다. 여성들의 오랜 기도와 호소 끝에 28년 전 여성안수가 법제화됐다. 이후 세워진 여성 장로들은 교회 내 양성평등 문화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최효녀) 여장로회(회장:박세옥)는 지난 21일 여전도회관에서 제26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교단 내 여성리더십 강화를 위한 신년도 사업계획안을 세웠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최효녀 회장이 격려사를 전했다.
여장로회는 2028년까지 시무 여장로 1500명을 목표로 '여장로 배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여장로회는 노회 여전도회연합회와 협력해 여장로를 세울 만한 교회를 선별하고 여장로 장립을 권장한다. 그리고 노회의 여성 총대 증원, 나아가 총회 여성 총대 증원에 힘쓴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총회 통계위 보고에 따르면 현재 시무 여장로는 1179명이다.

여성 리더십 강화를 위해 여장로회는 여장로를 위한 세미나와 영성훈련을 진행한다. 여장로 장립시 축전을 발송하며 격려하고 총회 여성총대를 초청해 간담회도 갖는다. 탈북민 여성과 기타 여성 지도자를 위한 여성지도자 계발을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여장로회 정기총회에서 인사한 신입회원들.
이날 정기총회엔 49명의 여장로가 참석했다. 특히 9명의 신입회원이 참석해 이들을 환영하며 총회를 개회했다. 총회에서 격려사를 전한 최효녀 회장, 인사말을 한 박세옥 여장로회장은 총회 여성 총대의 낮은 비율을 지적했다.

최효녀 회장은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각 노회가 여성 장로를 1명 이상 파송해줄 것을 청원해왔지만 아직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꼭 시행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며, "장로님들의 선한 영향력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평강과 공의가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여장로회 박세옥 회장은 "이번 108회 교단 총회의 여성 총대 41명은 교단 역대 최대 수치지만 아직 전체 총대의 2.7%로 미미한 상태"라며, "여성안수 법제화 28주년을 맞이해 지교회에서 더 많은 여장로가 세워져 양성평등의 문화가 교회에 정착되도록 힘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기총회 후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부회록서기 박요셉 목사(좋은교회)가 특강했다. 박 목사는 여성 장로 8명, 남성 장로 3명으로 구성된 좋은교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당회 내 여장로가 많은 이유를 좋은 교회의 구역(셀) 제도 덕분이라고 밝혔다. 좋은 교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구역원을 나누거나 거주 지역별로 새가족을 배치하지 않는다. 스스로 전도해 구역장(셀리더)이 되고 구역이 4개가 되면 구역장은 지역장, 지역이 2개가 되면 지역장은 교구장이 되어, 장로로 자동 공천된다.

박 목사는 "여성분들이 전도와 목양에 탁월함을 갖고 좋은 본을 보여, 대부분의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여성분들로 세워졌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성리더십이 세워진 후에 교회 내 변화로 "교회가 더 젊고, 부드러워지고, 역동적이며, 큰 비전을 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석진 목사(포항장성교회)가 '다윗의 예배 영성을 배웁시다' 제하로 설교했다.
한편 개회예배에서 '다윗의 예배 영성을 배웁시다' 제하로 설교한 박석진 목사(포항장성교회)는 다윗의 예배 영성을 △하나님의 명예에 대한 태도 △하나님과 가까이하는 것 △하나님과 나의 위치를 역전시키는 것 등을 소개하고 이러한 다윗의 영성을 계승하자고 권했다.

다윗이 골리앗에게 나아간 것에 대해 그는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하는 골리앗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며, "하나님의 명예가 손상되는 일을 막고자 자신의 목숨을 건 것, 그것이 예배의 영성이다"고 말했다.

또 다윗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온 것에 대해 그는 "다윗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님의 임재에 맞춰져 있었기에 만반의 준비를 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올 수 있었다"며, "예배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라고 말했다.

그는 "다윗은 하나님의 명예를 지키고자 목숨을 걸었고,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서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으며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고자 모든 것을 바쳤다"며 "여장로님들께서 이러한 다윗의 영성을 사모하고 교회의 예배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박요셉 목사(좋은교회)가 '한국교회 여장로의 리더십과 사명' 제하로 특강했다.
# 장로 자동공천 전도시스템, 여성 리더십 형성

지난 21일 여장로회 제26회 정기총회에서 '한국교회 여장로의 리더십과 사명' 제하로 특강한 박요셉 목사(좋은교회)의 강의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주>

좋은교회에는 여성 장로가 8명, 남성 장로가 3명이 계신다. 압도적 비율로 남성이 당회의 주 구성원을 이루고 있는 한국교회에선 드문 당회 구성이다. 좋은교회에 여성 장로가 많은 이유는 '전도 시스템' 때문이다.

좋은교회는 구역(셀) 제도가 기존 교회와 조금 다르다. 매년 정기적으로 구역을 나누거나 거주 지역별로 새가족을 배치하는 구조가 아니다. 스스로 전도하여 구역장(셀리더)가 되고, 구역이 4개가 되면 해당 구역장은 자연스럽게 지역장이 된다. 지역이 2개가 되면 지역장은 교구장이 되어 장로로 자동공천된다.

한국교회의 교회별 전도와 사역은 대부분 여성들이 감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여성분들이 전도와 목양에 탁월함을 갖고 좋은 본을 보임에 따라 대부분의 리더십들이 자연스럽게 여성분들로 세워지게 됐다.

교회 내 여성리더십이 세워진 후의 변화로 첫째는 교회가 젊어졌다. 좋은교회에 젊은이가 많다. 대부분 20~40대가 중심이다. 이는 '가부장적 교회'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 이는 여성리더십과 무관치 않다.

여성리더십 덕분에 교회가 더욱 부드러워지고 단단해졌다. 성도들을 세밀히 살피고 모성애적인 부드러움과 사랑으로 초대교회의 결속과 연대가 교회에 든든히 세워졌다. 또한 더욱 역동적인 교회가 됐다. 여성들이 리더로 교육부 찬양부 새가족부 등 교회 사역 전반에 전진배치되다보니 실제적인 교회 사역의 기동성이 확보됐다.

학교에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군대에선 전투를 잘하는 군인이 리더가 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믿음이 중심이 돼 믿음 있는 자가 중직을 맡고 리더를 맡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순리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 한국교회는 남자가 리더십을 맡아야 한다는 가부장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믿음과 연조가 떨어져도 무리하게 남성리더십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 그로 인해 믿음이 약한 리더가 중심이 돼 교회의 사역을 운영하게 되고 결국 한국교회의 약화로 이어지게 됐다.

교회의 리더십은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할 것 없이 믿음이 있는자, 사모함과 헌신으로 준비된자가 리더십으로 세워질 때 교회의 건강과 영광을 회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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